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그냥 좋아서 하는 건데요?"

 

[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2016년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부문 대상과 CGV 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 등 2관왕에 오르며 화제작이 된 영화 '델타 보이즈'(감독 고봉수)가 6월 8일 개봉한다.
공장에서 일하며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일록(백승환)'은 시카고에서 날아온 친구 '예건(이웅빈)'의 제안으로 남성 4중창 대회에 나가기로 한다. 일록이 붙인 모집 공고를 보고 온 생선가게에서 일하는 '대용(신민재)'과 노점상에서 도넛을 파는 '준세(김충길)'가 합류하면서 이름만 멋들어진 남성 사중창 그룹 '델타 보이즈'가 결성된다. 돈, 빽, 능력 하나 없이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4명의 남자는 사중창 대회 참가를 준비하면서 우여곡절 많은 젊은이의 고군분투를 리얼하고 기발하게 그려낸다.

 

연출을 맡은 고봉수 감독이 유튜브에서 발견한 '델타 리듬 보이즈'라는 미국 흑인 그룹의 '예리코의 전투(Joshua fit the battle of Jericho)' 영상으로 출발한 영화 '델타 보이즈'는 대본보다는 상황만 주어진 감독의 설정 30%만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실제로 배우들의 애드리브 90%로 진행된 만큼 영화 속 캐릭터가 더 실감 난다. 영화 제작은 250만 원의 제작비, 9회차 10일 촬영 후 5일 동안의 편집으로 보름 만에 저예산으로 완성되었다. 심사위원과 관객들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고 영화제에서 가장 재미있는 영화로 평가받은 것은 '델타 보이즈' 속 인물들이 꿈꾸고 노래하는 모습과 닮았다. 영화도 꿈도 돈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다.

 
 

'우주 대스타'가 되기 위해 꿈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지만, 그들은 "정신 좀 차려라", "좀만 있으면 40이야" 등 차가운 주변의 반응과 독설로 꿈과 열정을 상실당한다. 주식은 라면에 옥탑방에 살며 핸드폰에 녹음한 걸 가지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원에서 연습하는 그들. 잘하지 못해도 된다. 조금 뒤처지면 어떠한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만큼 행복한 삶이 어디 있을까? 화려한 블록버스터와는 전혀 다른 장르와 분위기이지만 그들의 대책 없이 시작된 꿈의 실천은 현실에 치여 살아가다 꿈을 잃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안겨준다. 상영시간 120분. 15세 관람가.

 

pinkcat@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