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동욱, 손호준, 임원희가 '쓰리 썸머 나잇'에서 세 친구로 등장한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코미디 영화를 많이 했는데, 이번 영화처럼 큰 부담감 없이 만든 것은 처음이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등으로 한국 코미디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상진 감독은 '쓰리 썸머 나잇'을 본 취재진에게 이렇게 인사말을 남겼다. '쓰리 썸머 나잇'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을 꿈꾸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다.

세 친구인 '명석'(김동욱), '달수'(임원희), '해구'(손호준)가 해운대에 가서 눈을 떠보니 조폭과 경찰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쫓기는 신세가 돼 겪는 3일 밤의 이야기를 담았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소재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쓰리 썸머 나잇'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8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됐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쓰리 썸머 나잇' 시사회 현장엔 김상진 감독을 비롯해 김동욱, 임원희, 손호준, 윤제문, 류현경이 참석해 입담을 과시했다. 영화에 대한 차별점부터 촬영 뒷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온 현장으로 초대한다.

코미디 영화를 많이 연출했는데, 차별점이 있다면?
ㄴ 김상진 : 아직 휴가를 못 가신 분들이 대부분이실 것이다. 휴가철을 맞이해서 휴가 가기 전에 한 번쯤 보고 나도 저런 해프닝이 있었으면 하는 꿈을 만들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었다. 그전까진 나름 사회적인 메시지를 주려고 했는데, 이번엔 내가 휴가를 간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만들었다. 정말 휴가 같은 영화였으면 좋겠는데, 실제로 휴가 중에 일어난 해프닝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물론 여러분은 이런 해프닝은 아니더라도 추억이 생겨났으면 한다.

욕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다. 극 중 애드리브는 따로 없었나?
ㄴ 류현경 : 제작보고회 때도 말씀드렸는데, 원래 시나리오엔 욕이 XX라고 나왔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해서 욕 전문 지도를 받고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적어서 연기했다. 감독님께서 만족하셔서 좋았다. 물론 더 잘 해야 했다. (웃음)

김상진 : 구체적인 욕을 짚어주긴 힘들어서, 현경이에게 "네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욕을 해다오"라고 했는데, 적재적소에서 코미디를 살려줄 수 있는 욕을 해주셔서 편집할 때 즐거웠다. 오늘 류현경 씨가 영화를 처음 봤는데, 영화 보고 나온 표정이 만족스러워서 좋았다. (웃음)

   
▲ 류현경(왼쪽)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달샤벳 멤버인 지율과 키스신이 있다. 걸그룹과 그런 연기를 할 때 어떤 느낌이었나?
ㄴ 임원희 : 영화 찍기 전부터 옆에서 김동욱과 손호준 씨가 부러워했다. 저는 감사하고 좋았다. 달샤벳 친구를 보는 것도 좋았고, 지율 양과 친해져서 좋았다. 또한, 매니저로 심은진 씨와도 호흡을 맞췄다. 복이 좋았다. 이렇게 행복한 적이 없었다. 멜로 연기를 거의 해본 적이 없었는데, 코미디 영화에서 애틋한 팬심이어도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한 번 정도 더 해보고 싶다.

연기하면서 자신의 캐릭터에서 특별히 살렸으면 한 것은?
ㄴ 김동욱 : 코미디 영화이긴 하지만, 극 중에서 명석은 웃음이나 재미를 유발하는 뭔가를 하기보다는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잘 표현하려 한다. 사건 속에서 사랑하는 여자와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는 감정을 놓치지 않고 가려고 고민을 했다.

임원희 : 코미디가 지나치면 오버가 되고, 모자라면 "코미디 영화인데 뭐야"라고 할 수 있어서 중간을 가려고 노력했다. 처음부터 심하게 캐릭터를 잡고 들어가는 성격은 아니다. 이번엔 촬영 3회차까지 잡히지 않았고, 4회차부터 어떤 캐릭터인지 떠오르게 됐다. 레스토랑에서 잉여라고 욕을 듣는 장면을 찍을 때, 나를 포장하지 말고 바보는 아니지만 '나는 잉여'라는 캐릭터로 가야겠다고 느렸다. 이 작품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주안점을 담고 연기를 하게 됐다.

손호준 : 대본을 처음 받고 이렇게 해야지라기 보다는, 대본에 나와 있는 상황이 대본대로만 충실히 잘하면 '해구'에 대해 표현이 잘 될 거로 생각했다.

윤제문 :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성격이 불같은 캐릭터다. 시나리오에 쓰여 있는 대로 그냥 했다.

영화를 보면 뛰는 장면, 레슬링 엎어치기를 하는 등 몸을 쓰는 장면이 많다.
ㄴ 김동욱 :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것에 부담은 없었다. 다만 영화 시간과 내용상 편집된 부분이 있는데, 액션 촬영이 지금 나온 작품에 5~6배 정도 많았던 것 같다. 촬영 한 달 전부터 '프리 런'이라는 액션, 레슬링 합을 무술팀과 같이 했다. 그런 부분에서 저희 배우들이 준비한 것이 있다. 오히려 촬영 때보다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부상이 많이 있었다.

