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제작센터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윤광진 역 연출의 한여름 밤의 꿈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아띠에터] 윤광진(1954~)은 서강대학교와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타 바버라 대학원 출신이고, 우리극 연구소 소장, 용인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뮤지컬 연극학과 교수다.

1994년 동아연극상 연출상, 작품상, 2007년 서울연극제 작품상, 2013 김상열 연극상, 한국연극대상을 수상한 우수한 연출가다. <혈맥> <세자매> <아메리칸 환갑> <못생긴 남자> <로미오와 줄리엣> <그림자 아이> <츄림스크에서의 지난여름> <황금용> <리어왕> 등 연출작에서 출중한 기량을 발휘했다. 기량이 부족한 연출가들은 무대장치에 힘을 기울이지만 윤광진 연출은 배우들의 연기력 위주로 작품에 생명력을 부어 넣는 실력파 연출가다.

1826년 17세의 멘델스존(독일)은 피아니스트인 누나와 함께 당시 독일에서 공연된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을 처음으로 관람하고, 감동을 받아, 피아노곡으로 그 인상을 옮겼고 다시 관현악곡으로 바꿔 <한 여름 밤의 꿈>의 서곡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16년 후 1843년에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 앞에서 스케르초를 비롯한 12곡을, 이미 완성되어 있는 서곡과 함께 포츠담 궁에서 <한 여름 밤의 꿈>의 극중 음악으로 발표를 했다. 서곡과 본 곡과의 사이에는 16년의 시간차가 있지만 그 차이를 느낄 수 없도록 작곡되어 멘델스존의 천재성을 감지할 수 있는 곡으로 평가된다. 오늘날에는 이들 13곡 중에서 서곡·스케르초·간주곡·녹턴(관현악곡)·결혼 행진곡의 5곡이 <한여름 밤의 꿈(관현악곡)>의 음악으로 자주 연주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연극 <한 여름 밤의 꿈>의 공연 음악으로 멘델스존의 이 곡이 사용된 적은 없다.

1995년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한양레퍼토리극단 대표인 최형인 교수의 번역과 연출로 보여준 <한 여름 밤의 꿈>과 2002년 예술의 전당 뒷산의 야외공연장에서의 극단 미추의 신용수 연출의 <한 여름 밤의 꿈>이 탁월한 공연으로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고, 특히 미추의 공연에서는 공연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는데, 극단이 제공한 비옷을 입고, 필자의 어린 두 딸이 자리를 뜨지 않고 끝 까지 공연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모습이 잊혀 지지를 않는다.

2005년 연세대학고 재학생과 동문 합동공연으로 <한 여름 밤의 꿈>이 8000명이 앉아 관람할 수 있는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공연되었는데, 원로 임택근, 오현경 선생을 비롯해 서승현, 김종결, 박정국, 지영란, 노미영, 이대연 등 연희극예회 동문연극인들의 열연과, 공연 대단원에 무대 위로 높이 떠오른 하늘의 보름달이 공연분위기를 상승시켜, 8000명의 관객이 환호하며 갈채하던 모습은 큰 감동으로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다.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은 2005년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Edinburgh Fringe Festival)에서 세계인들의 각광을 받았다. 극단 여행자는 2011년 9월에 중국 지난시(濟南市에)서 개최되는 제18회 베세토 연극제 참가해 역시 갈채를 받았다.

 

<한여름 밤의 꿈의 원제>는 A Midsummer Night's Dream인데 Midsummer는 번역된 바와 같이 한여름 혹은 하지를 의미한다. 또 다른 의미로는 Midsummer day와 midsummer night가 있으며 이는 각각 6월 24일의 세례 요한 탄생 축일과 그 전야인 6월 23일을 가리킨다. 공통적으로 이들 모두가 한여름이기에 일반적으로는 제목 그대로 한여름 밤에 일어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정작 실제 원작에서 묘사되는 배경은 한여름이 아니다.

