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특산품 ‘인삼’ 국제적 학명 ‘진셍’으로 표기

외국계 프랜차이즈 '커피빈' 차림표[사진=문화뉴스DB]
외국계 프랜차이즈 '커피빈' 차림표[사진=문화뉴스DB]

[문화뉴스 장성은 기자] 외국계 프랜차이즈 커피빈코리아(이하 커피빈)의 차림표에 이상한 점이 있다. 바로 인기 음료에 적힌 ‘진셍 페퍼민트’다. 우유가 들어간 음료 ‘라테’가 ‘라떼’로 쓰인 외래어표기법 오류는 차치하더라도 우리나라 특산품 ‘인삼’을 외래어 ‘진셍(ginseng)’으로 표기하는 일은 바로잡아야 한다. 

외래어표기법은 외래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다. 보통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가 없을 때 사용한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페퍼민트’가 그에 해당한다. 하지만 ‘진셍’의 경우는 다르다. ‘인삼’이라는 우리말이 번듯하게 있는데 굳이 외래어로 적을 필요는 없다. 

특히나 인삼은 우리나라 특산품이자 수출품이다. ‘진셍’은 인삼의 국제학술 명칭으로, 과거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영문 약칭 ‘Korea Tobacco and Ginseng’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Tobacco’는 담배, ‘Ginseng’은 인삼을 이른다. 현재 KT&G는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민영화돼 공식적으로 ‘Korea Tomorrow and Global’을 의미한다.

‘진셍’에 관한 여러 설을 살펴봐도 조선의 인삼 무역 사실이 드러난다. 일본은 ‘진셍’이 일본어 발음에서 유래됐다고 주장하지만, 과거 고려인삼은 일본어로 ‘고라이 닌징’이라 불렸다. ‘고라이’는 고려, ‘닌징’은 당근을 뜻한다. 일본이 무역을 통해 조선의 고려인삼을 사들인 것이다.

그중 가장 설득력 있는 설은 1843년 세계식물학회에서 러시아 학자 칼 안톤 폰 메이어(Carl Anton von Meyer)가 고려인삼의 학명을 ‘Panax ginseng C. A Meyer’로 등록했다는 이야기다. ‘진셍’은 인삼의 중국식 옛 이름인 상삼(祥蔘)의 발음이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양은 중국에서 고려인삼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조선과 청나라와의 인삼 무역은 MBC 역사 드라마 ‘상도’(2001)에서도 등장한다. 조선 순조 때 경제 거상 임상옥이 우리나라 최초로 고려인삼 무역권을 독점해 많은 부를 얻었다는 내용이다. 당시 고려인삼은 대외무역의 중심 물품으로 국가 재정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렇듯 역사적 사실을 살펴봐도 인삼이 우리나라 특산품임은 자명하므로, 외국계 프랜차이즈 커피빈 한국 지점 차림표에 ‘진셍’ 표기는 내국인을 배려하지 않은 외래어 남용 사례다. 한국 음식 ‘김치(Kimchi)’를 일본어 발음으로 ‘기무치(Kimuchi)’라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적어도 커피빈 한국 지점에서는 ‘진셍’ 표기를 ‘인삼’으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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