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림(왼쪽)과 나문희(오른쪽)가 '잘자요, 엄마'의 엄마를 다시 연기하게 됐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이 이야기는 굉장히 극단적이다. 엄마 앞에서 내가 자살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실제로 자살을 한다. 하지만 공연장에 오면 모녀가 굉장히 많이 와서 본다. 극단적인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 조재현 수현재컴퍼니 대표

모녀의 진솔한 마지막 인사를 담은 연극 '잘자요, 엄마'가 7월에 돌아온다. 1983년 미국에서 퓰리처상을 받았고, 당시 영화 '미저리'로 유명한 케시 베이츠가 출연해 찬사를 받기도 한 작품이다. 국내엔 1987년 김용림과 윤석화가 출연해 초연된 후 엄마 역엔 나문희, 손숙, 윤소정, 예수정, 딸 역엔 연운경, 정경순, 서주희, 오지혜, 황정민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에 의해 재탄생됐다.

2008년 연극열전 시리즈 이후 7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려지는 수현재컴퍼니의 이번 공연은 역대 엄마 '델마' 역의 출연진이 캐스팅됐다. 1987년 초연 여주인공으로, 다양한 드라마에서 근엄하고 강인한 어머니로 매력을 보인 김용림. 2008년 연극열전 시리즈에 출연해 티켓 파워를 입증시키며 소녀 같은 매력의 어머니를 연상시킨 나문희가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 연극 '억울한여자', '미스프랑스' 등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펼친 이지하와 히서연극상 올해의 연극인상을 받으며 빛을 발한 염혜란이 자신의 인생을 덤덤하게 선택하는 딸인 '제시'를 연기한다. '잘자요, 엄마'는 예상치 못한 딸의 선택을 받아들이는 엄마와 자신의 삶에 처음으로 확실한 선택을 하는 딸을 통해,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삶과 소통이라는 인간의 본질을 파고들게 하는 작품이다.

7월 3일 대학로 아트윈씨어터 1관에서 막을 올리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18일 오후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엔 조재현 수현재컴퍼니 대표, 문삼화 연출을 비롯해 배우 김용림, 나문희, 이지하, 염혜란이 참석했다.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어떤 연기를 준비 중인지 지금부터 확인한다.

   
▲ (왼쪽부터) 조재현 대표, 이지하, 김용림, 나문희, 염혜란, 문삼화 연출이 '잘자요 엄마'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작품을 연기하게 된 소감을 말해달라.
ㄴ 김용림 : 무대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지금 설렌다. 연극을 한 지 10년이 넘었다. 그러다 보니 용기도 생기지 않았다. TV 드라마를 계속하다 보니 무대에 서기가 어려웠었다. 언젠가는 더 늙기 전에 연극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하게 됐다. 1987년 초연을 호암아트홀에서 했는데, 그랬기 때문에 이 작품을 해야 할 욕심이 생겼다. 더욱더 해야겠다는 이유는 조재현 씨가 저보단 후배인데, 저한테 2008년 '잘자요, 엄마' 섭외를 했을 때였다. TV 드라마 일이 너무 많아서 못한다고 말을 했는데, "언제까지 TV만 하실 겁니까"라는 답변을 듣게 됐다. 너무나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이상했다. '후배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 노릇을 하려면 연극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무대에 설 결심을 했다.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나문희 : 요새 하도 세상이 뒤숭숭해서, 집에서 TV를 보면 뒤숭숭하다. 여기 와서 연습하면 몰입하면 다 잊어버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 같은 엄마를 맡은 김용림 씨는 동료이지만, 만날 저한텐 라이벌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방송도 열심히 보게 되는 좋은 친구다. 이번에 같이 엄마를 맡아서, 각자 자기 자리에서 좋은 대결을 할 것 같다. (웃음) 공연할 때까지 모두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공연하는 자리가 순탄하게 막을 잘 올렸으면 한다. 열심히 하면 하늘에서도 도와줄 것이라 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염혜란 : 이 작품은 처음이 많은 작품이다. 이런 선생님들과 하는 것도 처음이고, 아기를 낳고도 처음 하는 작품이다. 연극판에선 여자 배우는 아기를 낳으면 연기가 는다는 속설이 있다. 그걸 기대하고 있다. (웃음) 지금까지 창작극 위주로만 많이 해서 캐릭터에 접근하기 쉬웠는데, 이번엔 번역극이어서 접근하기 좀 어려운 면도 있다. 그래서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고,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이지하 : 혜란이와 더블 캐스팅이니까 같이 연습하면서 상대 연기를 볼 때가 있다. 그때 "네가 연기하는 것을 보기만 해도 가슴 위로 10톤짜리 트럭이 지나가는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만큼 작품의 무게감과 압박감이 있는 것 같다. 연습을 통해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자 선생님과 함께하는 2인극은 처음이다. 선생님이 대사하면서 표정이 자연스럽게 잡히는 것만 봐도 그대로 제가 감정을 받을 수 있는 묘한 경험을 하고 있다. 선생님의 힘을 더 받아서 그 상태가 나빠지도록 노력하겠다. (웃음)

