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와의 연대, 배제된 역사의 출현부터 개인의 내밀한 목소리까지
코로나 2년 차에도 역대 최다 출품
안전한 방역 하에 이루어진 국내 최대 독립영화축제, 상영작들의 매진행렬

대상 ‘집에서, 집으로’ 지혜원 감독
대상 ‘집에서, 집으로’ 지혜원 감독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서울독립영화제2021이 지난 12월 3일(금) 9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독립영화 정신이 돋보이는 다채로운 수상작의 면모가 눈길을 끌었다.

서울독립영화제2021은 본선 경쟁부문 5편, 새로운선택 2편, 특별상 8편, 총상금 8,400만 원의 수상작이 공개됐다.

대상을 수상한 지혜원 감독의 <집에서, 집으로>는 43년 전 미국으로 입양된 한 인물을 세심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작년에는 노동, 계급,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는 작품들이 대거 수상한 반면, 올해는 다채로운 주제와 작품들이 고루 수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감독만의 아주 독특한 스타일로 실직 상태인 부부 이야기를 그려낸 박송열 감독의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가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단편 대상을 받은 양재준 감독의 <보속>은 사회에서 낙오되어 성당 자활원에 숨어든 인물들이 겪는 이야기로, “관념적 주제를 일상적 관계로” 솜씨 좋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단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황선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씨티백>은 고가를 누비는 10대들에 대한 이야기로, “섣부른 규정, 임의적 재단, 감상적 회고를 걷어낸 용기”에 호평을 받았다. 단편 우수작품상을 받은 이탁 감독의 <불모지>는 김우영 촬영감독이 올해 처음 신설된 ‘CGK촬영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집행위원회특별상은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제경쟁 흰기러기상을 수상해 큰 주목을 받은 화제작 양영희 감독의 <수프와 이데올로기>가, 독불장군상으로는 여성성을 버리라는 세상 앞에서 “건강한 몸짓을 통해 편견에 맞선 아름다운 영화”라는 평을 받은 이일하 감독의 <모어>가 수상했다. 이처럼 다양한 인물과 주제의식, 배경, 스타일이 돋보이는 서울독립영화제2021 수상작들을 통해 올해 독립영화의 스펙트럼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새로운선택’ 부문을 통해 매년 신예 창작자들을 조명하며 힘을 더하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본연의 색깔을 밀고 나가는 힘이 돋보였던 신선 감독의 <모퉁이>가 새로운선택상을, 박근영 감독의 <서바이벌 택틱스>가 새로운시선상을 수상했다. 

독립스타상 수상자 조민경(대리수상: 전재연 감독), 임선우 배우, 양말복 배우 / 시상자 김초희 감독, 조민수 배우

올해의 얼굴인 독립스타상에는 김세인 감독의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수경’ 역을 맡은 양말복 배우와 전재연 감독의 <퇴직금>의 두 주인공인 임선우, 조민경 배우가 수상했다. 본선 장편경쟁 심사위원인 조민수 배우는 “한 마디만 하겠다. 이제 내 밥줄 끊겼다!”며 양말복 배우의 연기를 극찬하며 시상했다.

<퇴직금>에서 ‘나영’과 ‘예륀’을 맡은 조민경, 임선우 배우도 독립스타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임선우 배우는 “영화 ‘퇴직금’과 같은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그 외에도 과거 민주화 운동 시대의 필름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신자유주의가 가속화되는 현대사회를 함께 담아낸 홍진훤 감독의 <멜팅 아이스크림>의 사운드디자인을 맡은 홍초선 음향감독이 열혈스태프상을 받았다.

코로나로 임시 중단되었다가 다시 재개된 관객상은 권하정, 김아현 감독의 <듣보인간의 생존신고>와 이준섭 감독의 <텐트틴트>가 수상했다. 올해 경쟁부문의 여성감독 출품 비율은 45.5%, 공식상영작의 여성 감독비율은 54.62%를 차지했고, 2019년부터 3년 연속 여성 감독이 대상을 타며 여상 감독의 꾸준한 약진을 이어갔다. 

올해 역대 최다인 총 1,550편의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총 120편 상영, 코로나로 인해 중단됐던 해외초청 프로그램의 재개와 시상 규모 확대 등,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주춤하지 않는 창작자들의 열의에 부응하며 서울독립영화제는 ‘안전한’ 흥행을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여전히 축소된 좌석을 운영했지만 총관객 수는 10,803명으로 작년 대비 약 158% 확대되었고, 좌석 점유율은 63.53%를 차지했다. 행사 기간인 9일간 5개관에서 총 158회차의 상영을 진행했고, 이 중 67회가 매진되며, 독립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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