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한국 관객들을 자극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효과적인 키워드는 '일제강점기', 그리고 '애국'이다. 36년간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의 역사가 있기에, 작품성을 떠나 한국인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일단 반응하게 된다. 지난해에 개봉했던 '덕혜옹주', '밀정'만 하더라도 이 키워드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고, 흥행까지 성공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또 다른 아픈 역사이자 유네스코 등재로 일본이 왜곡하려고 시도하는 하시마 섬, 일명 군함도를 소재로 한 류승완의 '군함도' 또한 이분법적 사고로 일본 제국주의와 현 일본 정부를 저격하는 것으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대답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군함도 속에 드러난 다양한 조선인들의 모습 때문이다. 군함도 속에 그들의 군상은 마치 오늘날 사회 각계각층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과 뭔가 흡사했다. 그래서 단순히 눈물샘과 애국심을 자극하는 게 아닌, 또 다른 메시지가 보였다. 예고편에서 공개된 징용되었던 모든 조선인이 촛불을 들어 올린 씬, 극 중 마지막 씬만 하더라도 많은 의미가 깔려있다. 만약 류승완이 아닌 다른 감독이었다면, 평범한 애국·항일 영화로 끝났을 것이다.

syrano@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