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의 육감을 자극하다 'K-SHOW'

'씬 스틸러(Scene Stealer)'.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 장면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배우들을 말한다. 이들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연처럼 주목받는 조연배우들이다. 문화뉴스의 [대한민국 탑 아트스틸러]는 대중적인 주류는 아니더라도 각자의 분야에서 큰 인정을 받으며 My way'를 걷고 있는, 우리 문화예술계를 빛내고 있는 소중한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코너다.

   
▲ 강흥진 감독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날로 척박해지는 무도계에서 우리의 전통무예의 유구한 유산을 간직하면서,무예의 현대화를 통해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발전시켜 무도계의 새 지평을 개척하는 사나이가 있다. 바로 한국 전통 무예 중 하나인 전통기무(氣武)계승자이자, 국내 및 세계 유일의 '마샬아츠 *솔리스트'로 활동 중이며 현재 아트서커스 K-SHOW의 총 감독을 맡고 있는 강흥진이 그 주인공이다. 

마샬아츠는 동양에서 전래된 집약적인 전투 기술로서의 무술에서 벗어나 인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멋진 동작들을 예술로 승화하고 표현되어져야 하는 문화적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총과 현대적인 무기의 모급으로 이미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된 동양무술의 가치를 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승화시키고 있다.마샬아츠 공연을 직접 연출하고 배우로 뛰고 있는 강홍진 감독을 만났따. 

보기만 해도 멋지네요, 마샬아츠! 어떻게 현재 이 일과 인연을 맺게 되었나요. 어떤 점이 좋고 힘든지도 궁금합니다.
ㄴ 가장 힘든 점은 모든 아티스트의 고민이자 숙제인 '창작의 고통'입니다. 관객은 완성된 무대만 보기에 완성된 작품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열정이 담겨있는지 잘 모를 겁니다. 매일 밤샘 작업 속에서 음악과 안무를 창작해야 하는 고통은 하루도 빠질 수 없는 우리의 삶입니다. 또 이 퍼포먼스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극한의 퍼포먼스를 표현하기에 부상과 안전의 위험이 항상 따릅니다. 사실 저를 대신해 무대에 설 인재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도 마음에 늘 걸립니다. 그래서 더 긴장하고 몸관리를 철저히 합니다.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늘 목숨을 걸고 나선다는 각오로 무대에 오릅니다.

   
 

좋은 점도…힘든 점과 비슷하네요. 무대에 오를 때가 즐겁습니다. 그것에 집중하고 작품에 푹 빠져 밤새도록 시간 갈 줄 모르면서 일을 하면서 결국, 무언가가 만들어 졌을 때! 특히 그걸 보고 기뻐하고 감동을 얻어가는 관객들을 보면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 그리고 힘든 퍼포먼스를 해내고 난 뒤의 성취감은 덤이죠. 무대 위에서 관객과 배우가 소통하면서 함께 호흡하는 무대를 만들어가는 그 즐거움에 큰 행복을 느낍니다.

제가 이 일에 종사하는 이유는 바로 전통의 계승입니다. 그리고 바로 접근성입니다. 제가 아무리 '전통무예'를 사람들에게 알리려 떠들어봤자 사람들은 관심 조차 없습니다. 또 귀 기울이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공연'입니다. 공연을 만들어 공연 속에 우리의 전통을 조금씩 녹여 놓습니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즐거워하며 재미와 감동을 얻어갑니다. 그리고 그 공연 속에 나오는 씬들이 바로 우리의 전통인 줄 배워서 갑니다. 그리고 우리의 전통이 얼마나 훌륭한지 깨닫게 됩니다.

전 배우이면서 감독. 또한, 전통무예가입니다. 한국 무예계도 내려오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비록 오합지졸일지라도 같은 무예인으로서 서로 허물을 뜯거나 나무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예술인들 또한 서로 허물을 뜯거나 나무라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나 이제 그 같은 불문율이 미덕으로 통하지만은 않습니다. 바른 역사, 바른 전통이라야 바른 정신을 계승할 수 있습니다. 현재 태권도를 비롯하여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어떤 무술도 어렵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그만큼 한국인은 과거 일각의 알량한 선비문화 때문에 무술을 비천하게 보거나 머리 나쁜 사람만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어른들이 흔히 저희를 '딴따라'라고 여기는 경향도 여기에 있습니다.

   
 

무술은 공부 못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무술도 공부(功夫)입니다. 중국은 무술을 '쿵후'(功夫)라고 하지 않습니까. 무술의 고수는 머리가 좋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무술도 계속 재창조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무술도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살아남아야 합니다. 시대만 탓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 상황은 한 종목의 무술로는 도장을 운영하기 어렵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지 않으면 현상유지도 어려우니, 여러 종목을 잡탕으로 구색을 갖추고 운영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무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됐습니다. 결국, 무술이 시장경제와 만나지 못하는 문화적 기현상, 혹은 불균형 때문에 먹고살기에 급급하다 보니,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안 되는 지경에 처한 것이 많습니다. 무술도 문화의 중요항목으로 다루면서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외국의 무예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날이 오고 말 것입니다. 이미 서양에서 들어온 "마샬아츠 트릭츠"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많은 젊은 층이 하고있는 신종무술이기도 합니다.

