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진근 집행위원, 홍보대사 윤박, 김보라, 김종현 집행위원장이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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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전진하라는 의미의 이 말은 한송희 씨가 제출한 올해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슬로건이다. 수많은 청소년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망설이지 말라는 의미가 있다. 세계 성장영화의 중심이며, 아시아 어린이 청소년영화제의 선구자가 되고자 하는 이번 영화제는 8월 5일부터 12일까지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개·폐막식을 갖고, 필름포럼과 신촌 일대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8일 오후 서울시민청 태평홀에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엔 김종현 집행위원장, 김영덕 프로그래머, 김진근 집행위원이 참석했다. 김종현 집행위원장은 "서울국제영화제는 1999년에 시작을 해서 올해 17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전 세계엔 100여 개의 어린이청소년영화제가 있다. 그중 3대 영화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41개국 188편의 성장영화를 8일 동안 감상할 수 있다. 교육과 문화라는 화두를 모두 가져가기 때문에 청소년을 위한 국제 포럼이 열리며, 연세대학교에서 100여 명의 청소년이 참가하는 영화제작캠프, 국제청소년심사단캠프가 함께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김진근 집행위원은 배우인 자신의 경험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배우셨던 아버지의 멋진 모습을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워왔던 것 같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쫓아다니며 눈으로 보며, 피부로 느꼈던 체감,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던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시던 원로 배우 선생님들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정을 불사르고 작품의 혼을 불어넣어 주셨던 영화인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에 대한 길에 현실적이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이번 영화제에 제가 동참할 수 있는 것이 기쁘다. 이번 영화제에 참여하는 수많은 어린 친구들에게 제가 느꼈던 흥분, 가슴 떨림, 그리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본다. 벌써 17주년이 됐다. 오랜 시간을 걸어오면서 보람있는 일이 있었다. 배우 박보영, 한효주도 저희 영화제를 통해 꿈을 키워오셨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나영길 감독 역시 영화제작캠프의 모태인 영상제작단 1기 출신이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훌륭한 영화인들이 배출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 김영덕 프로그래머가 공식 기자회견에서 프로그램 설명을 하고 있다.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올해 처음으로 프로그래머를 맡게 됐다. 10년간 영화 프로듀서의 직책으로 익숙하게 지내가다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와 더불어 프로그래머로 오게 되어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8가지 상영 프로그램 섹션을 소개했다.

'키즈아이'는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어린이 영화를 상영한다. '틴즈아이'는 청소년 관객을 위한 섹션으로, 청소년들의 성장통을 조명하거나 가족 구성원 사이의 문제들을 깊이 있게 다루는 장편 영화들을 선보인다. '스트롱아이'는 성인관객을 위한 섹션으로, 부모나 교사들이 미처 몰랐거나 외면하고 싶었던 그들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최신 영화들을 선정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유일한 경쟁 부문인 '경쟁+' 섹션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경쟁 9+'는 전 세계의 만 9~12세 어린이 제작 단편영화, '경쟁 13+'는 만 13~18세 청소년 제작 단편영화 중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이 상영된다. '경쟁 19+'는 어린이, 청소년, 성장을 주제로 성인이 만든 단편영화 중 본선에 오른 작품들이 상영된다.

특별전으로 체코 애니메이션 특별전 '꼬마두더지', '한국다큐멘터리 - 가족, 세대, 소통'을 준비했다. '꼬마두더지'는 체코 애니메이터 즈데넥 밀러가 1956년 창조해 낸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대사 없이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로 미학적인 가치를 보여준다. 가족과 세대문제에 대한 뛰어난 통찰을 보여 주는 한국의 다큐멘터리 역시 특별전으로 소개된다. 올해 영화제 개막작은 일본 작품으로 지브리 스튜디오 원작으로 알려진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마녀배달부 키키'가, 폐막작은 각 경쟁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 상영 외에 청소년들이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각국의 문화를 영화를 통해 체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제작캠프가 8월 5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다. '주온', '마녀배달부 키키'의 감독인 시미즈 다카시 감독, '가이던스'의 팻 밀스 감독이 강사로 초청됐다. 국제청소년심사단캠프는 8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리며, 영화평론가의 강의를 바탕으로 영화 감상과 비평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된다. 또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한국 고유의 문화를 느낄 수 있으며, 서로 다른 문화를 공유하고 이해할 기회도 열린다.

