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Fan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후 파이팅 포즈를 지었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이거 판타지 아냐?"라는 외침이다. 판타지는 공포와 엽기뿐만 아니라 SF, 서스펜스, 액션을 포함해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선 경험할 수 없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판타지 장르의 영화를 19년째 고집해 상영하는 영화제가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가 그 주인공이다. BiFan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갖춘 다양한 국가의 대표적인 장르영화들에 집중한 프로그래밍으로 판타스틱 영화제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7월 16일부터 26일까지 11일간 부천 일대에서 제19회 BiFan이 열린다.

올해 BiFan은 이러한 장르영화의 프로그래밍에 집중해 한국 인디장르 영화의 허브로 역할을 공표한다. 또한,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네트워크(이하 NAFF)가 제작 지원해 완성된 작품들을 소개하는 'BiFan 디스커버리즈' 섹션 신설이 이뤄진다. 16일 오전 제19회 BiFan을 알리기 위한 공식 기자회견이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엔 김영빈 집행위원장, 강성규 수석 프로그래머, 유지선 프로그래머, 이상호 프로그래머, 남종석 전문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주요 상영작 발표 및 특징 소개, 홍보대사 위촉식, 질의응답 등이 진행됐다.

김영빈 집행위원장은 "BiFan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세계 45개국에서 엄선 출판된 235편(장편 145편, 단편 90편)이 영화로 행복한 도시, 장르 영화 세계의 중심인 부천이 될 것이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특히 올해 개봉 영화 중 64편은 월드 프리미어로 전 세계 최초 개봉된다. 이는 역대 신기록이다. 최고의 영화는 저희의 약속이며, 실천 의지다"라고 덧붙였다.

   
▲ 김영빈 집행위원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번 BiFan에선 대륙별 특색있는 장르 영화들이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올해 아시아 프로그래밍의 특징으론 장르영화산업의 고른 성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을 다양하게 선정했다. 이미 그 뚜렷한 성장세를 세계영화시장에서 결과로 입증해내고 있는 중화권, 양적 질적인 면에서 안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 그리고 아시아 장르영화의 메카로 자리를 굳힌 한국 작품들로 구성된다. 더불어 장르영화가 이끌어낼 수 있는 작가적 역량과 상업적 성과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작들도 새로운 발견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중 한·중·일 기획전을 주목할 수 있다. 한국 인디장르영화의 새롭고 산업적 활로와 그 경향을 탐색하는 '공습경보: 코리안 인디 장르', 버추얼 리얼리티의 영역으로 빠르게 진화 중인 한국영화아카데미의 'KAFA+ Next D'를 통해 도전과 과제 그리고 미래를 조명하다. 여기에 장르 영화계의 두 거장인, '피의 패러독스'의 작가 소노 시온과 홍콩 느와르 영화의 르네상스와 현재를 관통 중인 '임달화 기획전'이 마련된다.

올해 아메리카와 유럽의 영화는 '프리미엄 장르 영화 쇼케이스'라는 모토에 어울리게 다양한 장르 영화들을 소개한다. 좀비물이 강세를 보인 지난해와 다르게 좀비물을 포함해 크리쳐, SF, 스릴러 등의 장르 영화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SF와 B급 상상력의 시너지효과를 보이는 '터보 키드', 이탈리아의 전통적 지알로 장르를 현대적으로 변주한 '쉐도우 하우스' 노르딕 스타일의 케이퍼 무비 '마스터 플랜' 등을 통해 이제껏 접하기 어려운 북미, 중남미, 유럽 각국의 장르영화들의 종합선물세트를 만끽할 수 있다. 또한, '멕시코 장르영화 필름 쇼케이스'가 열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등 전 세계 박스오피스와 영화제를 휩쓴 멕시코 출신 감독들의 장르 영화들이 공개된다.

