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고, 동성고, 군산상고, 대전고 16강행 '점프'

▲ 동성고의 완승을 이끈 2학년 좌완 에이스 김기훈(사진 좌)-3학년 포수 한준수(사진 우)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1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대회 겸 2017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황금사자기)에서 신일고, 동성고, 군산상고, 대전고가 각각 승리했다.

6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4일 째 경기에서 신일고가 제주고에 완승한 데 이어 동성고가 포철고에, 군산상고가 대구고에 승리를 거둔 데 이어 대전고도 복병 소래고에 승리하며, 각각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제1경기 : 서울 신일고등학교 6-3 제주고등학교

서로 엇비슷한 전력을 지닌 두 팀의 경기에서 신일고가 완승했다. 전력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실책에서 승패가 판가름났다. 선취점은 제주고의 몫이었다. 제주고는 3회 초 1사 3루 찬스서 1번 김재혁의 유격수 땅볼로 선취점을 냈다. 상대 선발 노윤상의 구위에 밀려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잡지 못했던 신일고는 5회 말 무사 1루서 6번 김도환의 희생 번트 때 상대 송구 실책으로 구은찬이 홈을 밟으며 동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7회 말 공격서 '빅 이닝'을 만들어냈다. 4번 추재현의 3루타에 이어 6번 김도환의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계속된 공격 찬스서 상대 수비 악송구, 9번 1학년 김휘집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1사 2루에서는 1번 이상빈마저 중견수 앞 텍사스 히트를 기록하면서 6점째를 냈다. 7회에만 타자 일순하며, 5점을 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반면 제주고는 경기 초반 탄탄한 수비력을 선보였으나, 후반부에 다소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아쉽게 32강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태환에 이어 7회부터 등판한 좌완 추재현이 다소 불안한 제구에도 불구하고 2이닝 무실점으로 제주고 타선을 틀어막으며, 행운의 1승을 챙겼다. 선발 김태환도 상대 타구에 정강이를 맞아 교체될 때까지 제주고 타선을 6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제 몫을 다 했다. 경기 직후 신일고 강혁 감독은 "잔 실수가 있었지만, 야구가 이런 것이다. 안 풀리다가도 무엇인가 홀린 듯 갑자기 풀릴 때도 있다. 오늘 형님 리더십에 금이 갈 뻔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었다."라며 경기 끝까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제2경기 : 광주 동성고등학교 10-0 경북 포항제철고등학교(7회 콜드)

투-타에서 한 수 위 모습을 선보인 동성고가 포철고에 콜드게임 승리하며, 16강전에 올랐다. 선취점부터 동성고의 몫이었다. 동성고는 1회 초 공격서 4번 한준수의 우익선상 2루타로 한 점을 뽑은 데 이어 투수 폭투로 추가점을 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진 5회 초 공격에서는 7번 박태훈의 우전 적시타와 포수 실책을 묶어 두 점을 추가했고, 6회 초에서도 지강혁의 적시타와 4번 한준수의 희생 플라이로 또 다시 두 점을 추가했다. 마지막 7회 초 공격에서는 7번 박태훈과 8번 김경훈의 연속 3루타로 7점째를 수확했고, 이어 상대 수비 실수 등을 묶어 추가 3득점하며 콜드게임의 완성을 알렸다. 마운드에서는 2학년 좌완 에이스 김기훈의 호투가 빛을 발했다. 선발 투수 겸 3번 타자로 출장한 김기훈은 6이닝 동안, 포철고 타선에 단 1안타(2볼넷)만 내어주는 완벽투를 선보이며 전국무대 첫 승을 신고했다. 타선에서도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원맨 쇼'를 선보였다. 특히, 장기인 탈삼진을 무려 10개나 솎아내며, '닥터K'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제3경기 : 전북 군산상업고등학교 7–3 대구고등학교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대구고에 역전승하며, 자신들의 이름값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줬다. 군산상고는 4회 말 수비서 4번 이동희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지만, 6회 초 공격서 장대성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맞불을 놓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대구고가 이어진 6회 말 2사 2루서 대타 류현우의 좌익 선상 1타점 적시타로 응수하자, 군산상고는 7회 초 공격서 대거 4득점하며 빅 이닝을 만들어냈다. 고동현, 고명성, 장대성의 연속 적시타가 터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후 8회 초 공격에서도 8번 변인석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한 군산상고는 대구고의 9회 말 마지막 공격을 1실점으로 잘 틀어먹고 승리를 지켰다. 그러나 이 날 경기 최고의 히어로는 바로 마운드에 있었다. 선발 이성준을 구원 등판한 에이스 임지훈이 1회부터 바로 투입, 4와 2/3이닝을 소화한 데 이어 그의 뒤를 이어 등판한 좌완 권민수가 잠시 흔들리자 다시 마운드에 올라 2와 1/3이닝을 소화하며, 106개의 공을 던졌다. 다소 볼이 많았지만, 7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동안 사사구는 단 4개만 허용했다. 타석에서도 3루타 포함, 두 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경기 직후 석수철 감독도 "승리의 1등 공신은 임지훈이다."라며, 그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 세우기도 했다.