2008년 공연 당시와 지금은 어떤 차이점이 있나?
ㄴ 나문희 : 그때보단 나이를 조금 더 먹어서 이 엄마는 저보단 조금 젊은 것 같다. 이상하게 이번엔 더 잘될 것 같고, 느낌도 좋다. 딸의 소리가 잘 들린다. 이번에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본다. 둘이 연기할 때도 상대방의 소리가 잘 안 들릴 때가 있다. 아직 공연이 2주일 정도 남았는데, 지금은 연습이 미숙하다. 연습이 끝나면 작품에서 요구하는 소리는 잘 들릴 것 같다.

소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ㄴ 나문희 : 우리가 살다 보면, 각자 자식에게 고민이 있고 엄마도 살기 힘들 때가 있다. 작품 속의 딸도 자기 병이 치유되면 자살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 가슴이 아팠다. 지금 정상적인 사람들도 세상을 살기 쉽지가 않다. 정상적이거나 어떤 장애를 가진 분이 같이 와서 울고 웃고 실컷 풀고 극장을 나가시면 세상을 사는데 용기가 날 것 같다.

   
▲ (왼쪽부터) 이지하, 김용림, 나문희, 염혜란이 '잘자요, 엄마'에 출연한다.

TV에서 보여준 어머니 연기가 먼저 떠올려진다.
ㄴ 김용림 : 이 기회에 여러분께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화면에선 만날 한복 입고, 근엄한 엄마로만 있지만 여기 엄마는 작품 자체가 한국 작품이 아니고 서양 작품이기 때문에 생활 전체와 분위기가 다르다. 1987년에 했을 땐 나이도 어린 40대였기 때문에 감정이 열심히 했다고 했지만, 와 닿는 것이 별로 없었다. 이번엔 나이를 들고 보니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가슴 절절하면서 다른 느낌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족 소재 연극을 많이 만들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ㄴ 조재현 : 가족 연극이라고 국한하긴 그렇다. 이 공연장을 지은 것도 그렇지만, 연극이 너무 20대 초반의 감각에 맞춰진 것만 이뤄지고 있고 제작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 잘 만든 작품이 올라가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대학로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작품을 찾다 보니 가족이 주축을 이루는 작품들이 많았다. 이 작품은 잘 쓰인 연극이고, 연기를 잘하지 못하면 1시간 30분 동안 힘든 시간이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연기자들에게 기대하는 점이 크다. 앞으로 다양한 연극과 잘 만들어진 연극을 위해 일할 것이다.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된 과정을 말해달라.
ㄴ 조재현 : 나문희 선생님은 저와 영화나 TV 작품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연락을 드리면서, 나문희 선생님이 뭐 하시나 검색을 해보니 굉장히 바쁘셨다. 그래서 이 바쁜 시기를 넘어서 전화를 해야겠다는 잔머리를 굴렸다. 또한, 사람들의 심리상 작품을 막 끝나고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보름 정도 지나면 다시 연기하고 싶어지는 타이밍에 전화를 드려서 섭외하게 됐다. 김용림 선생님도 전에 섭외했다가 퇴짜를 맞은 기억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이번에 연락을 드렸다.

김용림 : 그때 가슴을 찌르는 말을 했기 때문에, 그 말을 오래 간직했었다.

   
▲ 조재현(가운데)은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에게 김용림(왼쪽)과 나문희(오른쪽)의 캐스팅 비화를 설명했다.

이 작품을 다시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ㄴ 김용림 : 우리가 살아가는데 부녀, 모녀 등 다양한 가족 관계가 있지만, 딸과 엄마가 살아가면서 참 친할 것 같으면서도 잘 싸운다. 딸은 엄마와 동등한 생각을 가지고 산다. 그러면서도 엄마를 가장 가까이서 비판하기 때문에 엄마는 딸과는 못 살겠다고 한다. 며느리는 속상해도 감쳐주고 참는데 딸은 그렇지 못한다. 그러기 때문에 엄마의 장단점을 신랄하게 표현한다. 엄마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에선 병을 가지고 있는 딸이 가슴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가슴을 찌르기도 한다. 멀면 멀고, 가까우면 가까운 것이 모녀 관계다. 모녀가 가지고 있는 애증과 애정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어서 좋았다.

