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바쁘게 살아가는 와중에,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2017년은 벌써 절반을 달려왔다. 이 반년 사이에 여러 가지 많은 일이 일어났으며, 영화계 또한 수많은 영화가 극장가를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좋지 않은 평을 받은 영화들도 수두룩했다. 그런 영화들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본다.

▶ 상반기 최고 '더 킹'&'컨택트', 최악 '그래, 가족'&'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 [2017년 상반기 결산 ①] '사일런스'·'토니 에드만'·'언노운 걸'·'꿈의 제인'·'엘르'…다시 봐도 좋을 '숨은 영화 10선'

 

1. '리얼' / 6월 28일 개봉
감독 - 이사랑 / 출연 - 김수현, 성동일, 이성민 등

줄거리 : 카지노 '시에스타' 오픈을 앞둔 조직의 보스 '장태영'(김수현) 앞에 암흑가 대부 '조원근'(성동일)이 카지노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나타난다. '조원근'의 개입으로 카지노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장태영'은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를 찾아 나선다. 

석재현 기자 후기 : 극 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상태처럼, 영화는 '약에 취해있다'고 느껴질 정도였고, '리얼'은 150분짜리 마약근절 공영캠페인 영상을 메시지로 던져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했다. 이랬는데도 영화를 보겠다면, 굳이 말릴 생각은 없다. 1/10

 

2.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 6월 21일 개봉
감독 - 마이클 베이 / 출연 - 마크 월버그, 안소니 홉킨스, 로리 하드독 등

줄거리 : '트랜스포머'의 고향 '사이버트론'의 재건을 위해, 지구에 있는 고대 유물을 찾아 나선 '옵티머스 프라임'은 인류와 피할 수 없는 갈등을 빚는다. 여기에 오랜 동료 '범블비'와도 맞서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하) 양미르 기자 후기 : '파괴지왕'이라고 불리는 마이클 베이의 150분 '뮤직비디오'다. 이야기 전개보다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폭발 영상만 시종일관 펼쳐진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엔 내성이 생겨버린다. 중간 나오는 19세 드립, 아재 개그보다 재미없는 대사의 향연은 관객을 실망하게 한다. 2/10

 

3. '50가지 그림자: 심연' / 2월 25일 개봉
감독 - 샘 테일러 존슨 / 출연 - 제이미 도넌, 다코타 존슨, 테일러 후츨린 등

줄거리 : '크리스찬 그레이'(제이미 도넌)는 '아나스타샤 스틸'(다코타 존슨)을 잊지 못해 되찾으려고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관계를 원한다. 과거의 상처를 고백하며 점점 변해가는 '크리스찬'의 모습에 '아나스타샤'는 결국 그를 받아들인다.

후기 : 이제야 배우들이 전작보다 작품에 집중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그런데 텔레노벨라의 '지난 시간에'와 같은 줄거리 구성은 여전하다. 갈등 구조를 선보일 인물들이 깨어나려면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래도 OST는 참으로 이상하게, 좋다. 4/10

 

4. '원스텝' / 4월 6일 개봉
감독 - 전재홍 / 출연 - 한재석, 산다라박, 조동인 등

줄거리 :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은 '시현'(산다라박)과 슬럼프로 인해 자기 삶의 전부였던 작곡을 할 수 없게 된 '지일'(한재석)이 만나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나간다. 한편, '시현'은 소리를 색으로 인지하는 증상인 '색청'을 앓고 있다.

후기 : 사고로 기억을 잃었다고 해도, '시연'이 '지원'(홍아름), '우혁'(조동인)의 집에서 같이 사는 이유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본인도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고 밝혔듯이, 산다라박의 연기는 발성과 감정 전달 면에서 아직 보완할 점이 많아 보였다. 4/10

 

5. '그래, 가족' / 2월 15일 개봉
감독 - 마대윤 / 출연 - 이요원, 정만식, 이솜 등

줄거리 : 다섯 살 쌍둥이를 둔 가장이지만 번듯한 직장 하나 없는 '성호'(정만식), 가족은 인생의 짐짝이라 여기지만 결국은 빽이 없는 '수경'(이요원),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를 지녔지만, 결정적으로 끼가 없는 '주미'(이솜) 앞에 막내 '낙이'(정준원)가 나타난다.

