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사회적 참사 ‘가습기살균제 사건’
2018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탄생
여전히 끝나지 않은 피해자들의 끔찍한 고통

[문화뉴스 노예진 기자] 14일 오전 7시 10분에 방송되는 MBC ‘다큐프라임’에서는 사회적 참사인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사진=MBC
사진=MBC

가습기 보급이 빠르게 늘어나던 1994년, 가습기살균제의 광고가 많은 주부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 후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대형마트까지 판매에 가세하며 무려 1천만 개 가까운 제품이 팔려나갔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는 순식간에 끔찍한 악몽으로 바뀌었다.

2011년 4명의 임산부들이 같은 증상으로 연이어 숨지면서 ‘가습기살균제’의 정체는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 2021년까지 신고된 공식 피해자는 7,336명, 2020년 2월 기준 사망자는 무려 1,639명에 달한다. 2020년 7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정밀 실태조사에 의하면 실제 사망자는 무려 1만4천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렇게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낸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책임은 분명히 돈에 눈이 멀어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 사전 위해성 검증을 전혀 거치지 않고 판매한 기업, 사전 관리와 사후 대처에 손 놓은 정부에 있었다. 그러나 기업과 정부는 그 누구도 상응한 책임을 지지 않았고 그렇게 27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만나 정부의 책임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였다. 그리고 3개월 후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탄생하였다.

‘가습기살균제 소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관련 기업과 정부 기관에 대한 조사와 청문회 등을 열었다. 또한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추가 피해자를 찾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 제품의 책임자 조사를 위해 인도와 영국 런던의 래킷벤키저 본사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년 12월 조사 발표에서는 CMIT/MIT 성분을 사용한 ‘가습기메이트’ 등의 제품이 폐섬유화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나 년 12월 10일, 가습기살균제 사건 진상규명 소위원회는 조사의 한계와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며 2년간의 조사활동을 종료했다.

2021년 1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가 내린 무죄판결에 다시 한번 피해자들은 분노와 절망을 드러냈다. 그동안 유해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었던 CMIT/MIT 성분을 사용한 ‘가습기메이트’ 등의 제품에 대해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재판부가 원료와 제품을 공급하고 팔았던 관련 기업에 모두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PHMG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성이 약한 CMIT/MIT 성분을 사용한 제품에 내려진 무죄 판결. 이 제품에 대한 피해자는 전체 피해자의 10%에 달한다.

인체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판단은 과연 맞는 것일까? 임산부, 아기, 어린이 등을 상대로 무차별적이고 끔찍한 피해를 낸 ‘가습기살균제 참사’. ‘가습기살균제’가 처음 등장한 날로부터 무려 27년, 우리 사회는 아직도 끔찍한 참사의 악몽과 책임에서 못 벗어나 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종료를 계기로 ‘가습기살균제’ 사건의 의미를 다시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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