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 기자회견

▲ ⓒ 사진제공 넷플릭스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한국 영화의 거장 중 한 명으로 손꼽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플란다스의 개(2000)',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로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봉준호 감독은 2013년 8월, 해외로 진출 후 처음 제작한 '설국열차'까지 선보이며 한국영화계를 넘어 세계 영화계의 한 획을 선명하게 그었다. 그렇기에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에 대한 전 세계의 기대치는 대단히 높다.

'옥자'가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전 세계 최초로 넷플릭스와 극장을 통해 개봉한다는 점이다. DVD, 스트리밍 영상 대여 및 판매를 하는 넷플릭스는, 미국을 넘어 현재 캐나다, 멕시코, 유럽, 일본 등 해외로 확장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4년 7월에 이미 사용자 수가 5,000만 명을 돌파할 만큼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제작비 전액을 투자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고, '옥자'는 오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 사진제공 넷플릭스

'옥자' 기자회견 장소인 서울 포시즌스호텔 대연회장에서는 기자회견에 앞서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옥자' 티저 예고 영상 및 프로덕션 영상 최초로 공개하며 약간의 궁금증을 해소하기도 했다.

이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에 맞춰 서우식 프로듀서, 김태완 프로듀서, 최두호 프로듀서, 봉준호 감독,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제러미제레미 클라이너 플랜B 프로듀서, 김우택 NEW 대표가 차례대로 등장했고, 곧바로 '옥자' 기자회견이 시작되었다.

'옥자'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달라.
└ 봉준호 : '옥자'는 돼지와 하마를 합친 동물이다. 이 '옥자'를 사랑하는 소녀 '미자'가 나오며 두 캐릭터가 사랑과 모험을 다룬 영화다. 사랑 이야기에 언제나 방해하는 이가 등장하듯, '옥자'에서도 이 둘을 방해하는 세상의 복잡한 요소들이 등장하고, 이 복잡함 속에서 풍자도 반영되었다.

이번 '옥자'에 넷플릭스가 참가했는데 소감은?
└ 봉준호 : 넷플릭스 덕분에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영화를 만들다 보면, 제작 예산이나 규모가 너무 크거나, 혹은 너무나 독창적인 이야기 때문에 제작에 망설이는 이들이 많을 텐데, 넷플릭스는 이 두 가지 문제점을 모두 망설임 없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었다. 덕분에 잘 완성할 수 있었다.

▲ '옥자' 봉준호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개봉을 앞둔 '옥자'가 이번에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분 초청작으로 가게 되었는데?
└ 봉준호 : 두렵다. (웃음) 감독 입장에서는 새 영화를 소개하는 데 있어 칸만큼 영광스럽고 흥분되는 자리는 없다. 한편으론 동시에 불타는 프라이팬에 올라가는 생선 같아서 전 세계에 가장 까다로운 관객들이 모이는 칸이라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 있는 프로듀서들과 아름답게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빨리 공개돼야 여러분들과 영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넷플릭스가 이번에 '옥자' 제작에 전액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함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또 봉준호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 테드 사란도스 : 넷플릭스 역사상 놀라운 일이라 말할 수 있다. 여기 참석한 플랜B와 다른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와중, 제레미가 '옥자' 이야기를 꺼냈다. 봉준호 감독을 오래전부터 흠모해왔다. 봉준호 감독이야말로 영화계의 장인이자 대가다. 그래서 함께 일할 기회가 너무나도 욕심났고 하나의 도전이었다. 함께 일하면서 내가 꿈꾸는 기분도 들었다.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들의 재능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제작자의 일이 아닐까 싶다. (웃음)

플랜B 측은 봉준호 감독과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는지 알려달라.
└ 제레미 클라이너 : 테드가 말했듯, 봉준호 감독은 영화계에 위대한 아티스트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와 테드, 그리고 플랜B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 등이 오래전부터 봉 감독을 팬으로 흠모해왔다. 우리는 스토커 수준으로 좋아했고, 운 좋게 우리가 '옥자' 대본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놀라운 작품이었고, 재밌는 이야기와 아름다운 영상미, 풍부한 정서적으로 풍부했다. 어린이의 순수함과 어른들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다랄까. 넷플릭스와 함께 제작하고 있는 작품이 있었는데, '옥자'는 글로벌하고 위험부담이 커 파트너에게 의존해야만 했던 영화였기에 넷플릭스와 이야기할 수 있었고, 그들은 과감하게 가담했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하는 모든 제작 전반, 캐스팅, 마케팅, 배급 등 전반적으로 지원하면서 그의 비전을 최대한 뒷받침하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그와 함께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

