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부천, 석재현 기자] 아르파드 소프시츠 감독의 '누명'은 크게 두 가지의 내용이 이 영화 안에 녹아 들어있다. 영화는 실제 사건인 1960년대 헝가리 작은마을 마르트푸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 위에 1960년대 공산주의에 벗어나 자유를 갈망하던 동유럽의 모습을 덮어씌웠다.

그래서 '누명'이 일정 부분에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르트푸의 젊은 여인들이 하나같이 참혹하게 살인 당해 변사체로 발견되었던 점이 그렇다.

'누명'은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 속에서 정작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는 '레티'와 잘못 잡아들인 범인에 대해 갈등하는 형사와 검사의 갈등에도 초점을 맞췄다. 이 두 가지 포인트는 1960년대 동유럽 사회를 대변하고 있는데, 그중 헝가리는 1956년 공산당 일당독재에 대항하기 위해 시민들이 들고일어난 '헝가리 혁명'을 일으켰으나 소련군에 제압당하며 그들의 민주화운동은 끝나버렸다. 검사와 형사의 갈등과 은폐된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그들의 고군분투는 헝가리 민주화운동을 은유법으로 표현했다.

검사와 '레티'의 결말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할 것인데, TV 속에 등장한 '소련-체코슬로바키아 협약'이 힌트를 주고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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