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조율하는 무대 뒤의 지휘자
바비 킴, 장나라, 윤종신, 거미, 성시경, 박효신 등 세션참여

안녕하세요. 임현기 음악감독님. 구독자분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과거에는 기타를 쳤으나 현재는 음악 프로그램을 전문으로 맡아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감독 임현기입니다. <나는 가수다>로 입봉을 하여, <슈퍼스타K5>를 시작으로 음악감독으로 데뷔하여 <100초전>, <복면가왕>, <너의 목소리가 보여>, <노래싸움-승부>, <윤도현의 더 스테이지 빅플레저> 등의 방송을 진행하였고 <보이스코리아 2>에서는 음반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복면가왕>, <미스터트롯>, <미스트롯>, <나는 트로트 가수다> 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코로나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느끼고 계실 것 같아요.

그렇죠.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안전을 위해 방송국에선 방청객 없이 녹화를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연진들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죠. 올해 초부터 방영을 시작한 미스터 트롯의 녹화 일정이 종료가 되어 잠깐 여유가 생긴 상황입니다.

보통 때라면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러 여행을 떠났을 텐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자제하면서 사태가 무사히 넘어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시야를 넓혀서 웹에서 음악을 전문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을 하나 시작해볼까 합니다.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팔았던 기타도 다시 사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고, 방영이 예정된 음악 프로가 4개 정도 있어서 금세 바빠질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 감독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음악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는지 말씀해주세요.

전 어릴 때부터 자기주장이 뚜렷한 편이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아니다 싶으면 단칼에 거절하고, 옳다는 생각이 들면 주변에서 아무리 만류해도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을 가지고 있죠. 제가 편모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학창 시절엔 항상 외롭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돌아보면 절 챙겨주는 사람이 많았던 거 같아요. 어머니께서 일하러 가실 때면 중학생인 절 홀로 내버려 둘 수 없으니, 고등학생인 어머니 친구의 자녀들에게 저를 맡기곤 했어요. 학창 시절 대부분을 그 형들과 어울렸는데 독서실을 자주 갔던 게 기억이 나요.

독서실은 공부를 하러 가는 장소인 줄 알았는데…… 라면을 끓여 먹고 여자애들과 어울려 노는 그런 시간이 더 많았죠. (웃음) 그중에 일렉 기타를 치는 형이 있었는데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있어 보였어요. 그 형을 보며 음악에 관심이 생겼고 어머니를 조른 끝에 기타를 선물 받게 되며 음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죠.

 

기타리스트가 되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무언가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저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기타 연주였고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레 기타리스트를 꿈꾸었던 것 같아요. 저 혼자였다면 이루지 못했을 거예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주변의 응원과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칭찬에 힘입어 기타리스트가 되셨군요. 기타리스트로의 경력이 화려하시던데 본격적으로 음악계에 첫 발을 내디딘 시기는 언제 였나요? 그 뒤로는 어떤 활동을 하셨어요?

하하, 이제는 잊혀진 기타리스트죠. 2003년에 BMK 누나의 1 집 앨범 녹음에 참여한 것이 첫 데뷔였어요. 그 뒤 2004년부터 바비 킴 형과 음악을 함께하며 본격적으로 연주자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뒤로도 바비 킴, 장나라, 윤종신, 거미, 성시경, 박효신 등 가요 세션과 방송 등 크고 작은 무대를 함께 했고, <김윤아의 뮤직웨이브>, <신동엽 이수영의 음악공간>, <웃찾사>등의 프로그램에서 하우스 밴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하였습니다.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 음악감독으로 포지션을 바꾸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콘서트 세션도 자주 했어요. 장기간 투어를 돌 때면 매번 같은 곡을 연주하게 되는데 저는 그게 지겨웠어요. 그래서 누가 딱히 시킨 것도 아니었지만 몇 번인가 편곡을 해본 적이 있었죠.

당시엔 재미있어하는 멤버도, 귀찮아하는 멤버도 있었지만, 공연을 마치고 나중에 제가 편곡한 악보를 쓰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손댄 게 그리 나쁘진 않았나 보네라고 생각하곤 했죠. 그렇게 소수의 사람에게 알음알음 알려져 있었는데, <나는 가수다>에 참여하게 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어요.

음악감독의 업무는 어떻게 되나요? 특히 신경 쓰는 업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작진과 회의를 통해 방송의 방향을 논의하고, 출연진이 부를 노래를 편곡하고, 악보를 만들어 밴드와 공유하여 리허설 및 본방을 준비해야 하고 음원 제작을 위한 믹스, 마스터링 작업에도 관여하는 등 여러 업무를 맡고 있어요. 그중 가장 중요한 업무라면 방송이 문제없이 진행되도록 사전에 조율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겠죠.

최근엔 음악 프로가 늘어나면서 가수뿐 아니라 노래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방송에 나와 노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어요. 일반인 중엔 자신의 키도 잘 모르고 어떤 노래를 부르면 좋을지 선곡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아요.

선곡은 되도록이면 본인이 좋아하고 끌리는 노래를 선택하게끔 하지만, 이를 어려워할 때는 제가 어느 정도 개입해 노래를 추천하는 등 상황을 정리하면서 프로그램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음악감독으로 활동을 하는데에 기타리스트 시절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나요?

네, 연주자로 활동한 기간이 길기 때문에 연주 시 어려움이나 무대 위에서의 애로사항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연주자와 소통이 잘 되기 때문에 저와 일 하는 세션 연주자들이 절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또 악보 제작도 작곡가가 아닌 연주자 입장으로, 미디만 듣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실제 스테 이지에서 통용되는 악보를 그리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요.

최근 트로트 열풍으로 음악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트로트 유행의 선두를 맡은 감독으로 제작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사실 이렇게까지 유행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제가 유행을 주도해야 하는 입장이었다면 오히려 부담감이 더 컸을 거 같아요. 전 그저 음악감독으로 제가 맡은 업무에 충실했을 뿐이죠. 어려웠던 점이라면 트로트라는 장르가 제게 너무도 생소했기 때문에 트로트를 파악해 나가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어요.

그래서 제게 섭외가 왔을때 유명한 트로트를 카피해가며 장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어 요. 소위 완뽕이라 불리는 성인 취향의 트로트부터 세뽕이라고 불리는 젊은 감각의 세련된 트로트까지, 카피한 노래가 300개를 넘어갈 즈음부터 트로트라는 장르에 대해 이해가 가기 시작했고, 트로트라는 장르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이 그려졌어요. 스타일만 파악하면 그 뒤로는 똑같아요. 다른 곡처럼 가수를 파악하고 시청자를 고려하여 편곡을 진행할 뿐이죠.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가 편곡한 곡을 가지고 가수가 무대에 올라 끝까지 실수하지 않고 노래를 마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음악감독으로 사고 없이 무사히 방송을 마쳤다는 안도감이죠. 또 톱클래스 연주자나 뛰어난 가창력의 가수들과 무대를 함께 할 때도 보람을 느낍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저 역시 한 사람의 아티스트로서 존경심이 들기도 하고 그런 멋진 무대를 만드는데 제가 일조했다는 것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위 내용은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연주자에서 음악감독으로 변신한 임현기 음악감독에 대한 <레전드매거진> 인터뷰로, 임 감독은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에서도 음악감독으로 활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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