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딩크 감독 이후 이어진 대표팀 감독 잔혹사 ⓒ 문화뉴스 박문수 '임시 사령탑 제외'

[문화뉴스 MHN 박문수 기자] 독이 든 성배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 놓는다.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로 볼 수 있다.

대한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15일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기술위원회 회의를 통해 슈틸리케 감독 경질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상호 합의하에 따른 결정이지만, 사실상 불명예 퇴진에 가깝다.

2014년 9월 슈틸리케 감독은 홍명보 감독 후임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했다. 7년 만의 외국인 감독이다. 부임 초기만 하더라도, 갓틸리케라는 애칭을 얻으며 팬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성적 부진으로 위태로운 행보를 이어갔고, 결국 상호 합의하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후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이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지만,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없었다.

대표팀 감독 잔혹사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감독 체제 이후 뚜렷한 성과가 없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원정 첫 16강 진출을 이끈 허정무 감독만이 유일하게 명예롭게 퇴장했다고 볼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의 후임으로는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었던 쿠엘류가 선임됐지만, 성과가 좋지 못했다. 오만전 패배에 이어 몰디브전 무승부로 쿠엘류 감독은 1년 2개월 만의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본프레레는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었지만, 내용이 좋지 못했다. 뒤를 이어 네덜란드 대표팀 전 사령탑이자 현 사령탑인 아드보카트가 지휘봉을 잡아 2006 독일 월드컵에 나섰다. 대회 당시 대표팀은 월드컵 원정 첫 승을 거뒀지만 16강 진출에 실패. 계약 기간 만료를 이유로 아드보카트 감독과 작별했다.

이후 히딩크 감독 그리고 아드보카트 감독의 코치로 활약하며 우리와 연을 맺었던 베어벡이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베어벡 후임으로는 허정무 감독이 다시금 부임했고, 남아공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끌었다. 이 때만 해도 좋았다. 

허정무 감독 이후 부임한 조광래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은 레바논전 패배로 감독직에서 경질됐고, 소방수로 최강희 감독이 투입됐지만, 시한부 감독을 자처한 탓에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에도 감독직을 내려 놓았다. 

홍명보 감독이 새롭게 사령탑으로 부임했지만, 브라질 월드컵 본선 참패로 물러났고, 2014년 9월부터 6월까지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이끌었다.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슈틸리케 감독은 39경기에서 27승 5무 7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69%이며 69골을 넣었고 24골을 내줬다.

수치만 봤을 때는 무난한 기록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강호 스페인전에서는 1-6으로 대패했고, 아시아 최강으로 불렸던 대표팀의 월드컵 예선 성적 역시 기대 이하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색깔도 없다. 공격진은 무디고, 수비진은 너무나도 허술하다.

이대로라면 1986년 월드컵 본선행 이후 이어진 월드컵 본선 연속 진출 기록 역시 깨질 위기에 처했다. 여러모로 최악의 상황. 최종예선에서의 부진이 특히 뼈아프다. 특히 중국, 카타르 원정 패배로 신뢰를 잃었고, 결국 슈틸리케 감독으 사령탑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문화뉴스 박문수 기자 pmsuzuki@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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