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힘에는커다란 책임이따르는 법이란다"

 

[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개봉한 지 열흘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압도적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4일 새벽 5시를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는 448만을 넘었다. '시빌 워' 당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스카우트되어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뺏는 등의 활약을 펼쳤던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그에게 최첨단 슈트를 선물도 받고, 이미 공식적으로 어벤져스의 일원이 된 양 들떠 한다. 하지만 '토니 스타크'가 아직은 어린 그에게 위험한 일을 하지 말라고 조언만을 남기고 떠난 후, 피터 파커는 그의 호출만을 기다리지만 매일 보내는 문자에도 그는 깜깜무소식이다. 허세와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피터 파커'는 세상을 위협하는 슈퍼 빌런 '벌처'(마이클 키튼)에게 맞서게 된다. 영화로만 세 번째 리부트 작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대해 알아보자.

 

※ 이 글에는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홈커밍' 의미

1963년 론칭된 '스파이더맨'은 마블 사에서 부동의 인기 1위를 고수하고 있었으나 1985년 경영난으로 인해 일본의 소니픽처스에 판권을 넘겼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어벤져스' 시리즈로 흥행 돌풍을 이어갈수록 원작 속에서 함께 활약했던 '스파이더맨' 캐릭터의 빈자리를 아쉬워했던 팬들의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진 것일까? 2015년 2월 소니 픽처스가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스파이더맨'은 지난해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시작으로 다시 마블의 품에 돌아오게 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어벤져스' 시리즈에 '스파이더맨'을 합류시키는 대신, 소니 픽처스가 제작 비용을 지급하고 '스파이더맨'의 판권과 배급권을 소유하는 조건이다. 마블에 돌아온 스파이더맨을 환영하는 의미로 '귀향'의 의미인 '홈커밍'을 제목으로 하는가 하면 스파이더맨의 첫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Spider-Man'(1967)의 오프닝 테마 곡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하여 로고송으로 사용함으로써 팬들의 반가움을 샀다.

 

2. 리부트만 세번째!

소니픽쳐스에서 제작했던 '스파이더맨' 영화는 총 다섯 편이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에서는 배우 토비 맥과이어가 '피터 파커' 역을 맡았고, 후에 리부트된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부작은 신인 감독 마크 웹이 연출하고 배우 앤드루 가필드가 '피터 파커' 역을 연기했다. 두 시리즈는 '피터'의 삼촌이 죽는 설정과 '해리'가 아버지의 유산과 회사를 물려받으면서 회사에 있는 무기 시스템을 사용하여 고블린이 된다는 점의 공통점이 있지만, 다른 여자친구와 거미줄 발사에 차이점을 주었고, 원작의 설정을 좀 더 반영하였다. 지난 시리즈들의 주인공들은 좋은 연기력을 펼쳤지만 이미 20대 중후반이었던 배우들이었기에 원작 만화가 가지고 있던 고등학생 설정의 스파이더맨에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이번 새롭게 등장한 '피터 파커' 역의 톰 홀랜드는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좀 더 15세라는 설정에 잘 어울린다. 배우 톰 홀랜드는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포함해 '스파이더맨' 시리즈 3편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 3편에 출연하기로 계약한 상태이다.

 

3. 어벤져스의 막내 'Working Class Hero'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배경은 '어벤져스'(2012)에서 벌어졌던 치타우리 침공 8년 후, 시빌 워가 벌어지고 나서 2개월 후이다. (치타우리 침공 후 시빌 워는 4~5년 후의 설정이라는 점에 있어서 제작진의 실수가 있었다는 가정도 있다) 영화 초반에 '피터 파커'가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발탁되어 '시빌 워'에 참여했을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데 오로지 '피터'의 핸드폰 카메라 시점으로 베를린 공항으로 가는 장면과 싸우는 현장을 그린다. 10대의 어린 피터는 아이언맨이 선물해준 최신식 슈트를 입고 영웅들의 세계에 일원이 되었다는 생각에 그 흥분을 쉽게 감추지 못하고 들뜬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런 그에게 아이언맨은 멘토로서 또 선배 영웅으로서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조력자의 역할을 해낸다.

