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미래소년 코난'의 여자아이 버전을 만들고 싶었다"라는 칸 영화제 기자회견 당시 봉준호 감독의 고백처럼 '옥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미래소년 코난'을 닮았다.

캐릭터로만 소개한다면 '코난'은 '미자'(안서현)를, '할아버지'는 '희봉'(변희봉)을, '라나'는 '옥자'를, '레프카'는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를 빼닮았다. 그래서일까? '미자'는 '옥자'를 지키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코난'의 주제가 중 일부인 "달려라, 땅을 힘껏 박차고"가 고스란히 '미자'의 질주에서 볼 수 있다. 이처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세계관에서 볼 수 있는 상상력과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유머가 고스란히 '옥자'에 담겨있다.

'옥자'는 2006년 '괴물'의 모습도 떠오르게 한다. '현서'가 괴물에게 잡혀 있는 동안, 같은 처지에 놓인 '세주'와 연대하는 모습은 '미자'와 '옥자' 혹은 ALF(동물해방전선)의 그것과 비슷하다. 가족들이 병원에서 탈출하는 장면은 '미자'와 '옥자'가 정신없이 지하상가를 누비는 대목과 비슷한데, 음악도 이와 유사한 느낌을 준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옥자'는 기존의 영화를 답습한 것이 아니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옥자'가 '오마주'와 '자기 복제'가 아닌 독창성을 지닌 이유는 봉준호 감독이 보여주고자 한 영화의 의도 때문이다.

넷플릭스와 함께 '옥자'의 공동제작사로 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플랜 B'가 만든 최근 작품인 '노예 12년'과 '문라이트'가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줬다면, '옥자'는 그 대상을 동물로도 확장한다. 한강에 '괴물'을 만들어낸 봉준호 감독이 어쩌면 꼭 해보고 싶었던 내용이 아니었을까? 덕분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본 관객 중 일부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8/10

 

* 영화 리뷰
- 제목 : 옥자 (Okja, 2017)
- 개봉일 : 2017. 6. 29.
- 제작국 : 한국, 미국
- 장르 : 모험, 액션, 드라마
- 감독 : 봉준호
- 출연 :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안서현, 릴리 콜린스 등 
- 엔드크레딧 쿠키 : 있음

▲ [아이맥스 원정대]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in 천호 IMAX (명당 후기) ⓒ 시네마피아

mir@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