▲ ⓒ 사진제공 넷플릭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봉준호 감독은 매우 사랑받는 것 같다.
└ 봉준호 : 영화가 잘 나와야 할 텐데 말이다. (웃음) 다들 오래전부터 서로 관심을 보였고, 서로의 작업을 꾸준히 지켜봐 왔던 것은 사실이다. 서우식 프로듀서는 '마더', 김태완 프로듀서는 '괴물' 때부터 쭉 함께 해왔고, 최두호 프로듀서는 '설국열차'에서 손발을 맞췄다. 제레미는 2007년부터 만나 그때 서로의 작품에 대해 말한 적 있고. 테드까지 포함해 제 나름대로 이 사람들로 '어벤져스 팀'을 꾸렸다. 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오히려 내가 영광이자 다행이었고, 많은 이들의 힘을 합쳐서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프로듀서 분들에게도 질문하겠다. 넷플릭스와 파트너로 일한 경험은 남달랐을 텐데?
└ 서우식 : 넷플릭스와 파트너십 맺게 된 건 우리에게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사실 미국과 한국 양국 간 시스템 차이가 있어 이견이 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잘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했던 목표 아래, 넷플릭스와 플랜B 모두 열정적으로 참여했고, 아이디어도 많이 냈다. 서로 다른 양국의 문화와 시스템이 충돌과 화합을 겪으며 더 좋은 영화가 만들 수 있었다.

김태완 : 우리가 넷플릭스 미팅을 할 수 있었던 건, 제레미 덕분이었다. 미팅을 가지면서 가졌던 인상은, 진행 과정이 깔끔했다. 제레미가 옆에서 많이 도와주었다. 미팅이 끝나고 감독님 및 여러 파트너와 인사하는 바쁜 와중에, 테드는 한 분 한 분 놓치지 않고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따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일주일 후에 계약서를 받았는데, 다른 스튜디오보다 훨씬 파격적이라 고민 없이 바로 결정할 수 있었다.

▲ ⓒ 사진제공 넷플릭스

'옥자'가 이전 작들과 달랐던 점에 대해 알려달라.
└ 최두호 : '설국열차' 때, 봉준호 감독이 전체 제작과정의 통제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으로 배급할 당시, 담당했던 와인스테인에서 문제가 발생해 최종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봉준호 감독이 '옥자'를 만든다고 하여 이전 문제를 거울삼아 철저하게 계획했다. 이번 모든 분야에서 봉준호 감독이 전권을 쥐었고, 이번에 플랜B와 넷플릭스를 만난 게 흥분되었다. 테드는 '설국열차' 팬이라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모든 걸 제공해주려고 노력했고, 봉 감독에게 전권을 쥐여주었다. 그것이 우리에게 창의적인 창작과정을 가질 수 있게 해서 고마웠다.

테드 사란도스와 김우택 대표에게 묻겠다. 관객들이 가장 궁금해 할 질문인데, 현재 '옥자'의 개봉계획은 어떠한가? 그리고 넷플릭스로 전 세계 동시 공개하는데, 국내 개봉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 테드 사란도스 : '옥자'가 넷플릭스 통해서 199개국 개봉하는데, 미국 기준으로는 6월 28일, 한국에는 6월 29일 동시개봉이다. 여러 언어자막이나 더빙으로 전 세계에서 볼 수 있고, NEW를 통해 극장에 배급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NEW와 함께 배급에 있어 혁신적인 방법을 택했다고 할 수 있겠다.

김우택 : '옥자'는 6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개봉 함께 극장 개봉도 확정 지었다. 관객들의 가장 관심사는 상영 기간일 텐데, 현재는 무제한으로 하기로 했다. 우리는 긴밀하게 협의해서 한국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영화가 상영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현재도 진행 중이에서 앞으로도 극장 쪽과 세부 협의를 할 예정이다. 알다시피 '옥자'가 칸에 진출한 만큼, 상당히 의미 있는 작품이다. 관객들이 많이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문화 生] '옥자' 봉준호 "'옥자' 제작 전권 받았다. 스필버그·스콜세지와 동급"…②로 이어집니다.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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