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순'의 이수경 배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 [비포선라이즈] '용순' 이수경 "첫 주연작품, 일부러 생각하지 않아요" ① 에서 이어집니다.

작품에서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데, 어느 하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나?
ㄴ '용순'처럼 격렬하게 해 본 적은 없지만, 연기는 그랬던 것 같다. 내 꿈을 연기로 정하지는 않았었다. 연기하면서, 내가 커서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부욕이 없는 편이었는데, 욕심을 많이 부려서 한 번 더 해보려고 했다.

연기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ㄴ 아빠가 연기 학원을 가보라고 해서 갔었다. 나는 숫기가 없고, 남한테 서보는 것이 힘든 성격이라서 싫다고 했다. 억지로 가라고 해서 간 상황이었다. 한 달을 가봤다. 대사도 못 하는 바람에 한 자리에 그대로 서서, 다른 사람이 점심을 먹지도 못하는 상황도 있었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던져본 적이 있다. 던지고 나니 시원했는데, 벽을 하나 깬 느낌이었다.

'용순' 오디션 분위기는 어땠나?
ㄴ 모든 분이 조용했다. 감독님도 조용했는데, PD님이 사교적이어서 PD님이랑 이야기한 적은 있다. (웃음)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는 들어본 적이 있는가?) "감독님, 저를 왜 뽑으신 거예요"라고 물어보니, 사투리를 잘한다고 했다. 감독님과 나랑 성격이 비슷한 것도 있었다. "소심하지만, 대답은 잘할 것 같아서 뽑아주셨냐"고 물었더니, "맞다"라고 했다. (웃음)

작품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로하는 듯한 내용이 두어 번 등장한다.
ㄴ 사실 나보다 한 살 어린 친구들이 그래서 마음이 안 좋았다. 또 옆 동네에 사는 친구들이어서, 수업을 받을 당시 분위기도 너무나 좋지 않았다. 친구들도 많이 울었다. 촬영할 때도 세월호 이야기에 대해 말을 하지 않았다. 그 장면과 상징에 대해 아무도 쉽게 꺼낼 수 없었다. 얼마 전 언론 시사회 당시 감독님의 이야기가 기사로 나와서 이게 안 좋게 나올까 봐 조심스러웠다. 세월호 참사 위로는 홍보의 수단을 위해서 넣지 않았다. 그저 한 번 더, 그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넣었을 뿐이다.

 

동명이인 배우가 있어서 이름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가?
ㄴ 물론 있었다. 하지만 이름을 바꿔야 할 정도로 이름이 안 좋은 것은 아니었다. 데뷔하고 나니, 혼란스러워하실 분도 계실 것 같아서 바꿀걸 했나 싶었다. 하지만 이미 늦은 것 같아서, 계속 쓰게 됐다.

최근 개봉한 '특별시민'에서 최민식 배우의 딸 연기를 소화했다. 기분이 어땠나?
ㄴ '특별시민' 오디션을 보러 갈 때, 선배님이 안에 계신다고 해서 놀랐다. 내가 '애기' 때부터 정상에 계시던 분이니, 연기하면서도 선배님이 멀게만 느껴졌다. 선배님을 처음 뵀을 때, 되게 편하게 해주셨다. 긴장할까 봐 오디션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촬영 회차가 많지는 않았는데, 촬영 중에도 내가 주연이 아닌데도 과분할 정도로 선배님이 많이 챙겨주셨다. '침묵'도 선배님이 오디션을 보고 있다고 말해주셨는데, 그 오디션에 붙어서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번갈아 출연하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ㄴ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구분 짓는 것은 아니다. 단편영화, 장편영화든 재미가 있으면 회사에서 먼저 보내주신다. 해보고 싶은데 어떠냐고 하면, 회사에서 다 시켜주시고 동의해 주신다. '용순'을 할 때도 그랬다. 아무래도 다른 작품에서는 나보다 유명하시고, 경력이 많으신 분도 많다. 그분들 옆에 잘 있어야 하고, 내가 피해만 안 끼치고 하면 되는 책임감 부분에서는 덜 한 느낌이다. 하지만 '용순'은 찍을 때 못 느낀 부분에서, 개봉 시기가 다가오면서 책임감을 더 느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나?
ㄴ 사실 내가 작품을 정하는 입장은 아니고, 선택받는 입장이다. '용순'도 해봤고, '특별시민', '침묵'도 해봤는데, 좀 더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