아테네에는 처녀들이 아버지가 골라 주는 남자와 반드시 결혼해야 하는 법률이 있었다. 허미어는 라이샌더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아버지는 딸을 억지로 데미트리우스와 결혼시키려 한다. 허미어의 친구 헬레나는 데미트리우스를 사랑하지만, 데미트리우스는 허미어와 결혼하려고 헬레나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허미어와 라이샌더가 숲에서 만나 도망치기로 한 밤에, 이를 알게 된 데미트리우스와 그를 말리려는 헬레나도 숲으로 간다.

한편 숲에 살던 요정의 왕 오베론은 왕비 티타니아를 곯려 주려고 장난꾸러기 요정 퍽에게 '사랑의 꽃'을 꺾어오라고 한다. 그 꽃 즙은 자는 사람의 눈꺼풀에 바르면 눈을 떴을 때 처음 만난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사랑의 묘약이다. 오베론은 꽃 즙으로 헬레나를 도와주려고 하지만, 퍽의 실수로 데미트리우스와 라이샌더 둘 다 헬레나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라이샌더는 다시 허미어를 사랑하게 되고 데미트리우스는 헬레나를 사랑하게 되며, 에게우스도 딸과 라이샌더의 결혼을 허락한다.

여기에 복선으로 아테네의 장인들인 퀸스, 보텀과 그의 동료들은 테세우스의 혼례식날 밤 궁중에서 연극을 하기 위해 각자 배역을 정하고 모여서 연습을 한다.

연습도중 보텀은 요정의 여왕 타티아나의 욕정의 상대가 되기도 한다. 물론 오베른의 꽃 즙을 눈에 바른 타티아나가 당나귀 모습의 보텀에게 반하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후에 타티아나는 마법에서 풀려 남편 오베른에게 돌아간다.

대단원은 테세우스와 히포리타의 혼례식 날 모두가 모여 기쁨을 함꼐 하고 보텀, 퀸스, 그리고 동료들이 연습한 엉뚱한 희비극이 공연되고 영주의 칭찬을 받는다. 연극이 끝나면 마지막 퍽의 해설로 공연은 끝나게 된다.

무대는 1.5m 높이와 가로 7m 세로 9m 넓이의 새 무대를 배경을 향해 경사지도록 가설하고, 장면변화에 따라 출연자들이 회전을 시켜 좌로 또는 우로 경사진 무대를 만들어, 그리로 오르내리며 연기를 한다. 무대 좌우에 등퇴장 로가 있고, 경사진 무대에도 사각형의 구멍을 뚫고 뚜껑을 덮어, 뚜껑을 열고 닫으며 등퇴장 로로 사용을 한다. 배경 쪽 원래 극장 2층의 통로를 동선으로 활용하고, 천정에서 그물막을 내려 그물침대로 사용을 한다. 요정들은 어깨와 가슴 위의 부분이 드러난 검은 의상을 착용하고, 장인들은 갈색계열의 의상, 그리고 4인의 젊은 연인들은 블루진을 착용하고, 그 외의 출연자는 백색 상의, 신사복을 착용한다. 감미로운 배경음악과 천둥번개소리가 효과음으로 사용된다.

강민재, 김혜영, 박영희, 황석하, 황지영, 박혜경, 정홍섭, 유성주, 이승헌, 한규원, 한덕호, 한승구, 박민아, 조민주, 조현지, 김지혜, 박현선 등 출연진의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은 관객을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투르기 임형수, 움직임연출 양승희, 조연출 우주연 우명섭, 무대디자인 박은혜, 무대어시스트 김태환, 무대제작 토멘터(대표 김영호) 무대제작팀 정수미 서충모 이종승 박영훈 김태환 유영석 한상우 최서우, 의상디자인 김상희, 의상어시스트 정경은, 조명디자인 박상현, 조명 프로그래머 권나현, 음악감독 옴브레, 음향오퍼 이유미, 분장 이은총 조희수 나은주, 사진 김건호 윤지원, 홍보물디자인 정경은, 기획 김만솔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공연제작센터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윤광진 번역 연출의 <한여름 밤의 꿈>을 셰익스피어의 본 고장에서 공연해도 좋을 우수 걸작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 본 칼럼은 아띠에터의 기고로 이뤄져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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