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극단 신세계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늘 후배들과 동료들을 진심으로 아끼던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연극배우 김운하(본명 김창규·40)가 지난 20일 서울시 성북구에 있는 한 고시원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김 씨의 시신이 지난 20일 이웃의 신고로 발견됐다"며 "CCTV를 분석한 결과, 김 씨가 15일 오전 2시경 방으로 들어간 후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미뤄 보아 그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씨의 시신은 무연고자로 처리되어 서울시 강북에 있는 서울좋은병원 영안실로 옮겨졌다.

경찰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률'로 김운하의 연고자를 수소문했으나 찾지 못하면서 지인들에게 연락을 취하기 이르렀다. 뒤늦게 극단 동료, 대학 동문, 고향 지인들이 연락을 받았고, 이들은 돈을 모아 서울좋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렸다. 영정 사진은 공연 중의 모습으로 대체됐다. 상주는 대학 동문이 맡았고, 22일 오전 8시까지 조문을 받은 가운데 장례식엔 많은 연극인이 찾아왔다. 발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배우 김운하의 시신은 법률에 따라 약 한 달간 영안실에 보관되며, 그때까지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화장된다.

김운하의 유작은 지난 4월 21일부터 23일까지 2015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섹션으로 공연된 극단 신세계의 연극 '인간동물원초'였다. '인간동물원초'는 '미래야 솟아라' 부문에서 연출상을 받기도 한 작품으로 오는 7월 앙코르 공연이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열릴 예정이었고, 이번 공연에도 그는 출연이 예정된 상황이었다.

극단 신세계 관계자는 22일 오후 블로그를 통해 "'인간동물원초'의 '방장' 역을 맡았던 김운하 배우가 운명하셨습니다. 오늘 오전 그의 빈소도 정리되었습니다. 늘 후배들과 동료들을 진심으로 아끼던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부디 그가 하늘에서는 더 많은 사랑을 받으며 편히 쉴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지인들은 김 씨가 대학 시절 권투, 격투기 선수로 활동했을 만큼 건강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아버지의 이름인 '김운하'를 예명으로 연극 활동을 했다. 하지만 불규칙한 수입으로 인한 생활고를 겪으며 건강이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의 죽음으로 문화예술계는 슬픔에 빠졌고, '최고은법'에 대한 지적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다. 생활고로 인해 젊은 시나리오 작가인 최고은은 2011년 1월 생을 마감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명 '최고은법'인 '예술인 복지법'이 그해 11월 제정됐고, 2012년 11월 시행됐지만, 아직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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