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오는 1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베틀린 루세브의 스페인 교향곡'을 개최한다.

서울시향 악장이자 독주자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스베틀린 루세브가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을 협연하며, 독일 출신의 실력파 지휘자 콘스탄틴 트링크스는 독일 낭만주의 작품인 슈만의 교향곡 2번과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전주곡을 지휘한다.

서울시향의 바그너 '발퀴레' 콘서트 버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지휘자 콘스탄틴 트링크스가 3주 만에 서울시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콘스탄틴 트링크스는 지난 5월 20일 열린 '서울시향의 바그너 II '발퀴레'' 공연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지휘대에 오르지 못하자 대신 지휘봉을 잡았다. 부담스러울 수 있는 무대임에도 트링크스는 짧은 시간 안에 서울시향과 뛰어난 호흡을 선보이며 단단하고 안정적인 앙상블을 만들어 냈다. 완성도 높은 무대로 청중으로부터 환호를 끌어낸 그를 다시 만날 기회다.

▲ (왼쪽부터) 콘스탄틴 트링크스, 스베틀린 루세브
이번 공연에서 그는 슈만의 교향곡 2번을 지휘한다. 슈만의 교향곡 2번은 자주 연주되지 않는 작품이지만, 점차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슈만이 신경쇠약에 걸린 후 회복되는 과정에서 쓰인 이 작품은 슈만의 삶과 공명하듯이 어두운 시절을 딛고 광명으로 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불안하고 강박적인 리듬의 1악장, 흥미진진한 스케르초의 2악장, 아다지오의 어둠이 드리워진 3악장, 그리고 슈베르트의 '그레이트'를 연상시키는 듯한 행진곡으로 찬란하게 종결하는 피날레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쉽게 한눈에 전곡의 매력이 파악되는 작품은 아니지만, 전곡에 드리워진 짙은 서정성은 이 곡의 매력에 등을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전주곡은 중세 독일의 민중 음유시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희가극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의 개막에 앞서 연주되는 곡으로, 오케스트라가 당당하게 연주하는 '마이스터징어의 동기'로 시작해 이후엔 오페라의 주요 동기들이 차례대로 펼쳐진다. 바그너를 연주하기 위해 지휘자가 됐다는 콘스탄틴 트링크스의 진가를 알아볼 기회가 될 것이다.

스베틀린 루세브와 함께하는 협연 프로그램, 에두아르 랄로의 대표작 '스페인 교향곡'은 제목과 달리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1875년 파리에서 초연된 이 곡은 오페라 '카르멘' 등 스페인 소재 음악의 붐을 일으킨 도화선이 됐고,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에도 영감을 준 작품이다.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사테를 염두에 두고 썼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최고의 역량을 요구하는 어려운 곡이며, 스페인 특유의 정열이 녹아있다. 탁월한 음악성과 시대에 편향되지 않는 해석력을 지닌 스베틀린 루세브가 또 한 번 훌륭한 공연을 선사할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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