8월 9일엔 국제영상미디어교육포럼이 청소년문화와 청소년 예술창작이라는 주제로 필름포럼에서 진행된다. 그 외에 특강 '신화, 영화를 만나다', 어린이책 전시 및 읽기 행사, GV 행사인 '씨네톡톡', 읽어주는 영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객들을 찾는다.

   
▲ 김종현 집행위원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편, 이번 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예산 삭감으로 인한 갈등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김종현 집행위원장은 "재정적으로 제일 어려운 시기다. 그런데도 이번 영화제를 접지 않고 계속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함께한 스태프, 집행위원, 운영위원이 하나같이 힘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관객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본다. 앞으로 한 달 동안 어려움의 산이 있을 것이다. 영화제에 차질 없도록 노력하겠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예산의 문제와 이번 영화제엔 영화 상영과 포럼, 캠프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영진위에 있던 분들도 영화계 선후배 분들이다. 어떤 마찰을 원한 것이 아니다. 좋은 방향으로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 본다"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한 사건이었고,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그런데도 사건이 커진 부분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저희도 잘 알고 있고, 영진위 관계자들도 잘 알고 있다. 계속 꼬이는 것에 안타깝게 보고 있다. 얼마 전 국회에서 문체부와 영진위 간부분들도 본인도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어떤 형태로든지 대화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될 것이라 본다. 몇 차례 고민도 했지만, 아직 만나뵙질 못했다. 17년 동안 해왔지만, 우리 사회가 바람직하고 공정한 사회라면 그 가치는 인정받을 것이라고 본다. 그 의미에선 우리 기성세대가 표현하지 않아도 공유하지 않을까 본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끊어버린 것에 당황해서 행정 소송도 했지만, 원만하게 해결되기 바라고 모든 소송을 취하할 의사가 있다. 희망의 끈을 가지고 있고, 서울시도 긍정적인 내용을 전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소수자의 영화제"라며 집행위원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이 사회의 약자이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영화제인데, 우리가 주인공인 영화를 보여주고 해외 청소년과 교류를 하면서 서로 성장하고 소통하는 해방의 장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올해는 짐작하시겠지만, 예산도 빡빡하고 될 수 있으면 아껴야 하는 상황에서 해외의 작품을 수급하기 위한 출장을 두 번 갔다. 베를린은 꼭 가야 하는 영화제였고, 아시아 영화 때문에 홍콩을 갔다. 나머지 토론토 키즈 영화제 등 전 세계 어린이 영화제부터 칸 영화제까지 데이터베이스를 뒤져서 어린이 성장영화는 스크리닝 파일을 달라고 이메일을 보내서 작품을 선정했다. 자료를 보느라 눈알이 빠지는 줄 알았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어느 때보다 좋은 작품과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던 것을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영화제 홍보대사로 배우 김보라와 윤박이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윤박은 "세계의 100곳이 넘는 청소년영화제가 있는데, 3대로 꼽힐 정도의 영화제라고 들었다. 좋은 자리의 홍보대사로 위촉되어서 영광스럽다. 영화인을 꿈꾸는 청소년들 축제의 장이 되었다고 본다. 그런 축제인 만큼 동행해서 즐기다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위촉 소감을 밝혔다.

김보라는 "특별한 축제인 만큼 영광이고 설렌다. 청소년기를 지낸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이번 영화제가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꿈꾸는 많은 청소년과 가까워질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말했다. 윤박은 '가족끼리 왜 이래', '여왕의 꽃; 등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으며, 김보라는 '후아유 - 학교2015' 드라마를 통해 외롭고 소외된 고등학생 '서영은'을 표현하며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 (왼쪽부터) 배우 윤박, 김보라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미래를 짊어질 예비 영화인들의 꿈의 무대, 제1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8월 5일부터 12일까지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진행 중이다.

[글]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조현제 기자 jhj@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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