[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포스터가 화제다. '국민의당' 이름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기호와 이름마저 흐릿하다. 선거 슬로건마저 따로 기재하지 않았다. 문재인 등 타 대선후보가 전통적인 스타일의 포스터를 선택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 한겨레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홍보본부장을 맡은 김경진 의원은 "후보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사진을 그대로 썼다. 포토샵 보정은 최소화하며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다"고 밝혔다. "사진 내 그림자 때문에 안철수 후보 팬클럽에서 반발하기도 했다"며 사진 선정 비화를 공개했다.

 

포즈 역시 독특하다. 타 후보들이 어깨까지 나오는 정면 사진을 선택한 것과 달리, 안철수는 만세 포즈를 하고 있는 상반신 사진을 이용했다. 포스터 배경 색깔 역시 초록색으로, 회색이나 흰색에 가까운 타 후보 포스터들과 달리 선명한 색감이 눈에 띈다.

 

안철수 후보의 실험적인 포스터는 가장 빨리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안 후보 나름의 전략이다. 다섯 개의 포스터가 일렬로 나열되는 선거 벽보에서, 만세 포즈를 한 초록색 바탕의 안철수 포스터는 가장 빨리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미완성적인 포스터 이미지가 보수적인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대 대통령 중 안철수 후보와 비슷한 이미지의 포스터를 내건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13대 대선에서 노태우는 상반신 사진을 이용한 타 후보들과 달리 '엄지 포즈'로 익살스러운 이미지를 드러냈다. 선명한 파란색 바탕 역시 안철수 후보의 초록색 바탕을 연상케 한다.

한편 당원으로 추정되는 한 블로거는 16일, 안철수 포스터가 '광고천재'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의 작품이라 밝혔다. "논란이 된 후보 사진 뒤 그림자는 디자인 감독이 후보의 얼굴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전략"이며, "말끔한 타 포스터들과 달리 세상의 편견을 깨는 안철수의 작전"이라고 말했다. 선거 벽보 최종 결정 역시 안철수 후보가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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