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강해인 starskylight@mhns.co.kr
영화를 보고, 읽고, 해독하며 글을 씁니다. 좋은 영화는 많은 독자를 가진 영화라 믿고, 오늘도 영화를 읽습니다.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강해인] 오르되브르는 정식 식사에 앞서 식욕을 돋우기 위한 음식입니다. [영읽남의 오르되브르]는 관람 전, 미리 영화에 대해 읽어보는 코너입니다.

"꼼짝 마라 악당들아 거미 인간 스파이더맨~!" 20여 년 전 TV에서 방영된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 이후 샘 레이미 감독과 토비 맥과이어의 영화 3부작이 있었고, 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만큼이나 강렬하고 흥미로웠다. 하지만 작품성에 비해, 영화에 풍기는 암울한 분위기는 코믹스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래서 '500일의 썸머'를 연출한 마크 웹 감독은 앤드류 가필드의 얼굴을 빌려 좀 더 밝고 유쾌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세상에 내놨었다.

 

 

'스파이더맨'은 마블의 작품이지만, 판권이 소니에 있던 탓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마블 스튜디오의 세계와는 별개의 영화로 존재했다. 그래서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늘 아쉬움이 있었고, 팬들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의 영웅과 함께 선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그런 팬들의 바람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이뤄졌고, 드디어 독립적인 스파이더맨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귀환을 기념하듯, 이번 영화의 부제는 '홈커밍'이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관해 말하기에 앞서 스파이더맨의 역사(?)를 소개하는 시간이 길었다. 그만큼 사연이 길고, 기다림이 길었던 영화다. 앞선 두 편의 시리즈와 완벽히 결별한 마블 스튜디오의 스파이더맨은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관객을 영화관에 부르고 있다.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이번 스파이더맨의 금의환향을 바라봤다.

 

 

하나는 마블 스튜디오의 세계관으로 완벽히 적응을 마친 피터 파커다. 제작자 케빈 파이기의 지휘 아래 일정한 톤 앤드 매너를 유지하고 있는 마블 스튜디오 영웅들처럼,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적절한 유머와 재기발랄함, 현란한 액션을 보일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기존에 존재하던 다양한 영웅들과의 공존 및 조화가 가능해져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의 투 샷은 이 모든 걸 집약해서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 다른 하나는 10대의 소년성이다. 토비 맥과이어는 너무도 음울했고, 앤드류 가필드는 밝고 재치 있었으나, 10대만의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에 비해 톰 홀랜드는 별다른 설정 없이도, 소년다운 면이 흘러나오고,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주요 이야기 역시 고등학교 내에서 10대들의 시선을 담는다. 덕분에, 소년이 영웅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덧붙이자면, 톰 홀랜드와 함께 거미줄을 타고 건물을 뛰 넘으면, 마블의 세대교체가 꽤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현재 마블 스튜디오의 일관성과 방향성을 제대로 증명한 영화로, 어벤져스 1기 이후의 청사진이 꽤 많이 그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허무한 쿠키 영상을 뒤로하고서, 언제나 그랬듯 다음 영화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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