제4경기 : 대전고등학교 4-2 경기 소래고등학교

서로 엇비슷한 전력을 지닌 양 팀의 맞대결에서 대전고가 완승했다. 1회전에서 서울고에 승리한 기세를 32강전에서도 이어갔다. 선취점은 소래고의 몫이었다. 소래고는 1회 말 공격서 5번 최현유의 적시타로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자 대전고도 곧바로 이어진 5회 초 공격서 6번 이윤오의 3루수 방면 내야 안타 때 상대 송구 실책 2개가 이어지면서 타자 주자가 홈을 밟았다. 곧바로 이어진 7회 초 1사 1, 2루 찬스에서는 2번 박준수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진 2, 3루 찬스에서는 류구환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점수 차이를 벌렸다. 이에 소래고는 7회 말 2사 1, 3루서 1번 오세현 타석 때 3루 악송구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점수 차이를 좁히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대전고가 8회 초 2사 2, 3루서 3루 주자 서주원이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홈스틸을 성공하면서 승리를 굳혔다. 마운드에서는 선발로 나선 한영섭이 '인생 투'를 선보였다. 8과 2/3이닝을 소화하면서 소래고 타선을 단 2득점으로 틀어막았다. 경기 직후 대전고 김의수 감독도 "한영섭의 호투가 승리의 1등 공신이었다."라며, 16강 진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6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윤오 역시 4안타를 몰아치며, 이번 대회 최고의 타격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 황금사자기 주요 히어로(MVP)

▲ 신일고의 투-타를 책임지는 기둥, 3학년 추재현. 사진ⓒ김현희 기자

신일고 내야수/투수 추재현(3학년) : '리틀 하주석(한화)'이라는 별명을 지닌, 현재 신일고의 기둥 중 하나다. 지난해부터 실전에 투입, 팀의 청룡기 8강을 이끌었다. 올해는 시즌 초반 투수 수업을 받으며 긴 이닝을 소화했지만, 전반기 주말리그에서는 동계훈련때와는 달리 주로 구원 투수로 등판하여 경기를 마무리했다. 제주고와의 32강전에서도 팀의 역전을 알리는 3루타를 기록함과 동시에 투수로서도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1차 목표는 4강, 2차 목표는 우승'이라는 추재현은 올해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강혁 감독도 "우리 팀 투수는 (김)태환이와 추재현이다. 김-추 듀오가 해 줘야 해 볼 만한 경기를 할 수 있다."라며, 변치 않은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동성고 투수 김기훈(2학년)/포수 한준수(3학년) 듀오 : 지난해 1회전 탈락의 아픔을 뒤로 하고 32강전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동성고 좌완 에이스 김기훈은 6이닝 동안 포철고 타선을 단 1피안타로 틀어막으며, 지난해 패전의 아픔을 씻어냈다. 특히, 장기인 탈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아내는 괴력투를 선보였다. 빠른 볼을 바탕으로 체인지업을 섞어 던진 결과였다 1년 사이에 많은 경기를 치르다 보니,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진 부분도 한 몫 했다. 동문 선배인 좌완 양현종을 롤모델로 삼는다. 타자로서도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팔방미인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4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한 한준수는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면서 중심타자다운 역할에 충실했다. "3안타보다 팀이 이겨 좋다."는 그는 지난해 1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었기에, 더욱 신경을 쓰고 집중했다고 한다. 롤 모델은 올해 롯데 신인으로 데뷔한 나종덕을 손꼽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의 플레이를 인상깊게 봤다는 후문이다. 투-타의 기둥인 둘은 "4강을 1차 목표로 최종적으로는 우승에 이르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군산상고 완승의 일등 공신, 장대성(사진 좌)-임지훈(사진 우)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군산상고 투수 임지훈-외야수 장대성 듀오(3학년) : 실질적으로 대구고전을 지배한 사나이들이다. 당초 석수철 감독이 에이스 임지훈을 두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지만, 기우였다. 다소 볼이 많았지만, 대구고 타선을 산발 3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제 몫을 다했다. 몸이 아팠던 것도 완치됐다는 후문이다. 16강에 오른 만큼, 다음 상대인 덕수고를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빠른 볼을 던지는 속구 투수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롤 모델은 '제구력의 달인' 두산의 유희관을 뽑았다. 4번 타자로 나선 장대성은 첫 두 타석에서 외야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때린 안타 두 개가 승부의 흐름을 바꿔놨다. 5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 4번 타자다운 모습을 확실히 보여줬다. 우승을 목표로 한다는 장대성의 롤 모델은 클리블랜드의 프란시스코 린도어(24)다. 야구 하는 모습이 멋있어서 그를 닮고 싶어한다는 후문이다.

▲ 황금사자기 32강전이 '인생 게임'이 된 대전고 이윤오(사진 좌)-투수 한영섭(사진 우)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대전고 외야수 이윤오-투수 한영섭 듀오(3학년) : 두 명 모두 '인생 경기'를 선보였다고 할 만큼, 대단한 활약을 선보였다. 투수 한영섭은 선발로 나서면서 다소 독특한 투구 폼으로 소래고 타선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이 1:1에 가까울 만큼 제구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구 제구를 잡는 것이 포인트다. 특별히 롤 모델로 삼고 싶은 선수는 없다. 다만, 자신의 스타일로 '제1의 한영섭'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한편, 주로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하는 외야수 이윤오는 이번 황금사자기 대회를 절대 잊지 못할 듯하다. 서울고와의 1회전에서 혼자 3타점을 쓸어 담더니, 소래고와의 32강전에서는 아예 전타석 안타(4안타)를 기록하면서 인생 게임을 펼쳤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치려고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한다. 롤 모델은 두산의 박건우.

서울 목동, 김현희 기자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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