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 영화 '택시운전사'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상영시간은 137분이다. 이 상영시간이 길다고 한 취재진의 질문에 장훈 감독은 어떻게 답했을까?

지난 7월 1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택시운전사'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장훈 감독과 배우 송강호, 류준열, 그리고 유해진이 참석했다.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에서 광주까지 외국 손님인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간 서울 택시운전사 '만섭'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역사적인 장면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 감동의 시동이 걸리기 전의 장면이 상당히 길었다. 이후 감정의 변곡점을 겪은 과정도 압축적이기보다는 상당히 긴 흐름을 갖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장훈 감독은 "영화가 상영시간이 137분이다 보니까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편집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영화마다 호흡이 빠른 영화가 있고, 천천히 더 바라보는 영화도 있고, 영화마다 호흡이 있는데, '택시운전사'에 가장 어울리는 호흡은 지금 완성본으로서의 편집 호흡이 아니냐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장훈 감독은 "만약에 1980년 광주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그 부분을 기다리면서 영화를 보신다고 하면, 앞부분의 캐릭터에 대한 설명에 관한 부분들이 좀 길게 느끼실 수도 있다"라면서, "그러나 '만섭'이라는 인물은 전혀 광주에 대한 정보가 없이 내려간다. 처음 듣고 보지도 못했던 상황들을 겪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다 보니 앞부분의 캐릭터 설명이 충분히 필요했다. 그 부분들을 따라서 관객과 '만섭'이 심리적인 변화와 감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지점들을 같이 감정이입 해서 갈 수 있지 않겠냐고 판단을 해 작업을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외신기자 '피터'의 캐릭터 구축이 기능적이면서, 평면적으로 이뤄진 느낌이다. '피터'의 인간적인 매력 혹은 감정이입의 순간이 많이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라는 질문에 장훈 감독은 "이 영화는 다른 광주 영화와 다른 것이 독일 외신기자와 서울의 평범한 택시기사, 두 분의 시선으로 5월의 광주가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택시가 가야 할 방향이나 거쳐 가게 되는 상황들은 독일기자를 통해서, '만섭'이 운전을 해주고 따라가게 되지만 관객들이 겪어야 한다"라면서, 장훈 감독은 "감정 이입을 해서 느끼게 되는 부분들은 외신기자보다는 '만섭'을 통해서 전달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좀 더 그런 부분이 들어갔어도 좋았을 거란 생각은 한다. 현장에서도 토마스 크레취만과도 많이 공유하면서 '최대한 압축해서 가자'라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표정이나 그런 부분들은 사실 압축적으로 표현한 부분들이 '피터' 같은 경우에는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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