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후, 한 영화 팬이 동료 기자의 소셜미디어(SNS)에 "이 영화 재밌나요?"를 묻는다.

결론적으로,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이라는 뜻의 명사 '재미'를 떠올려 보며 '택시운전사'는 무겁다고 답하고 싶다. '택시운전사'는 우리 현대사의 비극인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여타 영화처럼 무거울 수밖에 없는 '뜨거운 소재'를 담았지만, 포스터 속 송강호의 미소처럼 '희망'이라는 요소가 공존한 영화다. 장훈 감독은 뜨거우면서도, 차가워질 때는 냉정해지는 연출을 선보였다.

'화려한 휴가', '26년' 등 과거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만들어진 상업영화가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시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택시운전사'는 철저히 외부자의 시각으로 5.18을 체험하는 느낌을 준다. 광주를 취재하러 온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는 기자 정신을 발휘하며, 사지의 현장을 묵묵히 담아낸다. 그의 목숨을 건 취재 덕분에 5.18 민주화운동은 전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다.

함께 광주에 간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를 각색한 캐릭터, '김만섭'을 맡은 송강호는 과거 출연작 '효자동 이발사'의 '성한모'와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성한모'는 3.15 부정선거를 옹호하며,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지만, 아들이 간첩 혐의에 몰리게 되며 자신의 가치관과 대립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김만섭' 역시 1970년대 사우디 건설 현장에 다녀온 '산업 역군'으로 데모에 나서는 대학생에게 비난을 가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광주의 참상을 위르겐 힌츠페터와 발견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한편, 장훈 감독은 5.18을 재해석하기보다는 최대한 현실적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인간'이라는 요소에 집중한다. 그저 인간이 해서는 안 될 일을 막기 위해 움직인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용기를 담았다. 그래서일까?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는 지점에 등장하는 엄태구는 이 작품에서 짧지만,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 중 한 명이었다. 7.5/10

 

* 영화 리뷰
- 제목 : 택시운전사 (A Taxi Driver, 2017)
- 개봉일 : 2017. 8. 2.
- 제작국 : 한국
- 장르 : 드라마
- 감독 : 장훈
- 출연 :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박혁권 등
- 엔드크레딧 쿠키 : 없음

▲ [아이맥스 원정대] '스파이더맨: 홈커밍' in 의정부 IMAX (명당 후기) ⓒ 시네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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