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기다리던 역할...아직도 실감 안나요"
"'42번가'는 든든한 버팀목...나만의 페기 보여주고파"
앙상블 출신·탭댄스 실력자...극 중 페기 소여와 똑 닮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2023년 1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사진=뮤지컬배우 유낙원 / 문화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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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이하 '42번가')에서 코러스걸 페기 소여는 뮤지컬 '프리티 레이디'의 주인공으로 깜짝 발탁된다. 무명에서 한순간 스타로 올라서는 꿈같은 일. '42번가'에는 그런 기적을 실제로 마주하는 배우들이 여럿 탄생해왔다. 이번 시즌 그 주인공은 신예 유낙원이다.

유낙원은 지난 2018년 '42번가'에서 앙상블로 참여했다. 그리고 약 4년 만에 극 중 페기 소여가 그랬듯 주연으로 올라섰다. 간절히 바라던 역할을 마침내 거머쥔 순간, 기쁨의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한다.

"항상 기다렸던 역할이다 보니 오디션 제안 받고는 무조건 하겠다고 했죠. 살면서 제일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모든 걸 다 쏟아부었죠. 후련했어요. 떨어져도 후회 없을 정도로요. 이후에 합격 소식 받고는 펑펑 울었어요. 어벙벙하기도 했고요."

사진=뮤지컬배우 유낙원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배우 유낙원 / 문화뉴스DB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항상 (페기 소여가) 제일 하고 싶은 역할이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막상 해보니 정말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첫 공연 때 제가 긴장을 안 했다고 생각했는데 등장하자마자 과호흡을 하더라고요. 공연 후반부까지도 좀 흥분된 상태였던 것 같아요. 다행히 이주순(빌리 로러 역) 오빠가 옆에서 잘 잡아줬어요. 너무 고마웠죠."

유낙원의 무대를 보는 관객들은 그의 화려한 탭댄스 실력에 감탄하게 된다. 알고 보니 15살 때부터 탭댄스를 배워온 '찐' 실력자. 고등학교 시절 처음 '42번가'를 보고는 무대 위 탭댄스의 매력에 다시 한번 매료됐다. 해보고 싶다는 마음,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그를 가득 채웠다.

앙상블로 참여할 당시에는 마냥 웃으며 즐길 수 있었다는 유낙원. 하지만 페기 소여 역으로 무대에 서는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많은 고민을 거쳤고, 부담감에 살도 쪽쪽 빠졌다.

사진=뮤지컬배우 유낙원 / 문화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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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로 데뷔했을 때는 춤추고 노래한다는 게 마냥 재밌었어요. 근데 이번에 역할 맡고서는 완전 새로운 작품을 하는 느낌이에요. 책임감도 크고 더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도 생겨요."

"페기 소여를 옆에서 봤을 때는 연예인같았어요. 선망의 대상. 근데 막상 하니까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무대에서 빛나고 멋진 모습만 볼 때는 몰랐는데 정말 수많은 땀과 노력없이는 보여질 수 없는 역할이구나 싶었죠. 제가 원래 볼살이 엄청 통통했는데, 지금은 생각도 많이 하고 힘들기도 해서 살이 많이 빠졌어요.(웃음)"

사진=뮤지컬배우 유낙원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배우 유낙원 / 문화뉴스DB

앙상블 출신에 탭댄스 실력자. 극 중 페기 소여의 모습과 유낙원의 삶은 닮은 점이 많다. 그런 그는 페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궁금한 대목. 아직 '유낙원만의 페기'를 찾아가고 있다는 그는 '자존감'에 주목했다.

"페기 소여는 대사나 행동을 보면 자존감이 높다고 느껴져요. 그런 친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저 자체도 자존감이 떨어지면 안 돼요. 제가 자신감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페기의 에너지도 달라지는 게 느껴지거든요"

"근데 아직도 정말 부족한 게 많기에 저 스스로를 탓하는 경향이 있어요. '난 왜 못하나' 하는 생각에 많이 힘들기도 하고요. 근데 그러면 페기와 멀어지니까, 그런 차이를 최대한 두지 않으려고 해요. 페기의 자존감을 지켜주려고 노력하죠. 전 아직 저만의 페기 소여를 찾아가는 중인 것 같아요. 회차를 거듭할수록 유낙원만의 페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진=뮤지컬배우 유낙원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배우 유낙원 / 문화뉴스DB

탭댄스 시작 이후 부모님의 권유로 예고에 진학했고, 평소 노래를 좋아했기에 뮤지컬을 전공했다. 탭댄스에서 시작된 뮤지컬과의 인연이 '42번가'까지 이어졌다. 누구보다 작품에 애정이 강할 터. '42번가'를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표현한 유낙원은 뮤지컬배우로서 더 멀리 나아갈 것을 다짐했다.

"제게는 든든한 버팀목 같은 느낌이에요. 처음으로 하고 싶은 작품이 생겼던 게 '42번가'거든요. 두근거림과 설렘을 엄청 크게 느꼈어요. 페기 소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제 안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고요. 공연이 끝나더라도 그때의 두근거림과 절실함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그 감정 덕분에 앞으로 걸어갈 배우의 길을 잘 버텨나갈 수 있을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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