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독일 청소년 연극상 수상작
‘타조 소년들’, ‘노란 달’에 이은 토니 그래함 연출의 청소년극 신작

더 나은 숲 (사진=국립극단 제공)
더 나은 숲 (사진=국립극단 제공)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오는 29일부터 11월 21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청소년극 <더 나은 숲 Die besseren Wälder>을 선보인다.

독일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일러스트레이터 등으로 활동 중인 마틴 발트샤이트가 쓴 이 작품은 2010년 ‘독일 청소년 연극상’을 수상했다. 동물을 인간에 비유하며 우리 사회와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선보이는 작업을 주로 해 온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늑대, 양, 곰, 거위 등이 등장한다.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되지만 독일에서는 20여 차례 이상 공연되었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 여러 국가의 무대에도 올랐다. <타조 소년들 Ostrich Boys>, <노란 달 YELLOW MOON>로 국내 청소년극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토니 그래함이 연출을 맡아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경쾌하고 상상력 넘치는 움직임으로 무대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더 나은 숲>은 늑대로 태어나 양으로 자란 퍼디난드를 주인공으로 한다. 아빠, 엄마와 함께 ‘더 나은 숲’을 향해 가던 아기 늑대는 외부의 공격에 의해 부모를 잃고, 새끼를 간절히 기다리던 양 부부에 의해 키워진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동물에 빗대 날카롭지만 깊고 따스하게, 진지하지만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각 배역이 꿈꾸는 ‘더 나은 숲’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퍼디난드 역은 국립극단 청소년극 <오렌지 북극곰>, <좋아하고있어>로 여러 차례 관객을 만난바 있는 김민주 배우가 맡았다.

김민주 배우는 본인이 맡은 역할에 대해 “늑대로 태어나서 양으로 자랐지만 더 이상 양으로 살아갈 수 없게 된 하얀 늑대”라고 소개하며, “기존에 맡았던 배역들과 달리 퍼디난드는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직접 말하지 않는다. 단지 퍼디난드가 맞닥뜨린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이 각자의 상황에 따라 더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김성제 소장은 이 작품을 선보이는 데 대해 “2010년에 발표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우리 시대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사회적으로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것들의 붕괴, 새로운 가치관과의 충돌, 이민자에 대한 인식, 세대 갈등 등의 이슈도 이 작품에 은유적으로 담겨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내가 속한 집단의 가치관이 나의 가치관과 다를 때 그 집단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국립극단은 ‘동반자 외 좌석 한 칸 띄어 앉기’ 예매 시스템을 운영한다. 일행끼리는 4매까지 연속된 좌석을 선택할 수 있고, 선택된 좌석 좌우로 한 칸 거리두기가 자동으로 지정되는 방식이다. 

오는 31일 공연 종료 후에는 토니 그래함 연출, 김민주, 김서연, 이동혁, 황규찬, 황순미 배우 등이 참여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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