또한, 2008년 장르영화의 제작 활성화를 위한 영화프로그램으로 출발한 NAFF가 올해는 12개국 21편의 잇 프로젝트 선정 작품과 5편의 중국 프로젝트 스포트라이트 선정 작품을 선보인다. 환상영화학교의 아시아 필름 메이커스 랩은 아시아 전역에서 모인 신진 영화인들과 전 세계 영화산업을 이끌고 있는 굵직한 경력의 강사진들이 함께한다. 또한,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NAFF 포럼에선 장르영화산업의 발전적 미래를 전망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올해 BiFan의 개막작은 앙투완 바르두-자퀘트 감독의 '문워커스'가 선정됐다. NASA의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이 연출이었다는 가정 아래에 진행되는 픽션물로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론 위즐리'를 연기한 루퍼트 그린트가 주연을 맡았다. 강성규 수석 프로그래머는 "SF, 액션, 코미디, 서스펜스, 에로까지 모든 장르를 맡은 BiFan이 담당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폐막작은 '퇴마: 무녀굴'로 영화 '이웃사람'으로 공포영화 같은 스릴러를 만들었다는 평을 받은 김휘 감독의 작품이 선정됐다. 김성균이 퇴마사로 변신한 가운데, 강성규 수석 프로그래머는 "판타스틱 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정통 공포영화라는 점과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플롯, 현대적으로 감각적인 연출을 한 인상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강성규 수석 프로그래머는 질의응답을 통해 몇몇 작품에 대한 선택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김혜수, 김고은의 연기로 화제를 모은 최근 개봉 작품 '차이나타운'이 들어간 것에 대해 "부천 초이스 경쟁 부문은 어떠한 프리미어의 기준이 가장 덜 적용되는 섹션이다. 최근 한국영화 중 가장 장르적인 영화를 뽑았다. 특히 한준희 감독은 BiFan 직원까지 했던 부천 키드인 배경도 있어서 충분한 사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 (왼쪽부터) 남종석 전문위원, 강성규 수석 프로그래머, 김영빈 집행위원장, 유지선 프로그래머, 이상호 프로그래머가 BiFan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18일 개봉을 앞둔 유준상 주연의 '성난 화가'가 전 세계 최초 상영이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개봉하는 영화와 다르게 '더 마스터즈' 섹션에서 공개되는 버전은 감독판이다.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작품이기 때문에, 개봉되지 못했던 걸로 알고 있다. 제작사 쪽에 양해를 구했고, 서로 논의된 후에 월드 프리미어로 무삭제 버전을 상영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지난해 5월 개봉한 류승완, 한지승, 김태용 감독의 '신촌좀비만화'는 한국영화아카데미의 3D 영화 제작교육 프로그램인 'KAFA+ NEXT' 6기 작품으로 제작된 의미 있는 작품이어서 특별전 'KAFA+ Next D'에 포함됐다. 여기에 '임달화 기획전'의 '천공의 눈'은 회고전이기 때문에 본인이 선정하고 싶었던 영화였고, 그 첫 번째여서 포함을 하게 됐다고 강성규 수석 프로그래머는 작품의 상영 이유를 밝혔다.

이번 행사의 마지막으로 BiFan 홍보대사 위촉식이 진행됐다. 올해 BiFan 홍보대사는 배우 오연서와 권율이 선정됐다. 오연서는 "홍보대사로 임명해줘서 감사하다. 앞으로 힘 닿는 데까지 열심히 홍보하겠다. 좋은 영화 재밌는 영화 많은 것 같다. 같이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권율은 "평소에 독립영화와 장르영화를 좋아한다. 단편 독립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독특한 장르의 영화를 소개하는 BiFan 홍보대사에 임명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한, 이번 영화제엔 제가 출연한 '자각몽'이 특별전을 통해 소개된다. 그래서 의미 있는 홍보대사가 될 것 같다. 영화제를 많이 알리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올해 BiFan은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메르스 때문에 영화제 진행에 차질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부닥쳤다. 김영빈 집행위원장은 "대회 사정이 만만치 않다. 저희 영화제의 조직위원회 의지로 할 수 없는 외부 환경이다. 재난관리본부에서 25일쯤 입장이 있을 거라고 한다. 이에 따라 개최의 규모와 형식을 실망스럽지 않게 펼쳐내리 한다. 국제 행사이기 때문에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1년 농사를 준비한 것이 공허하게 무산되지 않도록 절충점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 권율(왼쪽), 오연서(가운데)가 BiFan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사랑, 환상, 모험'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제19회 BiFan은 오는 7월 16일 오후 7시 부천체육관에서 개막식을 하는 가운데,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 한국만화박물관, CGV 소풍, CGV 부천, 롯데시네마 부천 등에서 상영된다. 폐막식은 7월 24일 오후 7시 부천체육관에서 진행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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