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바쁘게 살아가는 와중에,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2017년은 벌써 절반을 달려왔다. 이 반 년 사이에 여러가지 많은 일들이 일어났으며, 영화계 또한 수많은 영화가 극장가를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2017년 절반이 지나간 이 시점에서, 관객들에게 다소 잘 알려지지 않은 2017년 상반기 숨은 영화 10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2017년 상반기 최고 / 최악 영화는 상반기 최고 '더 킹'&'컨택트', 최악 '그래, 가족'&'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일런스(2017년 2월 28일 개봉)

감독 : 마틴 스콜세지  / 출연 : 앤드류 가필드, 앤드류 드라이버, 리암 니슨, 쿠보즈카 요스케 등  

​줄거리 : 17세기, 선교를 떠난 '페레이라 (리암 니슨)' 신부의 실종 소식을 들은 '로드리게스(앤드류 가필드)'와 '가르페(아담 드라이버)' 신부는 사라진 스승을 찾고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 떠난다.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한창인 그 곳에서, 두 신부는 어렵게 믿음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생각보다 훨씬 더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두 신부는 고통과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침묵하는 신을 원망하며 온전한 믿음마저 흔들리게 되는데…

평가 : ★★★★ / '그'는 침묵하지 않았다. '그'가 우리의 대답에 침묵하고 있다고 그동안 착각하고 지냈을 뿐. 신앙의 기본은 교리가 아닌,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그게 마틴 스콜세지가 '로드리게스'를 내세웠던 이유.

 

토니 에드만(2017년 3월 16일 개봉)

감독 : 마렌 아데 / 출연 : 산드라 휠러, 페테르 시모니슈에크, 잉그리드 비수, 토마스 로이블 등

​줄거리 : 농담에 장난은 기본, 때론 분장까지 서슴지 않는 괴짜 아버지 '빈프리트(페테르 시모니슈에크)'가 인생의 재미를 잃어버린 커리어우먼 딸 '이네스(산드라 휠러)'를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드라마.

평가 : ★★★★☆ / 부녀가 단순히 포옹 한 번 하는 데 너무나 멀리 돌아왔다. 이 단순한 행동을 하는 데 우린 얼마나 복잡하게 생각해왔던걸까.

 

아뉴스 데이(2017년 3월 30일 개봉)

감독 : 안느 퐁텐 / 출연 : 루 드 라쥬, 아가타 부젝, 아가타 쿠레샤, 빈센트 맥케인 등 

​줄거리 : 1945년 폴란드, 적십자에서 일하는 프랑스 의사 '마틸드(루 드 라쥬)'에게 비극적 임신을 한 수녀들이 도움을 요청한다. 비밀리에 수녀원을 오가며 진료하던 '마틸드'는 수녀원이 뭔가를 감추고 있는 것을 알게 되는데...

평가 : ★★★☆ / 그녀들을 구원한 건 신앙심이 아니었다. 공감과 의지였다.

 

랜드 오브 마인(2017년 4월 6일 개봉)

감독 : 마틴 잔드블리엣 / 출연 : 로랜드 몰러, 루이스 호프만, 조엘 바스만, 미켈 폴스라르 등 

​줄거리 :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덴마크군은 포로로 잡아둔 독일 소년병들을 독일군이 매설한 지뢰를 찾아 해체하는 작업에 투입시킨다. 서해안 해변에 심어진 4만 5천 개의 지뢰. 지뢰를 모두 제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석 달. 한번의 실수가 곧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극한의 상황에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소년들의 멈출 수 없는 행진이 계속된다.

평가 : ★★★★ / 지옥같은 전쟁은 끝났어도, 소년들을 향한 죽음의 러시안 룰렛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느 독재자(2017년 4월 6일 개봉)

감독 : 모흐센 마흐말바프 / 출연 : 미하일 고미아쉬빌리, 다치 오르벨라쉬빌리 등

​줄거리 : 부귀영화를 누리던 잔혹한 '독재자(미하일 고미아쉬빌리)'가 한 순간에 권력을 잃게 된다. 그의 가족들은 모두 해외로 도주하지만, '독재자'와 그의 '어린 손자(다치 오르벨라쉬빌리)'만이 남겨진다. 자신이 군림했던 세상에서 도망자로 몰락한 '독재자'.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철부지 '손자'에게 연극을 하자고 제안한다.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여정에서 지난날 자신이 저질렀던 만행을 하나 둘씩 고스란히 마주한다.

평가 : ★★★★☆ /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독재자 한 명에게 묻고 그를 처단하여도, 눈감고 귀막은 민중들의 죄까지 씻겨나가는 건 아니다.

