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일요일 오후 8시는 치열한 시간대였다.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시청률 20% 언저리를 맴돌며 인기 행진을 거듭했다. JTBC '효리네 민박'은 그 시간대에 정면승부로 도전했고, 의미 있는 기록을 거뒀다. '효리네 민박'은 JTBC 역대 예능프로그램 첫 방송 최고 시청률 5.8%를 기록했고, 16일 기준 시청률 6.7%를 찍으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 ⓒ JTBC 효리네 민박

성공의 핵심은 이효리에게 있었다.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의 솔직함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섹시 스타 이효리가 '생태주의자'를 표방했을 때 대중은 의아해했다. 민박집 프로그램을 한다는 소리에, "제주도 본가에 찾아오지 말라면서 민박 예능은 찍냐"는 냉소적인 비판도 잇달았다. 그러나 이효리는 이 모든 비판에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드러냈고, 결국 대중을 설득했다.

▲ ⓒ JTBC 뉴스룸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는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히기는 싫다. 이거 가능하지 않은 얘기 아닌가요?"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효리는 "가능한 것만 꿈꿀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어쨌든 저에 대한 욕심은 한도 끝도 없이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냥 그게 제 욕심인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끝없는 욕심이 제 안에 있고, 그 욕심 때문에 계속 꿈꾸고 싶다는 이효리의 답변은 많은 이들에게 '그래, 이효리니까'를 소리치게 만들었다.

그 설득력은 '효리네 민박'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됐다. 앞서 '효리네 민박'은 나영석 PD표 예능과 흡사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구혜선-안재현 부부가 출연한 '신혼일기', 정유미-윤여정-이서진-신구 등이 출연한 '윤식당'과 흡사한 포맷이라는 평가였다. 그러나 '윤식당'과 '효리네 민박'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르다. '윤식당' 등이 나영석 PD 없이 존재할 수 없는 예능이라면,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 없이 성립할 수 없는 프로이기 때문이다.

▲ ⓒ tvN 윤식당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삶을 솔직하게 공개하며 '윤식당'과는 다른 매력을 뽐냈다. '윤식당'이 네 명의 다른 인물들이 서로 익숙해져가고 공감하는 과정을 보여줬다면, '효리네 민박'은 이미 만들어진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관계 속에 '아이유(이지은)'와 민박 손님을 투입했다. 아이유는 때론 시청자의 페르소나가 되어 2세 계획을 물어보기도 하고, 때론 후배 아티스트로 선배 이효리를 존경하고 따르기도 했다.

▲ ⓒ MBC 라디오스타

이효리는 '효리네 민박'에서나 '뉴스룸'에서나 일관된 모습을 유지했다. 이상순과의 부부 관계를 부러워하는 목소리에도 마냥 기뻐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답변했다. MBC '라디오스타'에서 이효리는 "내가 돈이 많기 때문"에 이상순이 좋은 남편일 수 있다고 얘기했다. 이상순은 생계 노동보다 여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주목했고,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이효리가 '돈이 많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스몰 웨딩에 대해서도 가장 화려한 결혼식이었다며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 ⓒ MHN

이런 모습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발언'으로 접근했다. 전교 1등의 '교과서만 보고 공부했어요'라는 발언이 당연하지만 피곤한 것처럼, 연예인 부부들의 모범적인 일상에 시청자들은 다소 거리감을 느꼈다. 그러나 이효리는 차라리 ‘우리는 다르다’라고 선을 그어주면서, 시청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줬다. 싸움이 벌어질 것 같은 상황에선 참지 않으며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느긋하고 일상적인 제주도의 풍경 아래 이효리-이상순 부부, 아르바이트생 아이유의 이야기는 소소하게 흘러갈 예정이다. 그 일상 속에는 다툼도, 사랑도 있다. 이 소소함 속에서 매력을 찾는 이들은, '효리네 민박'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jhle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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