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칠레가 사랑하는 시인이자 '민중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파블로 네루다. 타계한 지 무려 40년이 지났음에도 그를 향한 그리움이 여전히 남아있는지, '일 포스티노'처럼 여러 작품에서 네루다는 불멸의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파블로 라라인의 '네루다'처럼 네루다의 정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뤘던 작품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파블로 라라인은 1948년 칠레 곤살레스 비델라 대통령이 공산당과의 협약을 깨뜨리고 파블로 네루다가 이를 강하게 비판해 정치적 보복을 피해 망명길에 올랐던 시기를 배경 삼아, '네루다'와 대척점으로 그를 체포하라는 임무를 받고 쫓는 비밀경찰 '오스카'라는 허구의 인물을 만들어냈다. '재키'를 통해 재클린 케네디에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모두에게 끄집어냄과 동시에 '재키'에 힘을 불어넣었듯, 파블로 라라인은 이번 '오스카'의 입을 빌려 파블로 네루다의 숨겨져 있던 그의 일화와 심리를 파헤쳐내며 실제와 허구의 경계를 허물어버렸다.

또한, 이 영화를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매우 생소한 파블로 네루다의 두 번째 부인이자, 우리가 알고 있는 파블로 네루다가 있기에 실질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델리아 델 카릴이라는 여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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