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협회 젊은안무자창작공연 심사위원장상 수상
안무를 통해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던진다
문학과 무용의 만남, 시를 쓰며 안무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려

염정연 안무가
염정연 안무가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지난 4월 14일부터 2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한국무용협회가 주관하는 ‘2021 젊은안무자창작공연’이 열렸다. 젊은 안무가에게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고 신예 안무가로 등극할 수 있어 신인 안무가에게는 등용문과도 같다. 올해는 76명의 안무가가 참가했고 12명의 신예 안무가가 탄생했다. 

염정연 안무가는 2017년부터 안무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작품을 안무했다. 올해는 한국무용협회 ‘2021 젊은안무자창작공연’에서 심사위원장상을 수상하며 안무가로서의 능력을 인정 받았다. 연정연 안무가를 만나 현대무용과 안무가로서의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수상보다 공연을 할 수 있어 좋았다는 염정연 안무가
수상보다 공연을 할 수 있어 좋았다는 염정연 안무가

 

이번에 젊은 안무가로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작품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안무가들에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료들과 많이 배우면서 작업을 했던 터라, 이번 공연의 의미가 컸습니다. ‘2021 젊은안무자창작공연’이란 이름처럼 저희에게는 공연이었어요. 공연장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 경연에서 수상을 받은 것보다, 공연을 한 것과 관객을 마주한 게 정말 감사했어요. 앞으로 더욱 좋은 작품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현대무용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발레를 전공했었는데요. 학부 3학년 때 현대무용으로 전공을 바꿨어요. 현대무용 전공하는 동기들이 움직임을 다양하게 시도하는 걸 봤어요. 다양하게 움직임을 접근하고 싶어서 현대무용을 선택하게 됐죠. 움직임의 다양성과 표현 부분에 좀 더 흥미가 생겼고, 안무 욕심도 많이 있었어요. 발레 베이스를 가지고 움직임을 접근하면 제가 이해하기 더 쉬웠어요. 

 

일반인들은 춤과 안무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안무가께서 생각하는 춤과 안무는 어떻게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요? 

공간에 따라 다르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무용수로서 추는 춤은 안무가의 의도가 입혀져 있는 춤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춤은 평상시 추고 싶을 때, 표현하고자 하는 것도 출 수도 있고요. 안무는 춤들이 뭉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의도없이 추는 것도 춤이라고 볼 수 있고요. 모든 움직임에 의도가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할머니들께서 어깨를 들썩이는 것도 춤이잖아요. 

결론적으로 안무는 타인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 주제를 자신의 방식대로 창작해 내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고, 춤은 어떠한 의도가 담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안무를 통해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던진다

꾸준히 안무를 창작하고 있다는 염정연 안무가
꾸준히 안무를 창작하고 있다는 염정연 안무가

 

안무에 대한 욕심이 있으셨다고 하셨는데, 그간 활동은 어떠셨나요? 

2015년에 무용단 게스트로 출연한 적이 있어요. 이를 계기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무용단 활동을 했어요. 4년간 5개의 안무를 창작했었죠.

무용단 활동을 하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무용수가 명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작업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여러 안무자들과 작업하며 문득,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하게 됐어요. 

무용수로서 더 많은 안무자들과 작업하면서 배우고 싶고, 안무자로서는 더욱 나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고 싶어요.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 저만의 안무를 만들고 싶어요. 

 

“12121?”를 안무하셨습니다. “12121?”는 어떤 주제이고 안무는 어떻게 구성하셨나요? 

작품 ”12121?” 은 화장실 바닥에 깔린 타일을 유심히 보게 되면서 만들게 되었어요.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패턴’과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지 않지만, 특정 무늬나 사물들을 규칙적으로 나열함으로써 하나의 완성을 이루는 묘한 매력에 영감을 받아 작업을 시작했어요.

움직임의 패턴에 나타나는 규칙성을 찾았을 때 또 다른 패턴을 형성하여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예상 가능한 반복 혹은 규칙으로 패턴을 인식하기 보다는 쌓여져 가는 패턴들이 결국 하나임을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한 작품입니다. 

 

이번 안무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대해 말씀해주세요.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반복되는 요소를 지닌 패턴에,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을 개입하는 원리로 작업을 했어요. 변수로 인하여 패턴의 규칙성은 깨지지만, 또 다른 패턴을 본능적으로 갈망하며 끊임없이 패턴을 형성해 나가는 에너지에 중점을 두었어요. 

