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신우, 김장섭, 조권, Key, 켄, 김금나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공연 기간이 짧다는 것이 작품의 유일한 단점"

뮤지컬 '체스'는 세계 체스 챔피언십에서 경쟁자로 만난 미국의 챔피언 프레디 트럼퍼와 러시아의 챔피언 아나톨리 세르기예프스키 간의 긴장감 넘치는 정치적·개인적 대립과 프레디의 조수 플로렌스가 아나톨리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운명의 소용돌이를 담고 있다. 초연 30년 만에 아시아 지역에선 최초로 한국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체스'는 지난 19일 공연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지난 23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체스'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하이라이트 시연으로 진행되는 보통의 프레스콜과 달리 뮤지컬 '체스'는 1막 전체를 시연해 넘버와 감정이 더욱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프레스콜엔 조권, Key, 신우, 켄, 신성우, 이건명, 안시하, 이정화, 김장섭, 박선우, 박선효, 홍경수 등이 참석했다.

체스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정치적 공작 속에서 일생을 건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아나톨리와 플로렌스, 그리고 프레디. 1시간 남짓한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주연 배우들이 참석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 (왼쪽부터) '프레디' 역의 신우, 조권, Key, 켄
'체스'는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인지.
ㄴ 조권 : '체스'란 작품을 접하고 나서 멘붕의 연속이었다. (웃음) 넘버도 좋고 작품성도 우수하다 보니 아나톨리 역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캐릭터 자체가 조권과 맞겠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목소리 톤이나 노래할 때 진지한 모습 등 대중분들이 아는 조권의 기존 이미지와 상반된 이미지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워낙 훌륭한 작품이라 개인적으로 찾아서 보기도 하고 연구도 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ㄴ 이정화 : 전작에선 주로 버림받고 연약한 소녀 역할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프레디를 보살피고 아나톨리도 보살피면서 월터, 몰로코프와 기 싸움까지 해야 한다. (웃음) 그런 부분을 많이 고민했고 더블 캐스팅인 시하 언니한테 많은 도움 받았다.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상반된 이미지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는데, 가장 신경 쓰고 노력한 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ㄴ 조권 : 개인적으로 '체스'는 굉장한 도전이었다. 대중분들께 비친 이미지나 전작에서의 캐릭터 때문에 '조권과 잘 맞는 뮤지컬만 하는 친구다'라고 인식된 것 같았다. 틀에 갇혀 있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아서 진지한 극에 도전하게 됐다.

'체스'에 임하면서 캐릭터 분석에 많은 고민을 했다. 아나톨리의 나이, 가지고 있는 감성, 겪었던 일들이 제게 허구적인 이야기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고, 제가 생각한 아나톨리는 태생부터 비운의 주인공이고 우울한 캐릭터가 아니다. 아나톨리는 그래도 어렸을 때는 밝은 아이지 않았을까. 상처도 많이 받고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지금의 아나톨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사실 보시는 분마다 느낌은 다르시겠지만 4명의 아나톨리 연령대는 상관 안 하고 보셔도 될 것 같다. 모두 캐릭터 분석에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참조했으면 좋겠다. 아나톨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샤이니 활동이랑 겹쳐서 힘들었을 것 같다.
ㄴ Key : 활동과 겹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대본, 음악을 통해 이때까지 보여줄 수 없던 상반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겠단 도전정신이 있었다. 도전정신으로 하게 됐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도 그런 부분이었다. 유부남 연기는 처음 해봤다. (웃음) 상처가 많은 아나톨리지만 그만큼 반항심이 가득한 캐릭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제하면서도 반항심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구하는데 어려웠다. 하지만 그런 캐릭터를 연구하고 연기하면서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첫 뮤지컬이다.
ㄴ 신우 : 뮤지컬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그동안 너무나 해보고 싶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닌데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어서 조금 더 나를 갈고 닦은 다음에 시작하는 것이 좋겠단 마음이었다.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 그래서 '체스'란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하면서 고민도 되고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선배님들께 많이 여쭤봤는데 귀찮아하시지 않고 많이 도와주셨다. 제 부족한 점을 선배님들이 많이 채워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