 

4. 스파이더맨의 여자친구는 도대체 누가 진짜?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에서는 '메리 제인 왓슨'(커스틴 던스트)이, 마크 웹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 2에서는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가 '피터 파커'의 연인으로 등장했다. 당시 피터 파커 역의 앤드루 가필드와 그웬 스테이시 역의 엠마 스톤은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원작에서의 다른 점은 피터 파커의 첫사랑은 '그웬'이고 그녀가 죽은 이후 만나는 새 애인이 바로 메리 제인 왓슨이라는 점이다. '스파이더맨 3'에서는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그웬 스테이시'를 연기하기도 했다. '홈커밍'에서 피터의 로맨스 상대로는 '리즈 앨런'(로라 해리어)이 짝사랑 상대이자 악당인 '툼즈'의 딸로 등장한다. 원작에서는 피터 파커가 다니는 학교의 인기녀이자 그의 동경의 대상이자 악당 몰튼 맨의 이복동생이다. '홈커밍'에서도 등장하는 피터를 괴롭히는 '플래시'(토니 레볼로리)를 만나다가 '해리 오스본'과 결혼하지만 이혼해서 외아들을 키우는 싱글맘으로 꾸준히 나오는 캐릭터이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는 것은 앞으로 나올 '미쉘'(젠다야 콜맨)의 역할이다. 원작에서 등장하는 피터의 지인 누나 '미쉘 곤잘레스'일까 했으나, 그녀는 자신이 'MJ'라는 이니셜로 불리기도 한다는 대사를 하면서 '메리 제인 왓슨'이라는 확신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5. 슈퍼 히어로에서 슈퍼 빌런으로

8년 전 치타우리 침공 이후 뉴욕 사태 때 빚까지 져가며 장비를 구입하고 노동자들을 고용해 뉴욕 쓰레기 수거 업체를 이끌던 '아드리안 툼즈'(마이클 키튼)는 정부와 스타크 기업의 일방적인 개입으로 일자리를 뺏기면서 '벌쳐'라는 빌런이 된다. 그는 치타우리 종족의 외계 물질 잔해를 빼돌려 비행용 수트를 제작하고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밀매하는 일을 한다. 직원들의 생계와 한 가정의 가장인 그는 책임감의 무게가 느껴질수록 더욱 사이코패스로 변해간다. 이 역은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배트맨'에서 초대 배트맨을 연기했던 명배우 마이클 키튼이 캐스팅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DC 코믹스에서는 슈퍼히어로인 '배트맨'역을 했던 그가 중년이 된 지금, 마블 코믹스에서는 슈퍼 빌런이 되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벌쳐는 오래전 제작이 취소된 영화 '스파이더맨 4'에서 메인 빌런으로 내정되어 있었다. '벌쳐'를 중심으로 '쇼커'(1대 쇼커 '잭슨 브라이스' - 로건 마셜그린, 2대 쇼커 '허먼 슐츠' - 보킴 우드바인)와 '팅커러 - 피니어스 메이슨'(마이클 체너스) 역시 등장하면서 스파이더맨에 대항하는 빌런 범죄 조직 '시니스터 식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6. 마블 시트콤 제작

영화 초반 '에이드리안 툼즈'의 업체를 현장에서 쫓아낸 '데미지 컨트롤'은 '쉴드'의 하위 부서이다. '토니 스타크'가 정부와 같이 사서 미국의 행정부로 만들어 모든 복구 작업을 하게 한 것이다. 원작에도 있는 '데미지 컨트롤'은 토니 스타크와 '킹핀 - 윌슨 피스크'가 반씩 나누어 가진 건설사로 복구 작업을 위주로 하는데 영화 속에 나온 여자 '안 마리아 호그'가 리더이다. '데미지 컨트롤'은 마블 미드 '에이전트 오브 쉴드'에 이어 ABC에서 마블 시트콤으로 제작하고 있는데 2017년 9월부터 방영될 예정이다.

