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이글은 충분히 있을 법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허구임을 알려 드립니다.)  

제목처럼 그런 밉상 같은 리더들이 있냐고요?
네!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었습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나는 저 문자 그대로의 문장에는 동감하지 않지만, 그 문장 속에 산재한 여러 가지 의미들(?)은 동감하는 편이긴 하다. 그런데 최근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여러 가지 것 중의 하나가 '배려 없는 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얼마 전 춤을 실컷 추고 난 어느 술자리에서 절실히 깨달았다.

 ⓒ 같이 춤을 출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나는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스윙댄스를 어린 나이에 시작한 편이다. 일찍 제대한 탓에 친구들이 군대에 가고 놀아줄 사람이 없어 취미를 찾다가 스물 세 살에 스윙 댄스를 시작했으니 남자 치고 빠른 편인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춤을 시작하다 보니 한동안 또래 친구들을 만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였다.

그러나 일 년이 지나고 이년 차가 되어 갈 무렵 드디어 이제 막 사회초년생을 지나 조금씩 자리를 잡은 아이들이 춤을 배우러 오기 시작했고, 그동안 개척자(?)처럼 홀로 막내 자리를 지켜오다 보니 같은 나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그 친구들이 얼마나 반가운지! 나에게 실컷 춤추고 나서 같이 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것은 정말 든든하기 그지없는 일이였다!

그렇게 친구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먼저 배운 것들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보며 내심 내가 보낸 시간이 헛되이 보내지 않았음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빠에서 즐겁게 춤을 추고 있던 동갑내기 친구 퐐로워의 눈빛이 갑자기 예사롭지 않아졌다.

까요) 야 너 왜 이리 긴장했어 ? ㅋㅋ 긴장 풀라니까 ㅋㅋㅋ
ㄴ아…아니 너랑 춤추면 긴장하게 된다고 !!

까요) 응? 고뤠? (악마) 자 그럼 긴장을 풀고……

그때만 해도 난 내 리딩이 너무 어려워서 그런지 알았었다. 난 사실 그 아이가 센스가 있어서 잘 따라오는 것에 내심 재미를 느껴 어려운 리딩을 하고 있었다.

어느덧 빠의 불이 환하게 켜지고, 왜 갑자기 '쭈꾸리'가 되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떤 잘 추는 '리더 A' 오빠랑 춤을 추고 나서 이야기하다가 자기랑 수업을 같이 안 듣는다며 배신이라고 정색하며 엄지를 밑으로 내리는데 자기는 그 오빠가 너무 무섭다는 것이다.

그 뒤로 춤을 추기 힘들만큼 멘탈에 상처를 입었다며 토로하는 모습에 나는 친구에게 "네가 아직 그 형과 친해지지 않아서 그렇지 원래 형이 장난끼가 많아서 그렇다"고 위로를 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가볍게 한잔 하자고 나오던 도중에 춤을 좋아하는 '리더B' 형을 만나 인사를 하며 헤어지려 했다.

리더B) 까요야 오랜만인데 시원한 거 마시지 않을래? 내가 살게! (편의점 쪽으로 방향을 돌리며 )
ㄴ형님 감사합니다만ㅋ 저랑 같이 가기로 한 애들이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 ^^;;; (반대편으로 방향을 틀고 )

리더B) (잠깐 숫자를 보며 주춤하더니) 하핫 임마 나 어제 월급날이었어! 맥주? 맥주 괜찮겠어? 가자!

ㄴ 눈빛으로 ( ^^;;;; 애들아 괜찮겠어 ? )
ㄴ 아이들 ( ^~^;;; , >_< // )
ㄴ형님 정말 그 말에 책임지시는 거죠?

리더B) 시원한 맥주 정도는 괜찮지! 괜찮겠어요?

ㄴ아이들 ^^;; 네

리더B) 내가 이 앞에 맛있는 맥주집 알아 가자!

ㄴ......

난데없이 끼어든 B형에 당황함을 느꼈지만 이 또한 재미있는 일이 될 것만 같았다. 적어도 이때까지는.

주저리주저리 술자리에서 흔히 오가는 춤이 야기에 시간이 흐르고 아까 나왔던 이야기가 다시 나오면서 감정이 고조되기 시작했고, 그 아이는 아까 전에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춤을 제대로 못 추었다고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나는 울상인 그 친구의 기분을 풀어주려 조금씩 칭찬을 하다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아불 싸! 다시 그 아이의 굳은 표정이 보이면서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느.낌.이.좋.지.않.았.다.
B형은 말을 너무 강압적으로 직선적으로 거칠게 하기 시작했다.
리더는 사실 팔로워에게 '잘한다 잘한다' 거짓으로 칭찬해 주는 경우도 있다더니, 시간이 흘러야 진짜 잘하는지 않다는 등 불편한 말을 불편하게 거침없이 쏟아댄 것이다. 나는 그 와중에 최대한 서로 기분 상하지 않게 노력하였고 그 아이도 가능한 한 좋게 끝내려는 노력을 보였지만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적절하지 않은 말을 계속하자 분위기가 싸해지고…이내 그 아이의 '썩소'가 보였다.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를 봐도 알겠다. 분위기가 파장으로 흐르고 그 아이가 최대한 친절하게 한목소리로 자기가 계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자 B형은 무슨 소리냐며 자신이 계산을 하고 문을 나서는데…이 녀석 표정이 정말 좋지 않았다.

나는 일단 이런 분위기에 미안해져서 귓속말로 미안하다고 했다. 그 아이는 피식 웃으며 됐다고 말하고 길거리에서 그 형과 인사를 하고 헤어지니 이 녀석이 갑자기 뚝…뚝….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목도리에 얼굴을 처박고 소리없이 울고 있었다. 나는 그 상황에서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등을 토닥여주며 미안하다는 말밖에 안 나왔다.

하! 정말 즐거우랴 했던 순간이 사람 마음에 상처를 입힐 수도 있었다.

검사가 된 심정으로 까요는 팔로워를 울리게 한 리더들을 고발합니다.

리더 A
자기의 지위와 위치를 인지하지 못하고 한참 어린 초급 팔로워에게 짓궂은 장난으로 춤을 출 수 없을 만큼 마음의 상처를 입힌 죄

리더 B
상처입은 어린 초급 팔로워에게 위로하지 못할망정 자신의 경험과 위치를 내세워 강압적인 언행과 잘난 척으로 다시 한번 마음의 상처를 덧입힌 죄. + 즐거운 술자리를 불쾌하게 만든 죄.

이 일로 인해서 나는 새삼 위치의 무게를 실감하게 되었다. 나이던 춤이던 간에 힘이 있는 자는 아직 힘이 없는 자를 배려해야 하며 그들의 눈높이에서 맞추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의 위치를 알지 못하면 좋은 일 하고도 욕먹는 법인듯하다.

나도 앞으로 항상 언행을 조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고 앞으로는 정말 손수건을 지니고 다녀야겠다.

형님들 조금 심하셨어요 !

 

 

 

 

 

 

 

 

 

[글] 아띠에떠 신일섭 artietor@mhns.co.kr
스윙댄서 까요의 일상다반사. 90년도에도 사람은 태어났습니다. 남들과 다름을 추구하려 이것저것 해보면서 꿈을 찾는 중인 청춘입니다. 총회신학교에서 신학을 잠깐 맛만 보았고 현재 딴따라 땐스홀 공연팀 '땐서즈'로 일상예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닉네임이 까요입니다! 그래서 [춤출까요?]. *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