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신경숙 표절 사태와 한국 문학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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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가능성이 있음에도 세상의 편견에 치여서 '흥미롭긴 하되 중요하지 않은 것들' 취급받는 분야를 키워내는 일에 문학이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 임태훈 인문학협동조합 미디어기획위원장(이하 임태훈 위원장)

15일 '신경숙 표절 사태와 한국 문학의 미래' 토론이 홍대에 있는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열렸다.

'대안적 문학생산 주체 찾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된 3부에선 박자영 협성대 교수가 사회를 맡고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홍기돈 가톨릭대 국문과 교수와 임태훈 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동연 교수는 발제에서 피에르 부르디외의 논의를 빌려 국내 '문학장'의 위치와 구조적 형태, 실천전략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 교수는 한국 문학장이 2000년대를 기점으로 구도가 변화했다고 밝혔다. 교수는 2000년대 이전엔 정치적 이념과 문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차이로 형성됐지만, 2000년대 이후엔 경제 자본에 통합된 거대한 하나의 장으로 변화됐다고 봤다.

'어느 작가가 출간한 출판사'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통용될 만큼 문학 시장이 대형화된 시장에서 거대 자본을 가진 지배자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조를 형성한다고 이 교수는 언급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새로운 신진단체들, 소설 전문 문예지인 '악스트'(Axt)나 '소설문학', 웹진 '소설리스트' 등이 대안적인 문화생산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잡지 매체들과 함께 사회적 투쟁과 연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304 낭독회'나 '인문학협동조합'등의 문학공동체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관심을 표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발제에 이어 토론을 맡은 홍기돈 교수는 앞서 언급한 한국 문학장이 가지는 구조적 병폐에 동의하면서 발표를 진행했다. 언론권력의 입김이 대형화된 문학구조 안에서 출판자본에 크게 작용한바, 그들이 추구한 '문학의 연성화'가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한 홍 교수는 2000년대 초반에 열렸던 문학권력 논쟁에서 언급했던 사례들을 소개했다. 언론의 문학 띄워 주기용 기사나 인터뷰, 그에 동조하는 비평과 기존 출판사들이 지니고 있던 이념적 색채의 희석 등의 문제를 제기한 홍 교수는 이에 대한 반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학생산 주체와 문학가들의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국문학의 장래가 밝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임태훈 위원장은 앞서 나온 발표들을 토대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폴 디 필립포의 '계통발생'이라는 작품을 언급하며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임 위원장은 현재의 시스템, 즉 대학과 문단과 출판시스템의 구조가 이미 현재의 방식과는 맞지 않는 구시대적인 시스템이라고 말하면서 출판생태계의 대대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문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기반 수익 창출에서 공공기반 비용조달 방식으로의 변화가 한 가능성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밝혔다. 크라우드 펀딩, 뉴스 펀딩과 같은 수용자가 직접 참여가 더욱 정확한 수요예측과 더불어 소규모 출판사의 다양한 출판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유통과정에서 디지털 기반의 장치와 네트워크로 문학의 장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그의 이야기에 자리에 있던 많은 관객은 동의를 표했다.

한편, 총 3부로 진행된 이번 토론에선 1부 '신경숙 표절 사태의 진실 찾기'와 2부 '문학-출판-잡지 권력의 실체 찾기'가 진행됐다.

문화뉴스 김관수 기자 g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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