나문희 : 이 작품이 좋았다. 2008년에 공연을 잘해서 관객도 많이 확보했는데, 당시 천장이 낮아서 조명 빛 때문에 머리와 가슴이 터져 나갈 것 같았다. 공연이 굉장히 어려웠다. 또 하자고 하니까 또 하려니까 굉장히 힘들었었다. 당시 조재현 씨가 연장 공연을 하자고 했다. 하지만 나는 조명 때문에 힘들겠다고 했는데 믿지 않았다. 이번엔 다시 하자고 해서 천장이 높다고 물었는데, 이번엔 매우 높다고 답했다. 이 작품은 책으로 봐도 좋겠지만, 연극으로 보면 정말 흡족해할 것이다. 이 작품은 몇 번이라도 다시 앙코르를 하고 싶다.

김용림과 나문희의 연기 느낌이 다를 것 같다.
ㄴ 문삼화 : 두 사람이 너무 다르시다. 두 사람이 방향이나 분석을 공유하고 함께하는 것은 같지만 다가가는 방식이나 분석, 색깔의 아우라가 너무 다르다. 와서 직접 보시고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다.

연극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ㄴ 이지하 : '제씨'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어떤 면으론 우리 관객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을 거라 본다. 작품의 깊이를 배우가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을지가 연습의 관건이었고, 그것에 집중하면서 연습하고 있다. 젊은 관객들도 자신의 고통, 세상 속의 좌절, 무거운 외로움 등 때문에 너무 힘들어지거나 하는 순간에 공연을 보러 오시면, 위로도 받고 어떤 여지도 찾아갈 수 있다고 본다.

염혜란 : '제씨'가 절망스러운 인물이다. 같이 연습하면서 지하 언니가 연기하는 걸 보고 가장 가슴이 아프면서 좋았던 장면이 엄마와 딸이 환하게 웃는 부분이었다.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기 전에, 오늘이 마지막 밤이라고 말할 기회가 한 번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가슴이 아파졌다. 극은 모녀가 보내는 마지막 밤이지만, 관객들은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눌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TV 드라마를 하면서 기가 빠지지만, 연극을 하면 기가 채워진다고 한다.
ㄴ 나문희 : 연극을 하려면 관객과 같이 호흡할 수 있어야 하고, 이 무대에 서 있는 자체에 힘이 있어야 한다. 매번 연극을 한 것은 아니지만, 무대에 설 때마다 처음엔 바들바들 떨린다. 훈련을 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겨서, 발이 땅에 붙게 된다. 호흡도 좋아지게 된다. 지금은 작품이 좋아서 하게 되는 것 같다.

김용림 : 나는 매번 연극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TV를 계속하면서 연극은 절대적으로 해야 한다고 하는 생각하는 배우다. 가끔 후배들한테도 "너희가 TV 드라마를 많이 해서, 인기가 많아지는 스타겠지만 연극은 꼭 해야 된다. 무대를 서 볼 줄 알아야 한다. 무대를 끝에서 왔다만 가기만 해도 연기가 다르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우리 같은 경우는 네 사람이 다 가정이 있는 배우이지만, 살림도 하면서 하려니 힘이 많이 들고 에너지도 많이 필요하다. 이상하게 TV 드라마를 하고 다 지친 상황에서도, 무대에 서면 에너지가 생긴다. 그래서 팔자에 배우를 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 본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연극을 권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조재현 : 무대를 통해 에너지를 받는 것이 공통점이신 것 같다. 발이 무대에 붙는다는 느낌은 주로 TV에서 바스트샷을 쓰기 때문에 앉아있는 상태에서 연기를 많이 한다. 걷거나 하는 장면이 많지 않다. TV 연기를 하다가 무대에 서면 그래서 굉장히 걷는 게 어색하고, 나의 온몸을 누군가 본다는 것에 마음이 편치 않다. 그래서 연습을 하면 발이 무대에 붙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 문삼화 연출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08년 작품 연출 당시와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나?
ㄴ 문삼화 : 딱 7년 만이다. 지금은 딸이 죽는다는 설정에서 좀 더 자유로워진 것 같다. 그 당시엔 극적인 설정과 자살 장면에 대한 부담감이 매우 컸었다. 한국식이라면 당연히 엄마가 못 죽게 막아야 했는데, 서양 작가가 설정을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그 부담감에 메여있었다. 다시 만나보니 이 작품은 무대 위의 한 편의 드라마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서만 마지막 날에만 소통이 가능한 모녀이지만, 우리에게 있을 수 있는 모녀라는 생각이 들었다. 딸이 죽는다는 생각 때문에, 엄마한테 끝까지 공손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일상에서 늘 있을 수 있는 모녀관계라고 봤다. 그런 엄마와 딸 사이를 다가가려고 하는 점이 죽음의 설정에서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 작품의 본질에 다가가려고 했다.

