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전영록(全永祿, 1954~)은 서울출생의 가수 겸 영화배우다. 그는 영원한 젊은 오빠라는 닉네임처럼 동안(童顏)의 소유자로 노래와 작곡 그리고 연주를 겸해서 활동을 하고 있다. 부친은 배우 황해 , 모친은 <봄날은 간다>로 유명한 원로가수 백설희다.

1971년 기독교방송 영 페스티벌로 첫 방송을 타지만, 본격적인 활동은 1973년 MBC 드라마 '제3교실'에 출연하면서 부터이다. 그리고 저 드라마에서 삽입곡 '편지'를 부른 것을 계기로 1975년 가수로 본격 데뷔한다. 이후 임예진, 김보연 등과 짝을 이뤄 청춘 영화의 주인공으로 단골 출연한다.

1980년대엔 남자 가수 중 조용필의 뒤를 이어 이용, 김수철 김범룡 등과 함께 2인자 그룹으로 인기를 누렸다. 이 시기 전영록은 <종이학>,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불티>,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 등을 히트시키며 청소년들, 특히 여중고생들에게 우상으로 군림했다. 여러 모로 한국 가요계에 아이돌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80년대 중반 중에서도 앞 쪽의 히트곡이며, 86~88년에는 '그대 우나봐', '내 사랑 울보', '하얀 밤에', '저녁놀'로 가수로서는 최 절정기를 맞는다. 특히 86년과 87년 2년 연속으로 'KBS 가요 대상' 대상을 차지했다.

특히, 아이돌 출신으로 연기, 노래, 작곡, 라디오 DJ 등 그야말로 다방면에서 활약한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할 수 있다. 중년 이상이 아니면 그의 80년대 위상이 잘 와 닿지 못할 수 있는데, 2000년대를 기준으로 비교하자면 댄스 솔로 아이돌이자 연기자로도 유명세를 탔던 비와 상당히 유사한 행보를 구축했기에,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80년대 인기도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MBC 황금어장 - 라디오 스타의 2008년 '박상민, 민경훈' 출연 에피소드에서는 1980년대와 2000년대 가요계를 비교하며 두 사람을 직접 벤치마킹하는 시간도 가졌을 정도. 이와 더불어 전영록이 2000년대 스타였다면 비처럼 주식부자로 떼돈을 벌었을 거라고 하는 드립도 나온다.

 

특종 TV연예에 등장한 신인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을 평가했던 4명 중 한 명. 나머지 세 명은 작곡가 하광훈, 작사가 양인자, 연예평론가 이상벽으로 전영록은 해당 방송에서 '평가는 팬들 몫'이라고 했는데, 그날 이후 한국 가요계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통에 뉴 키즈 온 더 블록에 비유하며 두루 뭉실 호의적으로 평가한데다가 애초에 팬 심으로 먹고 살지 않는 이상벽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방송 상에서 보여준 깐깐한 평가에 대한 후유증을 겪었다.

군대에서 보직은 통신병이었다. 연예계 대마초 파동이 일기 시작하자 부친인 황해가 군대, 그것도 빽 써서 전방으로 보내버렸다.

한편 당랑 권 유단자로서의 능력을 살려 액션연화 돌아이 시리즈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영록 본인의 너스레에 의하면 자기처럼 키 작은 스턴트 배우가 없어서 본인이 모든 액션 장면을 연기했다고 한다. 다만, 이두용 감독이 이 영화는 막 싸움이야. 라고 해서, 실제 액션장면에서 당랑 권은 흔적도 없으니까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한국판 람보를 만들겠다며 나온 전쟁 액션물 독불장군은 지워진 역사가 되어버렸다.

한편 전영록은 싱어 송 라이터로서의 일면도 있었으며 자신의 노래만이 아니라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작사, 작곡해 히트곡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김지애의 <얄미운 사람>, 이지연의 <바람아 멈추어다오>, 양수경의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등이 작곡한 히트곡 중 일부. 인기 탤런트이면서 당시 라디오 DJ였던 김희애가 불렀던 <나를 잊지 말아요>도 전영록이 만든 곡이다. 전영록의 자녀들도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코미디언 이홍렬과 동갑이자 중학교 동창으로 친한 사이이다. 근데 전영록이 워낙 동안이라서 친구인 이홍렬에게 "야~ 야~" 거리는 거 보고 주위에서 기겁하며 "윗사람을 왜 그렇게 함부로 부르냐?" 놀라면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TV에 나와서 말한 적 있다. 이번 전영록의 소극장 콘서트 <추억더하기>에도 등장을 한다.

2016년 연말에는 절친 혜은이와 함께 콘서트를 했고, 혜은이는 2017년 3월에 SH아트홀에서 혜은이 소극장 콘서트 <열정>에서 21곡을 불렀고,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타악기 연주석이 있어 여성 연주자가 자리를 잡았다. 그 좌우로 앰프기타와 통기타를 연주하는 3인의 남성연주자가 있고, 건너편에 전자건반악기 두 대를 배치해 2인의 여성연주자가 연주를 한다. 적절한 음 높이의 연주로 관객이 감상의 경지로 들어가 연주에 몰입하게 되고 공감대까지 형성된 공연이다.

객석은 아래 위층으로 마련되고, 400여석 정도라 소극장 콘서트를 개최하기에는 이상적인 조건이다. 전영록의 연령 때문인지 반백의 남녀관객이 객석을 가득 채운 공연이었다.

 

전영록 소극장 콘서트 <추억더하기>에서는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저녁놀> <내 사랑 울보> <종이학> <애심> <불티> <그대 뺨에 흐르는 눈물> <아직도 못 다한 이야기> <이제 자야 하나봐>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 <그대 우나봐> <그대가 미워요>

<하얀 밤에> 등을 차례로 불렀고, 특히 페리코모(Perry Como, 1912~2001)의 노래 <And I Love You So>는 인상적이었고 기억에 남는다. 기타 맨과 개그맨이 등장해 노래를 부르고 대화를 펼치기도 해 관객의 공감대와 갈채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공연 중반부터 후반에는 관객의 합창이 펼쳐지고 대단원에서 전영록의 앵콜 송으로 대학로 SH아트홀에서의 공연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 속에 마무리가 되었다.

전영록의 천부적인 재능과 동안(童顏)으로 보아 그가 100세까지 공연활동을 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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