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백남준아트센터(관장 서진석)가 2018년 2월 4일까지 백남준 展 '비상한 현상, 백남준'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권위적인 음악과 시각예술의 작가주의에 균열을 일으키고 관객과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던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참여(Participation)'의 관점에서 탐구하는 전시이다. 현대예술에서 '참여'는 작품과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넘어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제도와 관계하는 예술로 확대되고 있다. 전시는 이러한 '관계의 미학'에 대한 담론이 개진되기 훨씬 이전부터 음악과 시각예술에 있어서 고전적인 창작과 수용 방식을 전복시키고 예술의 사회적인 참여 방식을 보여줬던 백남준의 작품 세계를 탐구한다.

음악가로서 백남준이 제작한 1960년대 초반의 '움직이는 극장', '음악의 신존재론',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 등 그래픽으로 만든 스코어(악보)는 음악과 그것을 실연하는 과정에 동참하는, 행동하는 관객을 상정한다. 비슷한 시기에 열린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에 전시된 대부분의 작품들은 관객이 참여하여 변형하고 만들어나가는 불확정적인 작업으로, 관객의 행위에 따라 지속적으로 바뀌어 나가는 것이었다. 이러한 백남준의 첫 개인전은 관객과의 상호성을 바탕으로 한 완전히 혁신적인 새로운 전시의 지평을 열게 된다.

전시에 선보인 '총체 피아노', '랜덤 액세스'등의 음악 작품은 관객의 참여가 전제된 설치이자 음악이었으며, 그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된 13대의 실험TV의 작동 방식은 시스템에 균열을 일으키는 예술가의 도전이었다. 이후 제작된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 '로봇 K-456', '굿모닝 미스터 오웰'등 새로운 미디어 실험들을 백남준은 거리 음악, 전자 오페라와 같은 음악의 한 형식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그 '음악'들은 백남준이 말했던 새로운 음악의 존재론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방송의 이미지들에 대한 백남준의 이미지 조작과 왜곡, 텔레비전이라는 기계 장치 자체를 변형 시키는 개입은 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작가와 관객의 개입과 참여, 그리고 미디어의 소통방식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함으로써 사회·정치적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백남준의 '참여'는 단순히 관객이 참여하고 상호 관계 맺는 방식이 아니라 음악과 시각예술의 제도와 체계에 대한 도전이며 예술적 실험 언어였다. 비디오 아트라는 새로운 매체의 예술을 열었을 뿐 아니라 예술의 소통방식에 전복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 백남준. '비상한 현상, 백남준'은 관객성의 문제를 탐구하고, 제도에 균열을 내어 소통의 방식을 전환 시키는 백남준이라는 현대미술사의 '비상한 현상'이 미친 파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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