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콘텐츠 기업 대표 된 미대생
"미디어아트 콘텐츠, 가치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

사진=미디어프론트 유태선 대표/ 이현지 기자
사진=미디어프론트 유태선 대표/ 이현지 기자

[문화뉴스 노만영 기자] 유태선 대표를 처음 봤을 때 ‘홍대피플’이라는 단어가 딱 떠올랐다. 서교동이라는 인터뷰 장소와 함께 감각적인 그림의 네이비색 티셔츠 위에 블레이져를 걸친 스타일에서 ‘홍대’ 특유의 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실제로 유태선 대표는 30년 전 홍대 거리를 누비던 홍익대 미대 90학번이다. 말하자면 사업가 이전에 미술학도였던 셈이다. 어쩐지 여느 기업 대표들과는 달랐던 그의 옷차림이 이제야 충분히 설명되는 것 같았다.

IT와 공간 미술에 대한 경험

미대생이었던 그가 실감콘텐츠 기업 미디어프론트의 대표가 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IT와 공간 미술에 대한 경험들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학부생 시절부터 CD롬 회사에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유태선 대표. CD롬에 담길 콘텐츠를 기획하고 CD롬을 디자인하는 일로 자연스럽게 IT 분야에 입문하게 됐다. 졸업 후에는 IT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현재의 자양분이 될 경험들을 쌓아갔다.  

유 대표는 “그런 태동이 있다보니까 실감콘텐츠 분야의 IT기반의 기술적인 부분들이 그때 다지게 된 것 같다”며 당시의 경험을 중요하게 언급했다.

한편 실감콘텐츠 사업에서 또 다른 중요한 한 축인 ‘공간’에 대한 감각은 무대와 인테리어에 대한 실무 경험을 통해 다져졌다. 

그는 “세종문화회관 무대 작업에도 참여하는 등 무대 쪽 일을 하면서 ‘공간에 대한 마인드 혹은 뷰’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미디어프론트 제공
사진=미디어프론트 제공

콘텐츠에 대한 접근이 돋보인 팀 랩(Team Lab) 전시

유태선 대표가 본격적으로 실감콘텐츠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 2016년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전시 브랜드인 팀랩(Team Lab)의 한국 전시를 디렉팅하게 되면서부터다.

당시 잠실 롯데월드에서 열렸던 팀랩 월드 전시의 프로덕트 디렉터를 맡았던 유태선 대표는 ‘팀랩 키즈’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전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팀랩은 기존의 구성상 아트 중심의 팀랩 콘텐츠와 체험 중심의 팀랩 키즈 콘텐츠로 분화돼 있었다. 그러나 유 대표는 팀랩 키즈 콘텐츠를 단순히 어린이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덕트의 개념으로 국한하지 않았다.

그는 체험적인 성격이 짙은 팀랩 키즈를 관람자가 참여해 미술품을 완성시키는 현대미술의 개념으로 접근한 것이다. 그 결과 성인 관람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났고, 팀랩 내부에서도 키즈 콘텐츠에 대한 기존 접근법을 재고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팀랩 전시는 콘텐츠의 상품적 성격 너머에 있는 가치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던 유태선 대표의 신념이 잘 드러난 사례다.

그는 “미디어아트 콘텐츠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이다”라며 콘텐츠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했다.

사진=미디어프론트 제공
사진=미디어프론트 제공

미술을 전공한 사업가

홍익대학교에서 섬유미술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텍스타일을 공부한 유태선 대표는 어딘지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인 프란시스코 고야를 연상케한다.

고야 역시 본격적으로 화가 생활을 하기 이전에 태피스트리(tapestry)를 제작했었다. 이러한 경험은 작품 ‘파라솔(The Parasol)’에서 빛을 발한다. 작품 속 실크 재질이 옷감이 만들어내는 섬세한 주름 표현은 천을 만져본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디테일이다.

유 대표 역시 섬유미술을 전공해서일까? 애착이 남는 작품으로 실크 패브릭의 실감이 돋보이는 일본 츠타야 서점의 키네틱 아트 전시를 소개했다.

환풍기로 바람을 일으켜 실크를 유려하게 움직인 뒤 그 위로 영상을 비춰 몽환적이면서 리듬감 있는 느낌을 표현한 작품이었다. 

전시 영상을 보고 있자니 고야의 파라솔에서 느꼈던 것처럼 섬유미술을 공부한 사람의 디테일이 엿보였다.

유태선 대표는 실감콘텐츠 산업에 대해 “결국은 연출의 문제”라며 “기술은 내가 상상하는걸 받쳐주는 것이고, 결국은 어떤 상상을 하는지, 어떤 연출을 하는지가 더욱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진 예술가로서의 면모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말이었다. 전시를 상품이 아닌 예술로서 접근하는 유태선 대표. 2부에서는 미디어프론트가 만들어 온 전시들을 통해 실감콘텐츠에 대한 그의 생각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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