   
▲ (왼쪽부터) 류현경, 김동욱, 임원희, 손호준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임원희 : 영화에서 많이 편집된 편인데 '프리 런'이 상당히 많았다. 연습이 많이 필요했는데, 액션 연습을 처음 나가는 날 점프를 하다가 디딜 때 새끼발가락이 부러졌다. 그래서 전혀 연습을 나가지 못했다. 걷지도 못하고, 붕대를 풀 때 첫 촬영을 했다. 철길에서 뛰는 장면이 두 달 만에 처음 뛴 부분이다. 액션을 두 친구가 많이 했고, 그런 점이 미안했다. 생각보다 두 분이 잘 뛰어서 "내가 몇 살인지 알아! 천천히 뛰어줘!"라고 한 적이 있었다. 수중 촬영도 여러 장면이 있었는데, 내가 나이가 많아졌거나를 느낀 것이 중이염도 앓게 됐다. 코를 세게 풀면 귀에서 '삐' 소리가 한 달 정도 났다.

김동욱 : 액션 연습을 한 번 하고 뼈가 부러지셔서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액션 팀에게 첫날부터 몸이 안 풀렸는데 무리하신 거 아니냐고 했는데 매트를 디디고 내려오시다가 접질려서 뼈가 부러지셨다는 말에 놀랐다.

김상진 : 한 달 촬영을 앞두고 연습을 했는데, 꾀병이거나 연습하기 싫어서 의도적으로 깁스한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웃음)

임원희 : 그래서 깁스 한 채로 당시 드라마 촬영에 나가기도 했다.

배우들이 영화 촬영 후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인기를 얻었다.
ㄴ 김상진 : 개인적으로 예능을 통해서 배우가 많이 알려지는 것이 물론 영화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예전에 캐스팅이 약하지 않으냐는 소리를 들었다. '주유소 습격사건' 때도 당시 출연 배우들을 아무도 몰랐다. 그 캐스팅으로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욕을 많이 먹었는데, 지금은 좀 더 스타성 있는 배우들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부분은 이 친구들이 코미디 영화를 통해 연기자로 발전했을 때다. 코미디 영화를 빅스타들이 겁을 내는 경향이 있다. 코미디 영화를 잘하는 배우들이 전체적인 연기도 잘한다고 본다. 이 영화와 다음 영화를 통해 더 좋은 배우가 되고 좀 더 평가받는 배우가 되리라 본다.

임원희 : 예능을 통해 인지도가 올라갔다면 감사하다. 사람이기 때문에 예능에서 무언가 얻고자 하는 것이 당연히 있을 것인데, 나를 좀 더 보여준다는 것이 예능인 것 같다. '정글의 법칙', '진짜 사나이'도 그렇고 즐길 만큼만 할 것이다. 예능 인지도를 높여서 CF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인기라는 것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고, 배우라는 본업이 있으므로 시청자가 눈살 찌푸리기 전까진 예능에 나가고 싶다.

   
▲ (왼쪽부터) 김동욱, 류현경, 손호준, 임원희, 윤제문, 김상진 감독이 '쓰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촬영할 때 고심한 장면이나 애로사항이 있다면?
ㄴ 임원희 : 나름대로 연기하면서 진지하려고 했다. 내가 어색하면 관객도 어색하기 때문이다. SM 장면도 과장해도 이상하고 덜해도 이상하다. 그래서 120%를 했다. 감독님을 믿고 연기했다. 저기선 '내가 더 왜 덜 웃겼지'라기 보단 '내가 더 오버했지'라고 보고 연기했다. 몇 가지 후회하는 장면이 있다. 레슬링 하는 장면에서 떨어지고 난 후 다리를 저는 장면이 오버했다고 보는데, 내가 덜 오버해서 나오는 후회는 없다.

손호준 : 날씨를 제외하곤 영화를 찍으면서 어려운 것이 없었다. 감독님이 설명을 잘 해주셨기 때문이다. 촬영 이후가 더 힘들었다. 촬영이 끝나면 선배님들과 술을 마시는데, 술을 다들 잘 드셔서 같이 버티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

데뷔 후 가장 센 19금 연기를 펼쳤다.
ㄴ 손호준 : 그게 대본에 나와 있는 것이었다. (웃음) 대본대로 연기해서 어렵지 않았다.

김상진 :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3일 전부터 촬영 때문에 밥도 못 먹지 않았는가?

손호준 : 촬영 자체보다 심리적 불안감이 있었는데, 나름 괜찮게 찍었다. (웃음)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김상진 : 남성 관객들은 분명히 세 명 중의 한 명에 포함되는 조건이 있을 것이다. 그 캐릭터에 몰입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여성 관객들은 세 명의 찌질한 남자들이 모이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남자들이 노는구나. 불쌍한 중생들을 구원해주셨으면 좋겠다. 휴가를 가시기 전에 보시고 휴가 중에 좋은 추억을 만드셨으면 좋겠다.

류현경 : 영화가 굉장히 귀엽다고 생각했다. 악역인 윤제문 선배님 캐릭터도 굉장히 귀여운데(웃음), 귀여운 영화 보러 오셔서 재밌게 즐겨주시면 좋겠다.

김동욱 : 작품 끝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많은 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이 순간의 여러분부터 저희 영화가 개봉하고 내리는 그 날까지 좀 더 많은 분이 좋게 기억해주시고, 더 많은 분에게 재밌다는 말씀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임원희 : 한국 영화의 장르가 많이 없어져 가고 있다. 모든 극장에 '어벤져스'같은 영화만 있다면 얼마나 퍽퍽할까?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나도 열심히 살고 있구나'라고 위로받는 영화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손호준 : 복잡한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를 보고, 웃으면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윤제문 : 부담 없는 영화다. 올여름에 시원한 영화이니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

[글]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문화뉴스 김관수 기자 g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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