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순간, 살아있음을 느껴
10월 개막할 김해문화재단 창작극을 위해 다시 부산으로

배우 전용균 프로필/사진=배우 전용균 제공
배우 전용균 프로필/사진=배우 전용균 제공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지난 7월 20일부터 25일까지 공연된 연극 ‘올모스트 메인’을 위해 부산에서 서울로 온 배우 전용균, 청소년 시기에 접했던 연기라는 작은 꿈에 수많은 땀과 노력이 그를 성장시켜 지금까지 무대 위에 설 수 있었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공감될 만한 사랑 이야기를 아홉 가지의 형태로 담아내어 관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미국 북쪽의 메인주에서도 동쪽 끝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 ‘올모스트’. 이곳 사람들에게는 ‘거의(almost)’ 세상의 끝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 달빛도 없는 차갑고 깨끗한 한겨울, 금요일 밤 9시에 순수한 커플들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마법 같은 이야기로 사랑을 시작하고, 잃고, 되찾고, 위로받고는 이야기이다.

청소년 시절, 연습을 위해 연기해본 피트와 맨 역을 어엿한 배우가 되어 맡았고, 애정했던 캐릭터들을 자신만의 에너지로 녹여 무대에 올랐다. 

무대를 찾는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이 되고 싶다는 전용균의 무대를 향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던 만남이었다. 


Q. 부산에서 ‘올모스트 메인’을 공연을 위해 서울로 올라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연극계도 많이 어려울 텐데 지금 상황은 어떠신가요.

많은 배우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고, 오디션 기회도 현저히 적어졌습니다. 한 공연을 위해 작업에 한창이어도 취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에서도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정보를 잘 모르는 배우들도 많고, 알더라도 조건이 안돼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로나가 있기 전 연극계로 돌아가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연극배우들이 두세 개씩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명하는 게 대부분이고, 연극계를 떠나는 분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많은 배우분들이 행복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연극 '벚꽃동산' 무대 /사진=배우 전용균 제공

Q. ‘연극배우’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연극배우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를 정확하게 집을 순 없습니다. 중학생 시절부터 배우라는 꿈을 가지고 청소년극단에 들어가고, 서울방송고등학교 방송연예과를 졸업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연극 현장에 뛰어들어 배우로서 연기하면서 지냈습니다. 연기가 제 삶에 자연스럽게 들어온 것 같습니다. 운명같이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어 연기를 하는 모든 순간이 행복하고, 절실합니다. 연기를 하면서 제 스스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그런 이유들이 저를 쉬지 않고 달리게 해주었습니다.

 

Q. ‘배우’로서 자신만이 가진 강점이 있는지요. 연기를 하면서 자신만의 습관을 발견하신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가진 장점을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엔 아직 부족하고 부끄럽지만 이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무대 위에 올라간 순간, 그 순간을 즐기는 데에 쏟아 붓습니다. 

저는 다른 배우분들보다 아주 많이 부족합니다. 더 배워야 하고, 연구해야 하고, 고민해야 하며, 스스로를 단련 시켜야 합니다. 이 숙제는 아마 평생 가지고 가야 하는 숙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부족한 제가 무대 위에 올라가서 모든 순간을 부족함 없이 즐깁니다. 

무대 위에서 관객분들 앞에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고, 큰 영광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이죠. 

배우로서의 습관은, 사실 이게 좋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장면, 예를 들어 A라는 장면을 연습할 때, 저는 항상 B, C, D까지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수평적으로 식상한 결말을 내기보다, 꼬리에 꼬리를 물어 탐구하고 생각합니다.

 

Q. 연기를 하는데에 있어서 자신만의 트라우마가 영향을 끼친 적이 있나요? 지금까지 연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가끔 무대 위에서 서 있기 힘들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무대공포증이 옵니다. 그럴 때, 연기를 더 절제하고, 받는 만큼만 느끼고, 솔직해지려고 노력합니다.

싫어하는 일을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 싫어하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죠.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르고 제가 제 인생을 돌아 봤을 때, 후회 없이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연극 '벚꽃동산' 캐릭터 포스터/사진=배우 전용균 제공
연극 '벚꽃동산' 캐릭터 포스터/사진=배우 전용균 제공

Q. ‘올모스트 메인’ 무대를 비롯해 앞으로의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공연이 관객들에게 여운을 남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런 연기를 무대 위에서 보여 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모든 배우분들과 관계자분들이 안전하게 끝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사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신지요.

일방적인 연기가 아닌 배우와 관객이 서로 영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 그런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도, 그리고 오늘이라는 시간에 스스로 훈련하고 또 단련해야겠죠.
많은분들이 저의 공연을 관람 후에, 언제든지 그 공연을 떠올렸을 때, 전용균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아련히 기억에서 올라올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그의 진심을 눌러 담은 한마디 한마디가 연기로 표현되어 무대 위 관객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한편, 10월 개막 예정인 김해문화재단 창작 연극 ‘불의 전설’에 배우 전용균이 참여해 진정성 있는 연기로 관객들 앞에 설 예정이다.

 

배우 전용균 주요작품 및 활동

2017.12 연극 숭례문
2020.3 연극 행쇼
2021.7 연극 벚꽃동산
2021.7 연극 올모스트메인
2021.10 연극 불의전설 (예정)


2018.11~2019.1 금천구 청년예술사 활동
2020.3~8 극단 활주로 객원 활동
2021.5~7 부산시립극단 객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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