무(武)의 정신이 없으면 결국 나라가 부패하고, 비겁하게 되고,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도 상무 정신이 꼭 필요합니다. 가문이든, 나라든, 학문이든, 기업이든 각기 그 역사를 가르치고 배웁니다. 그것을 두고 우리는 전통이라 일컫습니다.

제가 이 일을 포기하지 않고 종사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 전통의 맥을 이어가기 위함입니다. 누군가는 짊어지고 가야 할 무거운 짊이기에 지금까지 버텨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을 알리기 위해 공연을 선택한 것입니다. 전통무예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전통 예술을 현재에 맞게 재해석해 무대에 녹여 대한민국의 이 훌륭한 전통예술을 무예의 굳센 혼으로 세상에 알리고자 함입니다.

그동안 참여한 안무 또는 제작하신 대표 작품이 궁금합니다.
ㄴ 대한민국 최초 마샬아츠퍼포먼스 '무무' 안무 및 주연 활동
넌버멀 퍼포먼스 '아리랑파티' 무술 감독 및 주연 활동
왕의남자 '이준기' 첫번째 팬미팅 '에피소드1' 무술지도 및 안무
넌버멀 퍼포먼스 '처용 하라카이' 총감독
대한민국 최초 조정뮤지컬 '어테이션 로우' 안무 및 연출
뮤지컬 '아리랑 유랑극단' 안무
대한민국 최초 홀스뮤지컬 '이메진' 무술감독
캐나다 토론토 '수류무용제' 안무 및 연출
대한민국 순수창작 '얼라이브아트컬 류' 총감독 및 주연배우
제주 아트서커스 'K-SHOW" 총감독 외 다수 출연 및 안무 연출

현재 진행 중인 제주도 공연을 소개해주세요.
ㄴ 문화 전쟁에서 승리할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연 'K-SHOW'입니다. 한국의 미와 혼을 담아낸 'K-SHOW' 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몸짓과 소리와 기를 표현한 대한민국 순수 창작 공연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퍼포먼스'라는 찬사가 붙었을 만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세계인들은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입니다.

   
 

'K-SHOW' 공연을 본 관객들은 "한국적인 색을 담아낸 신개념 공연으로써 오감을 넘어서 육감까지도 충분히 자극하는 신비한 공연"이라고 칭찬합니다. 기대 이상의 흥미로운 줄거리와 대결구조가 다이내믹한 타악기와 역동적인 서커스와 볼만한 무예의 앙상블로 전개되면서 공연장을 찾는 관객 모두가 절대적인 예술성과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됩니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살아있는 극한의 퍼포먼스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세계 만국공통어로 현대인들에게는 물론 말이 통하지 않는 장애인들과 전 세계인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10년을 준비해서 진행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제작자인 편승문 회장은(신세계쇼앤서커스) 저희를 "이들은 돌연변이다. 세상을 바꾸는 1%의 돌연변이. 오래전 식어버린 나의 열정을 다시 용솟음 치게 한 이들은 곧 전 세계인의 가슴을 울릴 것이다"라고 설명합니다. 현재 상설 공연 중인 K-SHOW는 제주 국제 컨벤션센터 맞은편에 있는 국내 유일의 서커스전용 돔 공연장 내에서 매일 오후 5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ㄴ K-SHOW의 브랜드화를 이끌고 싶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유명한 쇼들처럼요. 이미 강원도 평창군에서 동계올림픽전 볼거리 공연 문화를 위해 업무협약요청을 해왔고, 일본과 베트남에서도 상설 공연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아직 많이 미흡하고 부족하지만 언젠간 꼭 이뤄낼 거라 생각합니다. 한국적인 색깔을 담아낸 신개념 아트서커스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89년 전통의 동춘서커스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한국의 전통 기예나 곡예를 배울 수 있는 예술 학교를 운영해 나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 전통과 맥을 이어 나가겠습니다. 이 시대에 우리가 하는 이것이 전통이 될 수 있기에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합니다.
ㄴ 지금 이 시간에도 지하연습실 어디서 땀 흘리면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고, 창작의 고통에 스트레스 받고 있을 후배들에게 응원을 전합니다! 당신들은 특별한 1%입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고민하고 있을 많은 후배들이 있을 것입니다. 전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불확실한 미래, 안정적이지 않은 경제력,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에 대한 불안함…이 모든 것은 결국 처음부터 내가 좋아서 시작한 것입니다. 자신을 믿고 있는 사람은 절대 흔들림이 없습니다. 자신을 못 믿기에 약해지고 불안해지는 것입니다. 자신을 믿으세요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세요. 그리고 도전하세요, 포기하지 마십시오.

문화뉴스 이우람 기자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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