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같은 시간 다른 기억, 연극 '손'
  • 박정기
  • 승인 2017.05.2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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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창작집단 LAS의 이와이 히데토 작 이홍이 번역 한송희 번안 이기쁨 연출의 손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이와이 히데토(岩井秀人, 1974~)는 만 16세부터 20세까지 4년 동안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보낸 경험이 있다. 2003년에 극단「하이바이」를 결성. 2007년부터 청년단 연출부에 소속. 그의 작품의 특징은 실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씁쓸하지만 어딘가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는 점이다.

최근에는「어떤 여자」「남자들」「부부」 등, 평범한 삶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취재하여 집필한 작품이 관객들의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극단 외부 활동도 활발하여, 연출가, 배우,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로서 역시 활약이 주목 받고 있다. 2011년 NHK BS 드라마로 무코다 쿠니코 상을, 2012년에는 「어떤 여자」로 키시다 쿠니오 희곡상을 수상했다. 하이바이는 뛰어난 희곡을 거듭 무대에 올리며 작품의 질을 높여가는 것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1년 10월에 PAMS 참가작으로 「히키·칸쿤 토네이도」를 공연, 그 후 2015년에는「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연출:박근형, DOOSAN ART CENTER), 그리고「손」(연출:이기쁨)이 대학로에서 공연했다.

번역을 한 이홍이는 연세대 심리학과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 교환학생으로 가 일본연극을 연구한 후 서울예대 공연예술학과 석사,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박사출신이다. 현재 한일연극교류협회 전문위원이자 중앙대학교 교수다.

연출을 한 이기쁨(1984~)은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창작집단 LAS의 대표다. 연출작으로는 <정옥이> <장례의 기술> <호랑이를 부탁해!> <서울 사람들> <성은이 망국하옵니다> <운현궁 로맨스> <대한민국 난투극> 외 다수 작품을 연출한 여성연출가다.

 

원작은 일본식 가옥에서 벌어지는 연극이지만, 우리나라 집과 의상으로 바꾸고, 무대는 검은색 배경에 침상, 식탁, 문틀, 관 등의 조형물을 이동 배치해 현재에서 과거로 돌아가고,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과거로 거듭 돌아가며 연극을 펼쳐간다. 출연자들의 의상은 평상복과 상복차림으로 갈아입고 등장한다. 주인공 격인 할머니는 외할머니다. 곱상하게 늙었으나 치매를 앓고 있고, 노모의 생존 시와 사망 시에 벌이는 가족들의 모습을 그린 연극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장남과 차남, 장녀와 차녀, 그리고 사위와 친구가 등장하고, 목사와 일행이 등장한다. 장남은 자녀를 폭행을 하며 기른 것으로 설정이 되고, 장성한 자녀들은 아버지를 경원시한다. 어머니는 몇 십 년을 동거 동락했지만 이런 아버지와 헤어지기를 바란다.

노모의 죽음으로 상을 치르기 위해 가족들이 모이고, 각자의 성격과 처지가 묘사가 된다. 아들과 아버지와의 갈등이 노출이 되고, 아들들 사이에도 아버지를 대하는 모습에 차이가 난다. 평소에 어머니는 새똥을 머리에 맞고도 노모를 돌보는 일에 열중할 정도로 효성심이 강하다. 따뜻한 마음씨로 장성한 자녀들을 대한다.

자녀들의 어릴 적부터의 친구인 남자 한명이 찾아오고, 가족들은 그를 반긴다. 전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한잔 걸친 아버지는 평소에 하던 모습대로 마이크를 들고 대중가요를 열창한다. 그러면서 아버지와의 갈등이 노출된다. 장면이 과거와 현재로 반복이 되고 갈등이 격화되자 늘 상 침대에 누워 지내던 노모가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장면이 바뀌면 가족이 노모상을 치르기 위해 모이고, 목사가 등장한다. 신흥종교 목사로 설정이 되고, 자신의 교회 장을 치르도록 장례를 이끌어 간다. 대단원은 연극에 도입에서처럼 문틀에 수의를 입은 노모가 서있고, 노모의 관 앞에 모여 있는 가족 그리고 목사와 그 일행들의 장례식이 거행되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장재호가 아버지로 출연해 명연을 해 보인다. 이주희가 어머니로 출연해 남편과 대비되는 음전한 성격표현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래롬이 노모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설정과 호연으로 역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강우가 장남, 한송희와 김희연이 장녀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해 역시 호연을 보인다. 윤성원이 차남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관객의 시선을 끈다. 김하리가 차녀로 출연해 역시 호연으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끈다. 장세환이 장녀의 남편, 신창주가 차남의 친구로 출연해 역시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임현국이 목사, 이 효와 조영경이 목사 일행으로 출연해 역시 호연을 펼친다.

무대감독 신명민, 조연출 이다빈, 무대 서지영, 조명 정유석, 음악 윤지애, 음향 윤찬호, 의상 신주연 이지연, 분장 이지연, 그래픽 디자인 고동욱(EASThug), 사진 박일호(IRO), 프로듀서 정하린 등 스텝 모드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창작집단 LAS의 이와이 히데토(岩井秀人) 작, 이홍이 번역, 한송희 번안, 이기쁨 연출의 <손>을 창의력과 연출력 그리고 출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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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 pjg5134@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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