ㄴ 켄 : 굉장히 떨리면서도 공연을 시작하면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기대감도 아주 컸다. 첫 공연 땐 틀리지 말아야겠다, 연습했던 걸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해야겠단 생각으로 했던 것 같다. 주변에서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셨다. 객관적으로 첫 공연은 성공 아닌 성공으로 잘 끝낸 것 같고 (웃음) 두 번째 공연부터는 내가 무대를 갖고 놀아야겠다, 내 무대라고 생각하고 해야겠단 마음으로 열심히 잘 해보려 한다. 같이 아나톨리를 맡은 형들이 격려도 많이 해줬고, 공연하면서 상대방이 하는 대사를 듣고 너도 그 느낌, 그 감정 그대로 말을 내뱉어야 한다는 좋은 말을 해주셨다. 다른 선배들께서도 많이 격려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아나톨리 4명이 함께 연기하는데 한 역할을 넷이 나누면 어떤 부분이 도움 혹은 부담이 되는지.
ㄴ 조권 : 서로 의식은 전혀 안 했고, 공연 기간이 짧아 아쉽다. 좋은 공연을 조금 더 오래 했으면 하는 마음인데 한 달이란 기간이 4명이 번갈아가며 공연하기엔 아주 짧은 시간으로 느껴진다. 네 명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연습실에서 만났을 때 단합이 매우 좋았다. 나잇대도 비슷해서 친구처럼 지내며 조언도 많이 하고 단점에 관해서도 이야기해주고 서로 으쌰으쌰했던 것 같다. 각자의 아나톨리도 서로 굉장히 궁금해했었고, 네 명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웃음)

▲ (왼쪽부터) '프레디' 역의 이건명, 신성우
저항성 있는 목소리가 유감없이 드러난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ㄴ 신성우 : 프레디는 체스에 계속해서 빠져드는 역할이다. 아나톨리는 체재 등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면 프레디는 오직 승리만이 자신의 행복을 보장하기 때문에 승리는 프레디가 존재하는 이유고 살아가는 마지막 희망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이데올로기 맨 앞에 서 있는 인물이라 내심 압박감이 심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약간의 허세, 광기로 극복하려고 하는 모습을 극에 담으려고 연구했다. 이건명 배우보단 괴팍스러운 프레디의 모습을 보여드릴 거다. 프레디가 체스밖에 모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서, 오직 승리만을 좇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더블 캐스팅인 신성우 배우에 비해 깨끗한 목소리를 가졌다.
ㄴ 이건명 : 프레디란 캐릭터가 사회에 대항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어린 시절이 불우했기에 체스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고 그 안에서 살길을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 때문에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와 시대적 이념을 마주한다기보다 불우했던 한 인간이 어떻게 이 세상 체스의 일부분이 되느냐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일부로 저항스럽게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다. 이 목소리로도 프레디의 마음은 충분히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왼쪽부터) 이건명, 박선우, 이정화, 안시하, 박선효, 홍경수, 신성우
연장자로서 연습 때 가장 말 안 들은 배우를 꼽아달라.
ㄴ 김장섭 : 나다. (웃음) 가장 많이 지각했다. 사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아나톨리 4분께 진심으로 고마웠다. 4명이라 연습량이 부족할 텐데 늘 나와서 연습을 지켜보고 늦게라도 와서 조금이라도 알아가려는 그 태도를 나도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신선우 배우는 이번에 랩까지 하는데 연습실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개인적으로 체스란 작품이 너무 잘 나와서 감사함뿐이다.

반대로 '체스' 연습, 공연하면서 가장 힘들게 했던 선배가 있는지.
ㄴ Key : 질문을 받으니 굉장히 당황스럽다. (웃음) 제가 오히려 연습과 앨범 활동이 겹쳐서 많은 선배분, 아나톨리 배우들한테 피해를 준 거 같아 죄송하다. 그런데도 선배들께서 개인적으로 대사도 다 맞춰주시면서 한 번도 귀찮아하시지 않았다. 아나톨리 배우들도 저를 많이 도와줬다. 정말 감사하다.

복면가왕에 출연했다. 복면가왕에 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배우를 말해달라.
ㄴ 이건명 : 신성우 배우를 추천한다. 목소리만으로 누구나 신성우란 걸 알 수 있어서 1라운드에서 탈락하실 거다.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웃음)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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