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의 전진오작 정충구 연출의 '알파치노 카푸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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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아름다운극장에서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의 전진오 작, 정충구 연출의 <알파치노 카푸치노>을 관람했다.

전진오(全津吾 1986~)는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 출신으로 제8회 대산대학문학상 희곡부문 당선작가이다. <달로 가요> <알파치노 카푸치노>를 발표 공연했다.

정충구는 연극 <뽕짝> <환장지경>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로베르토 쥬코> <마술도시> <내안에 침팬지가 산다> <저승> 외 50여 편에 출연하고, 영화 <군도> <민란의시대> <저널리스트> 독립영화 <기억의소리(장편)><애랑(장편)> <스카프> <한켠에> <15분간> 외 20 여 편에 출연하고, <춘천마임축제> <과천마당극축제> 현대인 <애벌레> <나비가 된 장군> 외 다수작에 출연한 중견배우다. <알파치노 카푸치노>에 김 산으로 출연하고, 이번에 연출을 맡았다.

무대는 정면에 창이 있고, 조리대, 냉장고, 옷걸이, 바닥에는 이불이 있다. 무대 하수 쪽에 문이 있고, 작은 책장도 있다. 벽에는 알파치노가 출연한 영화 대부 3편의 포스와 중국영화 영웅본색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책장에도 알파치노의 사진을 붙여놓았다. 그리고 어린이와 아빠의 그림을 비롯해 어린이 그림도 붙여놓았다. 작은 상에 컴퓨터 노트북을 올려놓고 들여다보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훤칠한 키에 순한 모습의 남성 최 몽이 앞치마를 두르고 조리대 앞에서 일을 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월세문제로 집주인에게 사정을 하는 모습에서 최근 젊은이들의 취업난과 생활의 어려움이 감지된다. 잠시 후 동거남 김 산이 등장하고, 그 역시 배우노릇을 하지만 뜸한 출연으로 역시 생활고를 겪고 있음이 전새진다. 이들 두 친구는 한 남자 초등학생을 아들처럼 키우며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초등학생인 마루는 부부(夫婦)라는 말의 뜻을 잘못 알고, 학생기록부 부모 란에 자기 집에서처럼 아비 부(父)자 두 개를 써 넣는다. 그러니 이 집은 父父로 살아가는 최 몽과 김 산, 그리고 마루 세 사람이 사는 월세집이다.

마루의 생일날, 마루가 학교간 사이, 돈 700원을 두고 좌충우돌하고 있는 철부지 아빠들의 티격태격하는 모습과 집 월 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쩔쩔매는 모습이 펼쳐진다. 최 몽은 친구 김 산의 시계까지 몰래 내다 팔았기에, 그 일로 두 사람은 폭력까지 휘두른다. 그 때 방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수애가 잔뜩 술에 취해 들어온다. 수애는 최 몽과 김 산이 대학시절 함께 사랑했던 여인이다. 그런데 이 여인과 두 남자는 시간차이는 있지만, 각기 수애와 몸을 밀착시킨 것으로 소개가 된다. 그래서 태어난 아이인지, 두 사람의 군복무 시절 불쑥 나타난 수애는 마루를 맡기고 어디론가 간다.

"니들 애야. 누구 앤지 몰라서 그냥 묶었어." 

그 후로 아이를 포함한 세 남자의 동거는 시작되고,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다. 게다가 최 몽은 인물이 영화배우 알파치노 비슷한 면모가 있어 배우지망생이지만 출연하기가 쉽지 않아 실업자나 다름이 없다. 그러던 중 십 년 간이나 나타나지 않았던 수애가 술에 취한 채, 몽과 산에게 결혼 청첩장을 전하러 온다. 그리고 마루가 서로 자신의 아이라 믿는 두 남자 앞에서, 수애는 마루가 둘 중 어느 남자의 아이도 아니라고 고백한다. 아연실색하는 최 몽과 김 산.

수애가 남기고 떠난 청첩장 속에는 그 동안 마루를 키워준 사례비인지 통장이 한 개 들어있다.

수애가 남기고 간 통장의 돈으로 지하철 커피 사업을 구상하는 두 남자. 상표는? 마루음료? 김 앤 최? 몽산 산업? "알파치노 카푸치노? 두 사람은 알파치노 카푸치노"로 상표를 결정하고 새로운 희망에 찬다. 그 때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마루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기척이 난다. 두 남자는 얼른 생일 케이크를 꺼내놓고 마루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마루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방안으로 책가방만 날아 들어온다. "나 친구네서 놀다가 올게!"하는 소리와 함께.

열린 문과 두 사람의 멍 하고 고정된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고훈목, 이준혁, 박태성, 오화라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이 젊은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트루기 홍석진, 무대디자인 임 민, 조명디자인 김경화, 음악 서상완, 움직임지도 천창훈, 조연출 박하늘, 오퍼레이터 홍혜란, 기획·홍보 이지연, 인쇄디자인 김훈일, 제작 김정근, 예술감독 이동훈 등 모두의 노력과 열정이 드러나,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의 전진오 작, 정충구 연출의 <알파치노 카푸치노>를 세태와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한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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