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모습을 닮은 생태모방 건축
비누 거품을 닮은 베이징 국립 수상 센터와 에덴 프로젝트
거미줄에서 시작된 그물망 구조의 서독 파빌리온과 도쿄 올림픽 경기장

[문화뉴스 임나래 기자] 생태모방 건축은 동물의 뼈와 같이 생물을 직접적으로 형상화하기도 하지만 자연 현상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 현상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한 나라의 위상을 바꾸는 건축물을 탄생시키는 만큼 일상 속 당연한 현상들에 대해 낯설게 보기의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다.

이번 편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누 거품, 거미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네 건축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비누 거품을 닮은 베이징 국립 수상 센터와 에덴 프로젝트

 

비누거품/사진=Unsplash ©Alexas_Fotos
비누거품/사진=Unsplash ©Alexas_Fotos

지난 2008년 하계올림픽과 2022 동계올림픽이 열린 베이징 국립 수상 센터(일명 워터큐브와 아이스큐브)의 독특한 외관은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딘가 모르게 친숙하게 느껴지는 건물의 외관은 비누 거품을 닮은 생태모방 건축물로, 비누 거품이 표면적과 표면장력을 최소화하는 규칙을 연구·발견해 디자인에 적용되었다.  

 

베이징 국립 수상 센터/사진=Pixabay ©Werni
베이징 국립 수상 센터/사진=Pixabay ©Werni

베이징 국립 수상 센터는 생태모방 디자인을 통해 수영장에 걸맞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 자연 채광, 단열효과에 이르는 에너지 측면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EFTE라고 불리는 매우 가볍고 유연하고, 일광 투사율이 높은 소재를 사용해 지붕 전체를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것과 같은 에너지 절약을 했다. 에너지 비용 약 30% 감소, 인공조명 사용을 55% 감소시켰고, 온실효과와 더불어 태양에너지를 저장해 난방에 사용했다.

 

베이징 국립 수상 센터 표면/사진=flickr ©Craig Maccubbin
베이징 국립 수상 센터 표면/사진=flickr ©Craig Maccubbin

비누 거품을 닮은 또 다른 생태모방 건축으로는 영국 콘월의 에덴 프로젝트(The Eden Project)이 유명하다.

영국 유명 건축가 니컬러스 그림쇼(Nicholas Grimshaw)의 설계로 지어진 이 건축물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온실로, 23헥타르의 넓은 대지에 다양한 기후 조건으로 조성된 ‘바이옴’이라 불리는 돔으로 구성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온실인 영국 콘월의 에덴 프로젝트/사진=pixabay ©Penstones
세계에서 가장 큰 온실인 영국 콘월의 에덴 프로젝트/사진=pixabay ©Penstones

가장 큰 바이옴은 열대우림 돔으로 높이 55m, 너비 100m, 길이 200m로 바나나, 커피, 자이언트 대나무 등 열대 식물들이 있다. 바이옴은 베이징 국립수상 센터와 유사하게 여러 겹의 EFTE 포일로 덮여있는데, 자외선 투과, 자동 세척 작용, 재활용이 가능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유리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에 거대한 내부공간을 만들 수 있고, 반투명하기 때문에 조명을 통한 건축물의 미적 효과를 더해주고 있다. 

 

거미줄에서 시작된 그물망·인장구조의 서독 파빌리온과 도쿄 올림픽 경기장

현대에도 많이 사용되는 그물망/인장 구조는 거미줄로부터 영감을 받았다./사진=Unsplash ©Frank Albrecht
현대에도 많이 사용되는 그물망/인장 구조는 거미줄로부터 영감을 받았다./사진=Unsplash ©Frank Albrecht

거미줄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된 그물망/인장 구조의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1967년 몬트리올 엑스포에서 선보인 프라이 오토(Frei Otto)의 서독 파빌리온이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도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프라이 오토는 특히 인장구조의 건축물에 관심이 많았는데, 서독 파빌리온 외 뮌헨 올림픽 경기장 지붕도 유사한 대형 구조물로 이뤄졌다. 

 

프라이 오토의 서독 파빌리온/사진=프라이 오토 공식 홈페이지
프라이 오토의 서독 파빌리온/사진=프라이 오토 공식 홈페이지

프라이 오토는 인장구조를 통해 가벼운 건축만이 아니라 값이 저렴하면서 내구성이 있고, 다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건축적 해법을 제시했다. 

또 다른 인장구조의 건축물로는 이웃 나라 일본의 국립요요기 경기장이 있다. 일본인 최초의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단게 겐조의 작품으로, 전통과 모더니즘의 결합을 보여주는 건축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87년 단게 겐조가 프리츠커상을 수상할 당시 요요기 경기장을 언급하며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기술의 결합을 높이 평가받았다. 

 

전통과 현대의 조합으로 큰 극찬을 받았던 일본 국립요요기 경기장/사진=flickr ©einalem
전통과 현대의 조합으로 큰 극찬을 받았던 일본 국립요요기 경기장/사진=flickr ©einalem

1964년 도쿄 올림픽을 위해 건설된 요요기 경기장은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일본식 기와로 세계인들의 이목을 이끌었다. 단게 겐조의 올림픽 경기장은 프라이 오토의 파빌리온과는 다르게 강인하고 견고해 보인다.

단 두 개의 큰 기둥만으로 지붕의 힘을 케이블로 전달받아 지탱하도록 만들어진 독특한 구조는 인장구조를 기본으로 한 구조적 아름다움이 강조된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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