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모든 엄마와 아들들, 아버지와 딸들이 이 영화를 보았으면 한다. 이 영화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 헬렌 헌트 감독

일밖에 모르는 뉴요커 '재키'는 아들 '앤젤로'가 자신 몰래 학교를 자퇴한 사실을 알고 아들이 있는 LA로 찾아간다.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앤젤로'는 지나치게 자신의 삶을 간섭하는 엄마에게 '편안한 수영장에서만 수영해본 엄마는 절대 거친 자연의 파도를 탈 수 없을 것'이라 호언장담한다. 이에 자극받은 '재키'는 무작정 서프보드를 챙겨 바다로 향한다.

'라이드:나에게로의 여행'은 관계의 변화 속에서 성장해가는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다. 오직 일과 아들만 생각하며 살아온 뉴요커 '재키'(헬렌 헌트)와 그런 엄마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작가 지망생 아들 '앤젤로'(브랜튼 스웨이츠)가 뉴욕을 떠나 로스앤젤레스에서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소독약 냄새 가득한 수영장만을 경험했던 '재키'에게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그러나 거친 파도를 서서히 헤쳐 가면서 그녀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

   

'라이드: 나에게로의 여행'에서는 성인이 되어 부모 곁을 떠날 준비를 하는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이 그려 보다 많은 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녀가 독립하여 집을 떠난 뒤에 부모나 양육자가 경험하는 슬픔, 외로움과 상실감은 이 세상 모든 엄마에게 찾아올 수 있는 감정이다.

헬렌 헌트 감독은 '빈 둥지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이 같은 심리 상태를 겪게 된 뉴요커 워킹맘 '재키'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았다. 영화 속 '재키'는 결국 독립해야 하는 건 단지 자녀뿐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빈 둥지 증후군'을 슬기롭게 이겨낸다. 아들이 자라 20살 청년이 되어 LA로 떠나듯 엄마 역시 자녀로부터 독립해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이 영화는 '자신에게로' 여행을 떠나는 모두에게 섬세하고도 유쾌한 격려와 응원을 전달한다.

영화는 뉴욕과 LA를 그려내는 데 있어 대조적인 화면 구성을 보여준다. 이는 엄마와 아들의 대립을 보다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바쁜 뉴욕의 일상에 지쳐가는 '재키'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수직으로 높은 빌딩숲의 모습을 단조로운 색감으로 촬영하였으며, 조금 더 압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좁은 각도로 표현했다. 반면, LA의 모습은 넓은 화면구성을 통해 시각적인 자유로움을 표현해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로 제7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헬렌 헌트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왓 위민 원트' 등의 다양한 종류의 작품에서 편안하고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감독으로서 두 번째 도전인 이번 작품은 헬렌 헌트 본인이 각본·연출·주연 1인 3역을 맡아 영화의 섬세한 표현과 뉘앙스를 전달한다.

'말레피센트','더 기버: 기억전달자', '캐리비안 해적 5'등으로 할리우드에서 핫한 배우, 브렌튼 스웨이츠가 자유로운 일상을 갈망하는 서핑에 빠진 작가 지망생 '앤젤로' 역할을 맡았다. 엄마 '재키'의 관심과 사랑을 지나친 간섭이라고만 여기는 '앤젤로'는 엄마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짜 능력을 인정받고자 LA행을 선택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재키'와의 대립을 고조시키며 극의 긴장감을 높일 예정이다.

   

'라이드: 나에게로의 여행'는 2015년 핫 트렌드로 떠오른 '서핑'을 소재로 마치 LA의 해변으로 여름 휴가를 떠나온 듯 스크린 가득 시원한 장면을 선사한다. 그러나 '라이드: 나에게로의 여행'을 단지 서핑과 해변 휴가 등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데에 그치는 '눈호강' 영화로 볼 순 없다. 아들과 엄마의 진정한 소통, '진짜 나'를 찾아 나서는 과정 등은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제58회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 제14회 트라이베카영화제에 초청돼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라이드: 나에게로의 여행'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문화뉴스 조현제 기자 jhj@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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