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려
‘크로스로드, 어떤 도시에 살 것인가’, ‘회복력’을 중심으로

[문화뉴스 임나래 기자] 올해 제3회를 맞이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이하 서울 비엔날레)가 지난 9월 16일에 개막하여 10월 31일까지 ‘크로스로드, 어떤 도시에 살 것인가’를 주제로 열리고 있다.

‘회복력(Resilience)’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도시가 겪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전 세계의 도시 프로젝트와 미래 도시에 대한 제안과 논의, 공유로 이루어져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는 2021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는 2021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

서울 비엔날레는 주제를 다각도로 해석한 주제전과 세계 도시들의 공공 프로젝트로 이루어진 도시전, 글로벌 스튜디오, 현장 프로젝트, 토크, 투어, 포럼 등의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 비엔날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세운상가 일대에서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⓵주제전 <건축X인프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주제전 <건축X인프라>는 전시관 정면에서 보이는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의 제노바 산 조르조 대교(Genoa San Giorgio Bridge)를 필두로 도시와 인프라의 관계, 그리고 도시의 회복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렌조 피아노의 제노바 산 조르조 대교
렌조 피아노의 제노바 산 조르조 대교

 

2018년 8월 14일 제노바 산 조르조 대교의 붕괴는 대도시에서 네트워크(교통, 전기, 수도, 가스, 정보)와 인프라(교량, 도로 및 철도, 주차장)의 중요성 및 높은 의존도를 확인함과 동시에 제노바 시민들의 회복력을 보여준 사례이다.

단기간 내에 새 교량이 설계되고 건설되는 과정에서 설계자, 엔지니어, 전문가, 건축업자 등 모든 관계자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협력했기에 가능했던 프로젝트이다. 

 

CSK 아키텍처 팀이 바틀렛 건축학교와 협력하여 개발한 3D 인쇄 코르크 벽돌은 에너지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건축자재로 주목받고 있다.
CSK 아키텍처 팀이 바틀렛 건축학교와 협력하여 개발한 3D 인쇄 코르크 벽돌은 에너지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건축자재로 주목받고 있다.

 

건축물이 도시를 위한 ‘자원’으로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또 도시 복원 과정에 있어서 건축가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과 제안을 여러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⓶도시전 <다섯 가지 크로스로드>

도시전 <다섯 가지 크로스로드>는 5개의 교차점(지상X지하, 유산X현대, 공예X디지털, 자연X인공, 안전X위험)을 소주제로 다루고 있다. 

단단한 나뭇가지는 태풍에 부러지지만, 갈대는 바람에 따라 휘어지며 그 형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도시도 이와 유사하게 안정적이고 최적화된 도시가 아닌 회복력을 지닌 도시는 유연하고 적응력이 뛰어나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도시, 건축의 역할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크로스로드1 지상X지하: 지하는 지상으로부터 고립된 상태로 존재할 수 없다

 

다닐로 단구비치 아키텍츠의 지하 매트릭스 모형의 일부분
다닐로 단구비치 아키텍츠의 지하 매트릭스 모형의 일부분

 

세르비아 다닐로 단구비치 아키텍츠(Danila Dangubic Architects)의 ‘지하 매트릭스(Sub-Ground-Matrix)는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지하에서 작용할 수 있는 건축 유형과 지하 공간의 표면으로 확장성을 나타내고 있다.

마치 공사중인 우리나라의 거대 지하복합시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를 연상시킨 이 작품은 앞으로 우리가 마주하는 건축은 더 이상 지상으로 올라가는 건축이 아니라 지하로 파고 내려가는 미래를 강하게 남겼다. 

 

크로스로드2 유산X현대: 유산 가치가 배제된 현대 건축물은

지속가능한 도시 공간에 포함될 수 없다

 

싱가포르 WY-TO의 얀 폴레인이 제시한 동남아시아에서 사라진 근대사: 싱가포르 펄 뱅크 아파트의 사례.
싱가포르 WY-TO의 얀 폴레인이 제시한 동남아시아에서 사라진 근대사: 싱가포르 펄 뱅크 아파트의 사례.

 

싱가포르 WY-TO의 얀 폴레인(Yann Follain)은 ‘동남아시아에서 사라진 근대사: 싱가포르 펄 뱅크 아파트의 사례’를 통해 철거 문화와 건축 보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펄 뱅크 아파트는 싱가포르 근대 역사 건물의 선구적인 아이콘이었으나 점차 사라지는 모습을 작품에 나타냈다. 다른 환경이지만 비슷한 상황에 놓인 우리나라의 근대사가 연상되면서 철거와 보존에 대해 생각해 보게된다.

 

크로스로드3 공예X디지털: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진화했지만,

전통 기술의 지혜를 배제할 수 없다

 

레포드 가든(메티스의 정원)을 디지털 기하학에 적용시킨 함수민 디자인의 증강묘사
레포드 가든(메티스의 정원)을 디지털 기하학에 적용시킨 함수민 디자인의 증강묘사

 

영국 함수민 디자인(SoomeenHahm Design)의 ‘증강 묘사(Augmented Depiction)’는 수학적 알고리즘인 메타볼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작품으로 멀리서부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레포드 가든(메티스의 정원)을 디지털 기하학에 적용하여 독특한 형태를 띄고 있다. 디지털 방식으로 설계되었지만, 아날로그적인 이 작품은 전통적인 색채가 더해져 이국적이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크로스로드4 자연X인공: 자연환경의 구성은 인공적인 경관을 자아낼 수 있다

 

건축적사무소의 '발코니는 새로운 정원'
건축적사무소의 '발코니는 새로운 정원'

 

대한민국 건축적사무소의 ‘발코니는 새로운 정원’은 한국 주거 건축에서 특징적인 에어컨 실외기와 발코니에 함께 놓인 식물들로 도심의 아파트를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건축법상 전용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발코니의 정원은 인공적으로 형성된 공간인 동시에 자연을 도시 안으로 끌어들여온 새로운 자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자연과 인공 그 경계 어딘가에 있는 우리의 주거 환경의 모호함을 보여주고 있다. 

 

크로스로드5 안전X위험: 위험에 대한 이해 없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콜렉티프 부의 '떠있는 대피소'
콜렉티프 부의 '떠있는 대피소'

 

프랑스 콜렉티프 부(Collectif VOUS)의 ‘떠있는 대피소(Off-Ground Shelter)’는 안전X위험을 주제로 한 작품들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텐트의 형상을 한 이 대피소는 물 위에 설치하는 거주공간으로, 비교적 쉽게 설치할 수 있고 자연재해시 안정적이고 위생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실제 텐트의 1/4 크기의 모형이 전시되어 대피소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가 이뤄졌다.

 

⓷글로벌 스튜디오 <피난처>

글로벌 스튜디오의 전시는 ‘피난처’라는 주제로, 건축가는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을 전 세계 40개의 건축학교 학생들이 답했다. 

 

피난처라는 주제로 전 세계 40개 건축학교 학생들의 제안으로 구성된 글로벌 스튜디오
피난처라는 주제로 전 세계 40개 건축학교 학생들의 제안으로 구성된 글로벌 스튜디오

 

선정된 8개의 작업물은 실물 크기로 설치돼있는 한편 나머지 학생들의 제안은 전시공간 곳곳에 판넬로 제작되어 살펴볼 수 있다.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세운상가 일대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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