 

7. '해피 호건' 그는 누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아이언맨'의 비서이자 개인 운전사 단역으로 나오는 '해피 호건' 역의 배우 '존 파브로'가 이번 작품에서도 등장한다. 바쁜 토니 스타크를 대신해 피터 파커를 관리하는 역할로 나오는 그는 단순히 씬스틸러만이 아닌 영화 '아이언맨' 1, 2편의 메가폰을 잡은 감독이다. 그는 2018년에 나올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8. '아이언맨'이 만든 '스파이더맨 슈트'

'피터'는 매일 방과 후 '메이 숙모'(마리사 토메이) 몰래 작은 범죄들을 소탕하며 지내던 중, 불법 무기 거래를 하는 '벌쳐'에 대해 알게 되고 친구 '네드'와 함께 '토니 스타크'에게 선물 받은 슈트를 해킹하게 된다. 초보자 모드로 되어있어 몰랐던 그의 슈트는 AI까지 탑재된 것으로 다양한 모드로 거미줄을 발사할 수 있는 웹 슈터, 거미줄 날개, 위치 추적기, 미니 드론, 취조 모드까지 내장되어있다. 아이언맨 슈트 속 AI와는 다르게 스파이더맨 슈트의 AI는 여성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녀와 피터의 케미가 코믹하면서도 돋보인다. 그녀는 워싱턴에서 짝사랑하는 '리즈'를 구한 후 줄에 거꾸로 매달린 '피터'에게 "지금 키스해"라고 하는데, 영화 '스파이더맨 1'에서 나왔던 업사이드 다운 키스를 센스있게 오마쥬해낸 것이다. 스파이더맨 수트의 인공지능 '캐런' 목소리는 제니퍼 코렐리가 맡았다. 그녀는 '아이언맨'의 인공 지능 '자비스'이자 '비전' 역을 연기한 폴 베타니의 아내이다.

 

9. 네드는 친구일까 적일까?

새롭게 돌아온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피터 파커'의 주변 중요 인물들은 원작과 다르게 모두 백인이 아닌 다양한 인종으로 캐스팅 되었다. '메이 숙모' 몰래 창문으로 몰래 방으로 들어온 '피터'는 침대에 앉아 그를 기다리던 친구 '네드'(제이콥 배덜런)에게 정체를 들키고 만다. 그는 본인이 원했던 '의자에 앉은 사람'이 되어 '피터'를 돕기도 하고, "너도 알 낳아?", "거미처럼 독도 뱉어?" 등 엉뚱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면서 영화에 재미를 더해준다. 영화 속에서 그의 성이 언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 그가 원작의 '네드 리즈'인지에 대한 의문도 든다. 원작에서 '네드 리즈'는 '피터'가 일하는 '데일리 뷰글 신문사'의 기자 라이벌로 등장해 친구가 되어 조력자가 되기도 하고, '홉고블린'에게 세뇌당해 '3대 홉고블린' 슈퍼 빌런으로 변하기도 한다.

 

10. 까메오 & 이스터 에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들에서 빠지지 않고 출연하는 스탠 리가 이번 작품에서는 '게리'라는 이웃 어르신으로 깨알 등장한다. 이번 작품을 포함 총 33편의 마블 히어로 영화에 등장한 그는 마블 원작자로 팬들로 하여금 언제 어디에서 등장할지 늘 기대하게 한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는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가 깜짝 출연하는데 TV 교육 광고 영상에서 학생들에게 옳은 메시지를 전하는 정의의 상징으로 나온다. 총 세번 출연하는데 마지막은 쿠키 영상에서 볼 수 있다. 까메오 외에도 반가운 이스터 에그들이 숨겨져 있는데 피터가 다니는 '미드타운 스쿨'의 '모리타 교장'(케네스 최)은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에서 캡틴을 도왔던 '하울링 코만도' 대원 '짐 모리타'의 후손 설정이다. 그로 인해 교내 학생지도 프로그램에 캡틴이 등장했던 것이다. 같이 다니는 교사 '미스터 해링턴'(마틴 스타)은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컴퓨터 덕후로 등장한 바 있다.
 

한층 성숙해진 10대의 '피터 파커'와 '어벤져스'에서 활약할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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