후기 : 가족의 소중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갈등이 많은 가족이 등장하며, 우여곡절 끝에 "웃으라"고 한다. 그러나 관객은 크게 웃을 수 없다. 사회 부조리인 수저 계급론을 보여주면서, 결국은 그 자신도 사회 부조리를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가? 씁쓸한 엔딩. 4/10

 

6. '시간위의 집' / 4월 5일 개봉
감독 - 임대웅 / 출연 - 김윤진, 택연, 조재윤 등

줄거리 :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미희'(김윤진)는 25년의 수감 생활 후, 사건이 발생한 그 집으로 돌아온다. 유일하게 '미희'를 믿는 '최신부'(택연)는 '미희'를 찾아가 진실을 묻지만, 미희는 "그들이 남편을 죽이고, 아이를 데려갔다"라는 말만을 되풀이한다.

후기 : 전체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대 구성이 짜임새 있게 진행되지 않고 무언가 끊기는 느낌이었다. 1시간 40분이라는 상영시간을 위해 편집이 무언가 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다 보니 장르적 쾌감 역시 다른 스릴러 영화보다 부족해졌다. 4/10

 

7. '공조' / 1월 18일 개봉
감독 - 김성훈 / 출연 - 현빈, 유해진, 김주혁 등

줄거리 :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형사 '림철령'(현빈)은 위조 지폐 동판을 탈취하려는 내부 조직에 의해 작전 중 아내와 동료들을 잃게 된다. 동판을 찾아야만 하는 북한은 남한으로 숨어든 조직의 리더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역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를 요청한다.

후기 : 섞이지 않은 짜장면 같은 영화다. 달달한 소스와(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콩, 오이, 달걀 프라이 등으로 이뤄진 액션은 인상적이다. 그러나 상영시간 중 대부분은 밍밍한 면을 먹는 느낌이다. 둘이 온전히 섞였으면 더 좋은 영화가 됐을 것이다. 4/10

 

8. '비정규직 특수요원' / 3월 16일 개봉
감독 - 김덕수 / 출연 - 강예원, 한채아, 조재윤 등

줄거리 : 비정규직 15년 차, 자격증만 22개 만년알바인생 '장영실'(강예원)은 35살의 나이에 '국가안보국' 댓글 요원으로 임시 취업하지만, 그마저도 정리해고 1순위에 놓인다. 그러던 중 '국가안보국' 초고위층의 실수로 '안보국' 예산이 보이스피싱에 털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후기 : 공조 수사를 펼치는 타 영화와의 차이점은 비정규직 소재, 두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며, 보이스피싱 조직을 빌런으로 내세운 면이다. 그러나 좋은 내용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배우들의 힘으로만 움직일 순 없다. 4/10

 

9. '더 큐어' / 2월 15일 개봉
감독 - 고어 버빈스키 / 출연 - 데인 드한, 미아 고스, 제이슨 아이삭스 등

줄거리 : 야심 많은 젊은 간부 '록하트'(데인 드한)는 의문의 편지를 남긴 채 떠나버린 CEO를 찾아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웰니스 센터'로 향한다. '록하트'는 그곳의 특별한 치료법을 의심스럽게 여기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웰니스 센터'에 머무르게 된다.

후기 : 고어 버빈스키가 버무린 유럽판 '전설의 고향'. 벤자민 월피쉬의 반복되는 스코어 음악만이 귀에 아른거릴 뿐, 극장에서 피하고 싶은 소재가 클라이맥스를 가득 채운다. 이번에도 여성은 그저 작품을 위해 사용되는 '장어'처럼 그려지고 만다. 4.5/10

 

10. '그레이트 월' / 2월 15일 개봉
감독 - 장이머우 / 출연 - 맷 데이먼, 윌렘 대포, 페드로 파스칼 등

줄거리 : 강력한 무기를 찾아 미지의 땅으로 떠난 전사 '윌리엄'(맷 데이먼)과 '페로'(페드로 파스칼)는 60년마다 존재를 드러내는 적에게 공격을 당해 동료들을 잃게 되고, 이 정체불명의 적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최정예 특수 부대 '네임리스 오더'와 마주하게 된다.

후기 : 장이머우가 만든 중국 고전판 '인디펜던스 데이'. 할리우드 영화에 중국 자본이 투입된 흐름과 반대로 중국 영화에 할리우드 자본이 투입된 느낌이 가득하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알던 장이머우, 맷 데이먼, 유덕화는 보이지 않는다. 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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