'차이나타운', '굿바이 싱글', '용순'까지 여성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다.
ㄴ 생각을 해보니 여성이 주가 된 작품이 많았다. 좋은데, 한편으로 무언가 이런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자체가 슬프기도 했다.

▲ 영화 '차이나타운'의 한 장면

'차이나타운'에서는 센 캐릭터를 맡았고, '용순'에서는 귀여운 캐릭터를 모두 연기했다.
ㄴ 둘 다 재밌었다. 센 캐릭터는 기본 정서 같은 게 있지만, 이해를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차이나타운'에 나오는 '쏭'은 내가 절대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색다른 것이 있었다. '용순'은 친근감이 있었는데, 얼마 전까지의 내 모습일 수도 있었다.

'호구의 사랑'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점이 있다면?
ㄴ 드라마를 하면서 촬영 전에는 완벽하게 내가 표정과 동선만 생각하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불가능했다. 처음엔 그렇게 하더라도, 나중엔 시간이 없어서 충동적으로 연기한 것이 도움이 됐다.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 것 같아 도움이 많이 됐다. 아무래도 리듬감이 달랐다. 드라마는 쉴 새 없이 가는데, 영화는 '용순'도 쉴 새 없이 달렸지만, 좀 더 여유가 있는 작업이었다. (그런 연기방식이 드라마에 도움이 됐나?) 도움이 됐지만, 준비를 더 많이 한 편이다. 연기를 하다 보니 그런 점이 조금씩 조절이 됐다.

친하게 지내는 또래 배우가 있나?
ㄴ 친하다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웃음) 나는 친하다고 생각하는데, '특별시민'에 나오는 심은경 언니가 만난 장면도 없지만, 많이 챙겨주셨다. '용순'도 VIP 시사회 때 보러오신다고 했는데, 스케줄 상으로 못 오셔서 안타까워했다.

그러면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면?
ㄴ 예전부터 이성민 선배님 개인적인 팬이었다. 선배님 공연도 보러 간 적이 있다. 선배님 사인도 받고 그랬다. (웃음) '굿바이 싱글'에서는 같이 연기할 기회가 없었는데, 같은 소속사 선배님이 됐으니 다른 작품에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연극 무대에 출연하고 싶은 생각이 있나?
ㄴ 공연 생각은 있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있다. 정말 라이브로 하는 것이라, 다 보여드려야 하니 잘못할까 봐 두려운 것은 있다. 좀 더 내공이라는 게 쌓이면 도전해보고 싶다. (예능 출연은 어떤가?) 내가 말을 잘 못 하는 단답형 스타일이라, 그것은 사실 자신이 없다. (웃음)

배우 이수경만의 강점은?
ㄴ 강점은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생각하는 시간이 많은 것이 장점이라 생각한다. 매력은 느끼는 대로 연기하려고 한다. (집에서는 주로 무엇을 하나?) 자세는 항상 누워있다. 누워서 무언가를 보고, 자거나 둘 중에 하나다. (웃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ㄴ 끝도 없이, 수도 없이 생각한다.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어서, '좋은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관객들이 '용순'을 어떻게 봐줬으면 좋겠나?
ㄴ 자극적일 수 있는 것을 따뜻하게 풀어내는 작품이다. 악역도 없고, 소모적으로 이용되는 캐릭터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따뜻한 작품이라고 보는데, 부담 없이 보시면 후회가 없으실 거로 생각한다.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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