 

파운더(2017년 4월 20일 개봉)

감독 : 존 리 행콕 / 출연 : 마이클 키튼, 닉 오퍼맨, 존 캐럴 린치, 린다 카델리니 등

​줄거리 : 1954년 미국. 52세의 한 물 간 세일즈맨 '레이(마이클 키튼)'는 밀크셰이크 믹서기를 팔며 전국을 돌아다니던 중 캘리포니아에서 '맥도날드'라는 식당을 발견한다. 주문한 지 30초 만에 햄버거가 나오는 혁신적인 스피디 시스템과 식당으로 몰려드는 엄청난 인파, 그리고 강렬한 ‘황금아치’에 매료된 '레이'는 며칠 뒤 '맥도날드 형제(닉 오퍼맨, 존 캐럴 린치)'를 찾아가 그들의 이름을 건 프랜차이즈를 제안한다. 오랜 설득 끝에 계약을 체결하지만 공격적인 사업가 '레이'와 원칙주의자 '맥도날드 형제'는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다. 답답함을 느낀 '레이'는 '맥도날드 형제'의 의견을 무시한 채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하는데…

평가 : ★★★☆ / 위대한 왕국의 하늘 위에 두 개의 태양은 애초에 존재할 수 없었다.

 

언노운 걸(2017년 5월 3일 개봉)

감독 :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 출연 : 아델 하에넬, 올리비에 보노, 제레미 레니에 등

​줄거리 : 의사 '제니(아델 하에넬)'는 한밤 중 누군가 병원 문을 두드리지만 진료가 끝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다음 날 병원 문을 두드렸던 신원미상의 소녀가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죄책감에 사로잡힌 '제니'는 소녀의 행적을 직접 찾아 나서는데...

평가 : ★★★☆ / 가정 속에 가려진 폭력성, 그 희생은 온전히 혼자 남겨진 여성에게 휘몰아친다. 아이러니하게 이 폭력성을 용서하고 치유하는건, 다름 아닌 혼자 남은 여성.

 

네루다(2017년 5월 25일 개봉)

감독 : 파블로 라라인 / 출연 :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루이스 그네코, 메르세데스 모란 등

​줄거리 : 권력에 저항한 정치인이자 민중을 대변하는 칠레의 전설적인 시인 '네루다(루이스 그네코)'. 공개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그를 잡아오라는 대통령의 명령을 받은 비밀경찰 '오스카(가엘 가르시아 베르날)'는 도피를 위해 아내 '델리아(메르세데스 모란)'와 함께 은둔생활을 하는 ‘네루다’의 흔적을 밤낮 없이 쫓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은둔생활이 길어질수록 '네루다'는 세계적 영웅이 되어가고, 그를 잡아야만 하는 '오스카'조차 그가 남긴 책 속 문장들에 매료되고 마는데…

평가 : ★★★☆ / 그토록 파블로 네루다를 쫓아가는 이유

 

꿈의 제인(2017년 5월 31일 개봉)

감독 : 조현훈 / 출연 : 이민지, 구교환, 이주영, 박강섭, 이석형, 박현영 등  

​줄거리 :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운 소녀 '소현(이민지)'은 어떻게든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매일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그런 ‘소현’을 받아주는 것은 '정호(이학주)' 뿐이다. '정호'마저 소현을 떠나고 누구라도 자신을 찾아주길 바라던 어느 날, 꿈결처럼 미스터리한 여인 '제인(구교환)'이 나타나고, 그날 이후 '소현'은 조금씩 '제인'과의 시시한 행복을 꿈꾸기 시작한다.

평가 : ★★★☆ / 헛된 꿈에 매달리기 보단, 가혹한 삶에서 조금만 더 버텨보자는 '제인'의 메시지. 이는 소수자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고하고 있네.

 

엘르(2017년 6월 15일 개봉)

감독 : 폴 버호벤 / 출연 : 이자벨 위페르, 로랑 라파트, 앤 콘서니, 샤를스 베르딩, 비르지나 에피라

​줄거리 : 언제나 당당하고 매력적인 여인 '미셸(이자벨 위페르)'의 집에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이 침입한다. 경찰에 신고하라는 주변의 조언을 무시한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간 '미셸'. 하지만 계속되는 괴한의 접근에 위기감을 느끼고, 곧 자신만의 방식으로 범인을 추적해 나간다. 그리고 다시 괴한의 침입이 있던 날, 감추고 있던 그녀의 과거와 함께 복수를 향한 욕망도 깨어나는데…

평가 : ★★★★☆ / 130분동안 지켜본 '미셸'의 모습이 실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건 왜일까?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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