번역도 직접 했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았을 것 같다.
ㄴ 문삼화 : 번역극이 힘든 것이 두 가지다. 우리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안 할 텐데, 서양은 논리적으로 모든 것을 말로 푸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우리 정서와 비교하면 말이 많다. 두 번째는 번역극 자체의 말투가 우리의 구어체가 아니다. 영문을 들여다보면 어순이 바뀌기 때문에 "싫어요. 안 해요"가 "원하지 않아요"가 된다. 이 두 문제가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말투의 문제는 배우들과 많이 고쳐나가고 있다. 역시 영어식이야 하면서, 우리식의 자연스러운 말투로 고쳐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문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소리 지르고 울고 끝날 일을 말로 이야기를 한다. 연습하면서 배우님들과 이야기를 한다. 저희가 이해를 해야 관객도 따라갈 수 있어서,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메르스의 여파로 중장년층 공략 작품들이 공연을 연기하고 취소하는 경향이 많다.
ㄴ 조재현 : 이 작품을 준비할 때 메르스가 확산이 크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초창기에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지금도 이달 말이 고비라고 하는데, 그 고비를 지켜보고 있다. 저희가 관객에게 티켓 오픈을 한 상태이고, 인쇄물도 나갔기 때문에 관객과의 약속도 중요하다고 본다. 극장에서 준비할 것은 준비할 것이다. 먼저 공지를 통해서 감기 기운이 있거나 하신 분들에겐 입장을 삼가달라는 문구도 걸 예정이다. 또한, 극장에서 의사나 간호사를 둬서 상시 체크를 해서 입장시키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1주일 후에도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더 악화한다면 다른 생각도 해봐야 할 것 같다. 현재는 관객과의 약속을 위해 가고 있다.

   
▲ '잘자요, 엄마'의 제작을 맡은 수현재컴퍼니의 조재현 대표가 메르스 관련 대책을 말하고있다.

끝으로 이 작품의 매력을 말해 달라.
ㄴ 문삼화 : 지극히 일상적이어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짧은 순간에 딱 보여주는 것 같다.

염혜란 : 마약 같은 연극이다. 치명적이고 위험한데 재밌다. 두 번 보면 위험할 것 같다. (웃음)

나문희 : 딸이 자유를 찾아 자살한다. 대개 어떤 상황에 못 이겨서 자살을 많이 하는데, 이 작품에선 딸의 병이 다 치유가 되고 난 후에 이 세상에 대한 실망이 너무 크니까 하게 된 것 같다. 작가들이 어떻게 그런 부분을 찾았는지 궁금하고, 그런 요소를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이지하 : 연습하면서 여러 생각을 많이 했다. 대사 중에 "혹시 뭐라도 하나 나를 여기 이 세상에 붙들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별것이 아닌 푸딩, 콘플레이크라도 진짜 좋아했었더라면 먹을 수 있지 않았을까?"가 있다. 우리가 작은 어떤 것이라도 존재할 의미를 스스로 부여할 수 있으면 우리가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텐데, 그런 것을 부여할 수 있는 작품이다.

김용림 : 가장 가까이 있을 땐 잘 모르고 흉만 안다. 헤어지고 없을 때 귀중함을 안다는 것이다.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모녀가 가장 가까우면서도 불편한 존재로만 산다. 이 작품을 보고 반성과 느낌이 들고 돌아갈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조재현 : 지금까지 약 50편 정도를 프로듀싱, 제작하고 있는 것 같다. 연기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 무엇이냐고 하면 거침없이 이 작품을 꼽을 것이다. 이 작품은 연기를 누가 하느냐에 따라 던져지는 감동이 다르다. 그 감동의 맛이 정말 깊다. 이 작품을 많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기대가 크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