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문화 人] '하루' 변요한 "식상한 타임루프, 그럼에도 '하루' 택한 이유는…" ① 에서 이어집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김명민이 직접 같이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물어본다. 변요한에게, 김명민은 어떤 사람인가?
└ 엄청 오랫동안 한 길을 걸어온 선배님, 내가 훗날 기량이 못 미쳐 선배님이 걸어왔던 길, 그리고 앞으로 선배님이 걸어가실 길만큼 못 걸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육룡이 나르샤' 때 같이 촬영하면서 한 번도 질문한 적 없다가 이번에 "연기 얼마나 하셨냐?"고 처음 질문했다. 대뜸 이런 질문을 했던 건, 메커니즘도 많이 변했고, 너무 빠른 시대에 연기유행도 변하는데, 나 같은 후배 입장에선 어떻게 하면 시간이 지나도 선배님들처럼 연기할 수 있을지가 숙제다. 나는 기복 없이 꾸준히 활동하고 싶은데, 어떤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질문했다.

내 기준에서, 명민 선배님이나 전작을 같이 했던 윤석 선배님, 성민 선배님들이 오래 연기하실 수 있었던 건 각자 자기만의 외길 연기인생을 걸어오시면서 삶의 울림과 쌓아온 경험, 진심으로 사람들에게 대하는 모습들이 오래 연기하실 수 있는 비결이 아니었나 싶었다. 또한,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언제나 기본에 충실하셨다. '클래식'이라는 단어에 어울린다.

▲ 영화 '하루' 스틸컷

'클래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본질에 가장 가깝게 연기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슬픔을 연기하는 데에도 멋 부리지 않고 꾸밈없이 연기하신다. 그리고 진정성 있게 매 역할에 맞게 연기하시는 것 같다.

김명민이 같이 하기 위해 3개월 기다려줬다는 말을 들었을 때?
└ 좋았다. (웃음) 솔직하게 대해주셨던 것 같아서 감사하다. 대단하신 선배님인데, 그렇게 배려하는 건 절대 쉽지 않다. 내가 다가가서 모른다고 하면 다정다감하게 가르쳐주셨다. 사실 '육룡이 나르샤' 촬영이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부터, '하루' 제작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드라마 촬영 중에 선배님이 "'하루' 대본을 읽고 나니 너랑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대본을 읽고 나서 감독님도 만났지만, 고민했다. 왜냐하면, 전작이었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하루'와 비슷한 타임슬립 장르 영화였고, 뮤지컬 '헤드윅' 일정도 겹치는 상황이었다. 또한, 그 당시엔 타임루프와 타임슬립을 구분하지 못했다. 그래서 한 번 읽어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한 뒤 계속 읽었고,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찍으면서 비로소 타임슬립과 타임루프를 구분했다. 선배님이 '헤드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셨다.

 

마치 유비가 제갈량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 한 것 같은데? (웃음)
└ 오랫동안 나를 기다려주셔서 정말 선배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원래 촬영 일정은 늦어도 6, 7월부터 들어갔어야 했는데, 9월까지 기다려주셨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했다.

김명민도 그렇고 전작에서 함께했던 김윤석 또한 당신을 '기본을 아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 어른들이 "기본이 되어있네" 라고 종종 말씀하실 때, 그 말에는 '예의가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작품에 대한 예의, 후배가 선배님과 함께할 때 보이는 예의. 한편으로는 연기를 향한 열정이 넘친다는 의미로도 들렸다. 선배님도 내 나잇대에 나와 똑같은 고민을 경험하셨고, 내가 어떤 시간대에 접하고 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고 계시기에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

그렇다면 본인의 연기인생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4년 드라마 '미생'이지만, 사실 데뷔했던 2011년 이전부터 작품활동을 해왔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에 대해 꿈꿔왔으며, 대학교에 들어오면서부터 현실적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후배로서 나는 열정적인 자세로 선배님들이 내 나잇대에 경험했던 뜨거움보다 더 뜨거워지고 싶다. 좋은 발자취이자 교과서이며, 어느 온도로 걸어갔는지 체감했기에 더 뜨거워야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주위에 좋은 친구들도 많이 있다고 들었다. 주위 친구들은 변요한이라는 사람의 어떤 매력 때문에 남아있다고 생각하는가?
└ 내가 매력이 있다기보다는, 친구들이 좋은 친구들이다. (웃음) 나는 표현에 인색한 편이다. 나의 친구들은 "어떻게 만나고 친해졌지?"라고 물어보면 "몰라'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서로에게 있어 '친구끼리는 채찍질할 줄 알아야 친구'라고 생각한다. 잘하든 못하든 친구를 언제나 응원해야 하고, 힘들면 옆에 서 있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뭔가 내 친구답지 않게 이야기하면 쓴소리로 채찍질한다. 내 친구들이 나한테도 많이 이야기한다.

친구들이 당신에게 하는 채찍질이라면 예를 들어 어떻게 하는가?
└ "잘 살자" 정도? (웃음) 예년과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연기할 때만 배우지, 평소에는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친구들이다. 맛있는 거 먹는 거나 장난치는 거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특히, 한 번 누군가를 놀라게 하려고 전력을 다하기도 한다. (웃음)

평소에는 어떻게 지내나? 촬영이 없을 때 변요한의 삶이 궁금하다.
└ 친구들을 만날 때도 있고, 혼자 있을 때도 있다. 혼자 있을 때는 주로 영화를 본다. 극장도 보통 혼자 가는데, 극장에서 공포영화를 보는 거 좋아한다.

요즘에는 취미 생활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는데, 나한테 없는 것을 많이 갖고 싶기 때문이다. 운동하는 것도 그동안 작품 준비를 위해서 헬스를 통해 몸을 만들기 위함이었다면, 요즘에는 복싱을 배우면서 다른 근육을 쓰는 것을 해보고 싶다. 또한, 예전에 배웠던 악기들도 다시 연주하기 위해 배우곤 한다.

또한, 내가 좋아했던 배우들 위주로 피규어를 수집하고 있다. '영웅본색''의 주윤발 피규어부터 지금 시대까지 좋아했던 배우들 하나하나씩 모으고 있다. 그 피규어들을 보면서 왜 그 배우들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돌이켜보는데, 주윤발은 성냥개비를 입에 무는 것도 멋있지만, 2인자의 차를 닦아주는 씬이 강렬하게 남았다

요즘엔 '분노의 질주' 등에서 활약했던 제이슨 스타뎀이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라이언 고슬링, 앤드류 가필드 등등을 좋아한다. 나의 피규어장식장에는 아시아 배우와 헐리우드 배우 모두 만나 파티 분위기이다. (웃음)

 

독립영화에 대한 애착이 있는데, 그 시절을 지금 돌이켜보면 그립지는 않은지?
└ 그립지 않다. 왜냐하면, 현재와 미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끔 연기적인 부분에서 예전에 봤던 영화들을 다시 돌이켜보고, 그때 내가 별로였던 연기가 시간이 지나서 보면 괜찮다고 느낄 때가 있다. 시간이 지나서 보면 그 연기가 더 담백하고 울림이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연기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차기 작품으로 정해진 건 있는가?
└ 우선 개봉한 '하루'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급하진 않기에, 차기작 정하는 데 천천히 가고 싶다.

그렇다면 차기작으로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은가?
└ 독립영화 때에는 해본 게 매우 많은데, 특성상 많은 대중이 보지 못했을 것이다.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다. 어떤 모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 했던 걸 재탕하고 싶지 않다. 새로운 감성과 감정연기를 찾아서 보여드리고 싶다.

syrano@mhns.co.kr 사진제공=ⓒ 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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