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성열 작가

[문화뉴스 MHN 정성열 아띠에터]

시대를 초월한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셰익스피어식 사랑과 연애, 이를 둘러싼 떠들썩한 핑크빛 소동을 현대적으로 그려낸 '헛소동'이 7월 재개봉합니다.

사회,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시대에서 영화 '헛소동' 속에 충실히 담긴 원작 희곡의 촌철살인 대사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16세기의 셰익스피어가 현대인의 고민을 예언이라도 한 듯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인류 최대의 축복이자 고민이기도 한 '사랑과 연애'라는 문제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영화뿐 아니라 다른 예술을 통해 셀 수 없이 변주되어 온 다소 진부한 주제이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의 이야기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것은, 특유의 폐부를 찌르는 언어유희 때문일 것입니다. '헛소동'에서 사랑이 우스운 여자 '베아트리스'는 무조건 결혼을 종용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며 이처럼 대꾸합니다. "젊지 않은 남자는 제 마음에 안 차고, 어린 남자들은 저한테 안 오겠죠! 하나님이 새로운 인간을 만드시기 전에는 결혼을 불가능해요!"

또,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베네딕'은 어떠한할까요? 그는 첫눈에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겠다고 호들갑을 떠는 동료에게 일침을 가합니다. "이럴 수가, 예순 살의 독신남은 진정 불가능한 거야? 자네까지 자진해서 결혼이라는 멍에를 메고 휴일을 포기하겠다고?" 현재 한국의 TV 드라마에서 흘러나온다고 해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은 이 명대사들은 사랑과 연애, 그리고 결혼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이른 통찰에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지는 것이 사랑이 아니던가? 믿지 않는 자에게 더 가혹한 사랑의 형벌(?)을 내리는 '헛소동' 속 셰익스피어의 이야기 구조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제어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수수께끼가 있으므로 우리의 유한한 인생이 더욱 찬란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듯합니다.

비혼이 대세인 시대에 "제일 마음 편하게 인생을 즐기는 길은 독신으로 사는 거죠"라는 대사로 통렬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헛소동'의 유명한 명대사 "제 어떤 결점 때문에 저를 사랑하게 된 거죠?"로 세상의 어떤 감정보다도 강렬하지만, 한없이 연약하기도 한 '사랑'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셰익스피어의 마법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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