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세대교체에도 책임이 필요했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신작,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개봉했다.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어떻게 '스파이더맨'으로 성장하는 가에 대한 키워드를 쥔 작품이기에 이와 관련한 찬사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후기에선 마이클 키튼이 맡은 빌런 캐릭터인 '아드리안 툼즈', 일명 '벌처'를 주목해보고자 한다. '벌처' 역시 '스파이더맨'처럼 소시민 출신으로,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지원을 받는 '데미지 컨트롤'에게 '갑질'을 받아 태어난 '빌런'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MCU라고 주장하는 듯,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첫 장면에는 2012년 '치타우리' 종족과의 전투 이후 모습이 등장한다. 이어 청소 및 수거 업체의 보스인 '아드리안 툼즈'에게 '데미지 컨트롤'의 직원들이 나타나 갑작스럽게 짐을 싸라고 통보한다.

합법적인 계약까지 한 이후, 빚을 지며 장비까지 구입한 상황에서 나온 통보는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툼즈'와 부하 직원들에게 가혹한 처사였다. 리더십 있는 보스답게, '툼즈'는 조롱을 하며 '갑질'을 펼친 '데미지 컨트롤' 직원에게 주먹을 날리며, 불의에 저항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결국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 우리도 변해야 한다"라는 말을 남기며, 외계 물질로 무기를 만들어 밀거래해 돈을 벌게 된다. 

8년의 세월이 흐르고, '벌처'는 밀거래가 들키지 않는 선에서만 사업을 유지한다. 딱 가족을 위해 윤택한 삶을 살 정도만큼의 일을 해 온 상황에서 '벌처'는 그 상황에서 '스파이더맨'을 만나게 된다. 어쩌면 운명이었을지 모른다. '툼즈'가 '피터'에게 "겉모습은 어리지만, 배짱이 있다"라는 말을 건넬 정도였으니, 만약 둘이 운명적 상황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면 잘 통하지 않았겠냐는 생각도 들었다. 하필, '벌처'가 '스파이더맨'에게 이 일에 끼어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겼는데, 앞서 '데미지 컨트롤'에게 들었던 말이었기에 아이러니를 줬다.

 

더 큰 아이러니는 마이클 키튼이 과거 연기한 캐릭터에 있다. 이번 영화에도 오마쥬 된 DC의 슈퍼 히어로 '배트맨', 영웅의 민낯을 보여준 '버드맨'도 있겠지만, 그가 최근 연기한 'CEO'의 행동의 유사점이 신기하다. 마이클 키튼은 2014년 '로보캅'에서 '로보캅 프로젝트'를 설계한 '옴니코프' CEO '레이몬드 셀러스', 2016년 '맥도날드' CEO '레이 크룩', 그리고 이번 영화에선 청소 회사의 CEO로 등장한다. 이 사장들이 처음엔 선한 면이 있었지만, 회사의 경영 위기로 냉혹한 인물로 변하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8/10

* 영화 리뷰
- 제목 : 스파이더맨: 홈커밍 (Spider-Man: Homecoming, 2017)
- 개봉일 : 2017. 7. 5.
- 제작국 : 미국
- 장르 : 액션, 모험, SF
- 감독 : 존 왓츠
- 출연 : 톰 홀랜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이클 키튼, 마리사 토메이, 젠다야 콜맨 등
- 엔드크레딧 쿠키 : 있음

▲'옥자' 대한극장 후기…"추억의 극장에서 본 '옥자', 우리 동네서도 하나요?" ⓒ 시네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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