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 기자회견

▲ 서우식·김태완·최두호 프로듀서, 봉준호 감독,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제레미 클라이너 플랜B 프로듀서, 그리고 김우택 NEW 대표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왼쪽부터).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문화 生] '옥자' 봉준호 "칸? 프라이팬에 올라온 생선 같은 기분이야"…①에서 이어집니다.

워낙 공개된 게 없는 '옥자'였기에, '옥자'를 향한 기자들의 질문쇄도는 끝없이 이어졌다. 그만큼, '옥자'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현재 프랑스 현지에선, 극장에 상영되지 않고 스트리밍 서비스 하는 작품이 선정된 것에 대해 일부가 반발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것 때문에 칸 측에서 내년부터 초청작을 프랑스 현지 극장에 상영하는 작품에 국한해 선정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넷플릭스의 대답을 듣고 싶다.
└ 테드 사란도스 : 넷플릭스는 '옥자'가 한국 이외 전 세계에서 통할 것이라는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매번 뛰어난 작품만 초대한 역사를 가진 칸 영화제에 '옥자'를 신청했다. 배급에 무관하게 선정되었는데, 사실 배급하지 않는 영화가 칸에 초청된 사례도 많다. 칸 영화제는 예술을 위한 영화가 많으며, '옥자' 또한 예술을 향한 철학이 담겨져 있다.

사실 갑작스럽게 변화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오랜 전통을 가진 칸 영화제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우리는 '옥자'와 봉준호 감독을 초청해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 과거 다른 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도 넷플릭스는 이번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며 각종 영화제도 점차 바뀌지 않을까 생각된다.

추가적으로, 난 극장 상영을 반대하지 않는다. 나도 평소에 극장을 많이 간다. 그저 동시개봉으로 극장과 스트리밍으로 공개하고 싶을 뿐이다. 극장주 입장은 다르겠지만, 우린 결코 극장을 배제하지 않는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관람할 수 있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싶었다.

'옥자'의 국내 극장을 배급을 보며 과거 '와호장룡 2' 개봉할 때처럼 흥행보단 구색맞추기용으로 향후 극장배급을 약화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칸 논란도 그 점 때문에 발생한 것 같은데?
└ 테드 사란도스 : 글쎄, 나는 넷플릭스 때문에 극장 시스템이 와해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선택이 영화산업의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 생각해 여러 분야 사람들이 많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본다. 넷플릭스 지향점은 좋은 이야기를 찾아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게 목표이기에 앞으로 극장개봉 문제는 개인적으로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 ⓒ 사진제공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지난 해를 시작으로 한국시장을 점점 확장해가는 과정인데, '옥자' 투자도 한국시장 확장을 겨냥한 게 아닌가?
└ 테드 사란도스 : 넷플릭스의 한국시장이 좀 더 커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옥자' 투자는 순전히 좋은 작품이었고, 봉준호 감독과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옥자'가 한국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글로벌한 요소를 담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독창적인 세계관에 우리가 빠져들었지, 한국시장을 노리기 위해 투자한 건 아니다.

넷플릭스가 '옥자' 이외에도 다른 한국 제작자와 협업하고 있는데, 한국 콘텐츠에 계속 관심을 가질 생각인가?
└ 테드 사란도스 : 우리는 앞으로도 한국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굴할 것이고, 현재 2개를 준비 중인데, '좋아하면 울리는'과 '킹덤'이다. 한국에서 제작되는 것보다 더 큰 스케일로 만들고 있다. 다른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봉준호 감독에게 질문하겠다. 한국 제외한 다른 나라에선 스트리밍으로 상영하는데, 새로운 방식으로 상영하는 것을 알고 넷플릭스와 함께 되었는지?
└ 봉준호 : 어떤 방식으로 배급하는 지 다 알고 있었다. 현재 한국 이외에 미국과 영국에서도 극장 개봉 예정이다. 한국은 긍정적으로 관객들에게 폭넓게 공개하겠다고 최초에 협의하고 시작했다. 일반적인 넷플릭스 방식보단 유연하게 진행하게 되어 안심했다.

▲ ⓒ 사진제공 넷플릭스

영화의 유통과정이 중요하지만, 일단 난 제작자고 연출자다. 내 입장에선 최종 편집권 등을 가지고 어떻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사실 세계 어떤 곳에서도 전권을 감독 한 사람에게 주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스티븐 스필버그나 마틴 스콜세지 아닌 한 불가능한데, 난 행운아고 이런 전권을 준다는 데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1960년대에 만들어진 한 프랑스 영화의 내용에서 "TV가 나와서 영화가 죽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은 둘 다 공존하고 있다. 나는 이런 맥락으로 보고 칸에서 일어난 사태에 편하게 보고 있다. 스트리밍이나 극장이나 결국 공존하게 될 것이고, 어떻게 공존할 지 찾아가는 방법이 필요할 뿐이다. 칸에서 일어나는 건 작은 소동이라 우려할 부분이 아니다. 결국 잘 해결될 것이다.

제작에 대한 전권을 받았으면 그만큼 책임감도 컸을 텐데, 제작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 봉준호 : 100% 전권을 손에 쥐게 되면 자유와 함께 책임감도 커진다. 영화가 별로면 다 내 책임이고 핑계거리가 없다. (웃음) 그리고 여기 있는 모든 프로듀서들이나 넷플릭스는 내가 하기 싫어하는 걸 요구하지도 않았기에, 영화의 흉이나 단점이 보이면 100% 내 책임이다.

▲ ⓒ 사진제공 넷플릭스

구체적으로 국내 개봉 시, 스크린 몇 개관으로 상영하는지 알 수 있는지?
└ 김우택 : 아직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기엔 이르고, 공식 개봉이 되었다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다. 그 외 구체적 사항은 계속 협의 중에 있다.

한국은 아직 극장 중심으로 극장 상영을 통해서 세부적인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넷플릭스로 상영되면 희생되는 부분이 있지 않은가?
└ 봉준호 : 처음부터 '이 영화는 넷플릭스 전용이다'로 접근하지 않았고, 평소처럼 '영화를 찍는다'로 임해왔다. 즉, 큰 스크린에 상영될 것이라고 전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화 한 편을 만들 때, 그 영화의 수명을 생각해보라. 큰 스크린에서 보다가 언젠가는 TV나 IPTV, 넷플릭스 등 다른 방식으로 옮겨가게 된다.

극장에서 아름답게 볼 수 있게 만든 영화는 작은 화면으로 옮겨질 때도 아름다워야 하는 게 내 원칙이다. 우리는 크게 달라진 게 없고, 언제나 영화적 관점(영화 화면비율, 완성도 등)에 접근해 '어떻게 아름답게 나올 것인가?'에 집중해왔다.

사실 넷플릭스가 영화를 보존하고 스트리밍 서비스하는 데 훨씬 뛰어나다. 질이 떨어지게 제작한 DVD나, 기차‧비행기 등에서 영화 일부분 잘려나가거나, TV에서 상영되는 중간에 광고가 나가는 모습을 보면 가슴 아픈데, 넷플릭스는 그런게 전혀 없고, 디지털 보관소 측면에서 최고다.

[문화 生] '옥자' 봉준호 "'유니콘' 같은 '옥자', 틸타 스윈튼 공동제작으로 참여해"…③로 이어집니다.

▲ ⓒ 사진제공 넷플릭스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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