 

 

문학과 무용의 만남,

시를 쓰며 안무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려

시의 '형용사'를 통해 안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 염정연 안무가
시의 '형용사'를 통해 안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 염정연 안무가

 

안무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저만의 언어를 사용해 시를 쓰고 있어요. 추상적인 단어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시를 써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해요. 사람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형용사’를 사용해 선물해요. 시집을 읽고, 예전 노래를 들으며 형용사를 찾고 있어요. 추상적인 장면들을 그려내고 키워드들을 뽑아 움직임을 만드는 편이죠.

 

음악 사용에 어떤 기준이 있을까요?

정해진 기준은 없어요. 음악을 먼저 듣고 작업하면, 음악의 멜로디 무드를 보는 스타일이에요. 가사 있는 음악은 선호하지 않고요. 움직임을 만들어 놓고 음악을 입힐 때는, 움직임이 뭍어날 수 있는 음악을 선택해요. 음악을 안무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어요. 주로 앰비언트 장르를 선호하는데, 몽환적인 느낌도 있고 다양한 느낌을 주는 음악이에요. 일렉트로닉도 좋아해요. 

 

2021 젊은안무가창작공연 심사위원장상 (사진=한국무용협회 제공)
2021 젊은안무가창작공연 심사위원장상 (사진=한국무용협회 제공)

 

작품에는 안무가의 성격(?)이 베어나잖아요. 

확고한 걸 좋아해요. 그래서 작품에 답을 내버렸어요. 제 작품을 보고, 주변에서 피드백이 많았어요. ‘네 성격대로 답이 내려져 있다'.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을 만들어봐라’는 의견이 있었죠. 저는 저를 보여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열린 결말이지만 모호하지 않게 하려고 공부하고 있어요.

 

염정연 안무가가 추구하는 춤, 안무는 어떤 것인가요? 

안무가로서는 제가 갖는 고민과 감정을 기록하고, 사람들이 갖는 고민과 감정은 어떤 것이 있는지 관심을 가지려 해요. 안무가로서 날카롭게 저 또는 타인에게 질문을 던지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싶어요. 관객들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무용수로서는 우선 안무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해야겠죠? 그 안에 저의 위치와 역할에 충실하고, 움직임의 표현에 저만의 확신과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 작품에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안무가가 되고 싶으신가요? 

관객들에게는 제가 마주하고 있는 세상을 소개했을 때,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안무가가 되고 싶어요. 또한 작업하는 동료들에게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획일화시키기 보단 개인의 개성과 느낌을 온전히 담아내는 안무가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는 매 순간 작업을 할 때 의지에 걸맞는 주인의식 그리고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 공간, 동료들과의 순간에 감사함을 잊지 않는 안무가가 되고 싶습니다. 

 

<염정연 안무가 주요 약력>

2021 젊은안무자창작공연 ‘12121?’ 안무 및 출연 / 심사위원장상 수상 
창작산실 company j ‘척’ 출연 
2020 창작산실 노네임소수 ‘black’ 출연 
MODAFE Company j ‘놀음-Hang out’ 출연 
SIDance Who’s next ‘PEEL(=FEEL)’ 안무 및 출연 
‘오쏠로 3- 자유롭게 그러나 고독하게’ 출연 
2019 Tanzplattform bern ‘PEEL(=FEEL)’ 안무 및 출연 
Spaf x pams 서울국제공연예술제 Company j ‘놀음-Hang out’ 출연 
Scf ‘PEEL(=FEEL)’ 안무 및 출연 
DDF ‘덤덤함’ 안무 및 출연 
2018 안산 몸짓페스티벌 몸짓 첼린지 ‘흐르는대로 그렇게’ 안무 및 출연 
Scf dance nova 1위/ Austria 초청 ‘PEEL(=FEEL)’ 안무 및 출연 
2017 한국무용협회 젊은안무자창작공연 ‘흐름에게 맡길게’ 안무 및 출연 
Spaf 서울 댄스 컬렉션 ‘ 궤도이탈’ 안무 및 출연 
2017-2018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활동

 

 

주요기사
인터뷰 최신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