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촬영 현장에서 이용되는 동물에 대한 대책 마련 필요
"미디어가 동물을 대하는 근본적 태도 변화 통해 약자에 대한 존중 보여줘야”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낙마 촬영 현장서 넘어진 말은 목이 꺾여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사진=동물자유연대 공식인스타그램 영상 캡처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낙마 촬영 현장서 넘어진 말은 목이 꺾여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사진=동물자유연대 공식인스타그램 영상 캡처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동물자유연대가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에 동물 학대 의혹을 제기하며 19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해당 방송에 출연한 말이 심각한 위해를 입었을 수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표하면서 방송사에 “말의 현재 상태 공개와 더불어 해당 장면이 담긴 원본 공개”를 촉구했다.

방송 촬영에 이용되는 동물의 안전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사극에 자주 등장하는 말은 발목을 낚시줄로 휘감아 채는 방법 등으로 고꾸라지듯 넘어지는 장면을 연출하는데 이 같은 연출은 동물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동물의 예측 불가능한 반응으로 인해 액션을 담당하는 배우 역시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KBS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의 윤리 강령을 살펴본 결과 동물에 대한 언급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자연이나 야생동물을 촬영할 때 주의해야할 일반적인 사항에 대한 규정만 있을 뿐 ‘동물 배우’의 안전이나 복지에 대한 고려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 성장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최근에는 동물이 등장해야 할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이나 더미 사용으로 대체 가능하다.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여전히 실제 동물을 이용해 촬영하는 경우가 많아 동물을 도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동물단체를 비롯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요구가 이어지며 현재는 동물이 출연하는 방송에서 ‘동물에 위해를 가하지 않고 안전하게 촬영했다’는 문구를 삽입하는 일이 늘고 있지만, 공영방송인 KBS는 촬영시 동물에 대한 기본적인 안전 장치조차 부재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공영방송인 KBS에서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 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부끄러운 행태”라면서 “KBS 윤리 강령에 방송 촬영 시 동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 규정을 마련하고, 동물이 등장하는 방송을 촬영할 때에는 반드시 동물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장면에서는 극 중 이성계 역할을 맡은 배우가 말에서 낙마하면서 말의 몸이 바닥에서 90도 가까이 들리며 머리가 바닥에 곤두박질치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라고 설명하며, 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 그래픽이나 더미로 실제 동물을 대체할 수 있음에도 많은 방송에서 실제 동물을 촬영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공영방송 KBS가 동물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시대 역행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규탄하며 KBS 시청자 청원에 동참을 호소했다.

동물자유연대는 KBS에 공식적으로 말의 생존 여부와 안전 확인을 요청하였으며, 향후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 마련을 위한 면담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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