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재, 무대의 기억 2016.10.18, 2016, 162piece, oil on canvas, 45.5x53.0cm ⓒ 챕터투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챕터투(Chapter II)가 배윤환, 신용재 작가의 이인전 '듀얼 내러티브 : 지평선 위에 서서'를 7월 15일까지 개최한다.

지평선은 상징적으로 현상계(Phenomenon)의 기준점 구실을 한다. 지평선은 미지의 세계에 다가가는 인간이 기댈 수 있는 정보의 원천이자, 어원의 시초인 그리스어 horizein이 나타내듯 개입할 수 없는 대상인 '하늘'의 하한선인 일종의 한계점으로 인식됐다. 지평선의 하부인 지상(地上)은 사전적 의미 외에 인간의 행동반경이자 문명의 물적 토대가 되는 공간이고, 인류의 역사, 철학, 윤리, 사회 규범, 의식주 등을 모두 망라하는 세계(世界)이자 현상계의 근원이다.

배윤환의 드로잉 연작은 작가의 상상 속에서 뛰쳐나온 각양각색의 생명체들과 다양한 군상들이 지상에서 벌이는 세상만사를 질펀하게 늘어놓는다. '캔디드 포토그라피(Candid Photography)'의 형태를 빌어 같은 크기로 그려진 수십장의 이미지들은 사회적 규칙과 관계와 위계, 욕망, 향락, 조리와 부조리에 던져진 주체들이 벌이는 천태만상을 그려내고 있는데, 하단에 거칠게 달려진 부제와 결합하여 정확한 시공간과 상황적 묘사가 결여된 모호한 장면을 보여준다.

신용재의 '무대의 기억 시리즈'는 배윤환의 드로잉 연작과 대척점에 위치한, 다시 말해 지평선의 상부이자 개입 불가능한 자연적 대상인 '하늘'의 외형적 특징을 포착하여 묘사한 일련의 기록화이다. 인간 세계와 유리되어 존재하는 대상에 대해 작가는 타자화 관점에서의 배타적 입장에 머무르지 않고, 하늘 풍경이라는 순수 회화적 도상의 근저에 그날그날의 자신의 일상과 감정, 태도 등을 차곡차곡 쌓아 작가의 상념에서만 존재하는 비시각적인 층위를 형성했다.

▲ 배윤환, 그 갑옷이 마음에 든다, 2012, ink, pen on engraving paper,35×25cm ⓒ 챕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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